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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쓰레기 청소가 보여준 용기의 힘

자신의 부끄러운 행동을 마주하고 실천하는 행동으로 용기를 보여준 대학생들이 있다. 지난 10월 28일과 29일,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벌이는 대학교 스포츠 정기전이 3년 만에 다시 개최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조용했던 대학가에 함성이 다시금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저녁 고려대학교 에브리 타임(대학생 커뮤니티)에는 고려대학교가 위치한 안암 길거리가 쓰레기로 뒤덮인 사진 두장이 올라왔다. 먹다 남은 배달음식부터 음료수와 술까지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었다. 에브리타임 게시글이 업로드 된 지 10분 후,‘익명 5’라는 이름으로 나타난 한 학생은 쓰레기를 함께 치울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모아 길거리를 치웠다. 거리가 쓰레기로 가득했던 이유부터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기까지의 노력에 대해 알아보고자 쓰레기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청소에 참여했던 학생 중 한 명인 익명 5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사진1-에브리타임 게시물 및 댓글 사진, 출처: 에브리타임

자원봉사자들이 쓰레기 줍기에 나선 곳은 안암역 참살이길에 위치한 조그마한 광장으로, 일명 아이스크림 광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오랜만에 개최된 대학 정기전으로 인해 많은 인파가 몰리자 대규모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광장에서 술을 마셨다. 익명 5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사람이 많아 자리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탓에 ‘누군가는 치우겠지’라는 마음으로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익명 5는 자신도 광장을 더럽힌 데에 일조한 사람이기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저는 사진 속 광장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에 더러워진 거리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스스로가 벌인 일을 수습하자는 의미에서 쓰레기 자원봉사를 제안하는 댓글을 달았다. 쓰레기와 관련된 게시물의 댓글에 오픈 카톡 방 링크를 남겨 거리 청소를 자원 학생들과 안암 거리에서 모였다. 이들은 여기저기 뒹굴던 쓰레기들을 한곳에 전부 모으고 플라스틱이나 캔과 같이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들을 분리수거했다. 

처음에는 7명 내외의 학생들이 청소를 시작했지만 정리가 끝날 즘에는 거의 스무 명이 다 되는 사람들이 모여 거리를 치우는데 함께했다. 지나가다가 도와주는 사람들도, 외국인 학생들도 있었고 정리가 일찍 끝나 미처 오진 못했지만 댓글과 오픈 카톡 방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의 의사를 밝혀주었다고 한다. 이들 중 몇몇은 학교 근처가 아니였지만 택시를 타고 와서라도 돕겠다는 의지를 비췄다. 또 개인의 사비로 종량제 봉투와 비닐장갑, 물티슈를 구매하며 해당 거리를 이용하는 시민으로서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진2-깨끗해진 아이스크림 광장의 모습, 출처:에브리타임

그 결과 일명 아이스크림 광장이라고 불리는 안암 거리의 공간은 뒤덮인 쓰레기로부터 벗어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청소가 끝난 광장의 깨끗한 모습은 대학 커뮤니티 내에서뿐만 아니라 SNS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었을 때 익명 5는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 안일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이번 일을 토대로 경각심을 갖고 행동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자신의 일처럼 묵묵히 도와주신 학생분에 대한 애정과 연대감도 느꼈고 어느 일에도 솔선수범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마음 따뜻한 이야기로 끝나기보다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실마리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던진 말 한마디와 해결책을 실행하기 위해 현관을 나선 한 발자국은 그 무엇보다도 큰 용기이다. 내가 자초해낸 더럽고 어지러운 결정과 상황들속에서 이를 극복해나갈 의지를 마음에 새겨 용기있는 순간을 만들어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이수빈(ESG기자단)  sarka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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