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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출연자를 보호하라
  • 이수빈(바람 저널리스트)
  • 승인 2022.10.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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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연애의 인기 요인, 일반인 출연자

과거 연인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다른 이성과 호감을 주고받고, 데이트를 한다. 이를 통해 지나간 사랑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 티빙 오리지널 예능 환승 연애의 기획 의도이다. 이러한 일반인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환승 연애는 꾸준히 높은 티빙 가입 기여도를 기록하며 그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7월 4주 차 굿데이 코퍼레이션의 TV&OTT 통합 화제성 조사 비 드라마 부문에서 환승 연애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민감하고 사적인 인간관계의 모습들을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예능 콘텐츠로 제작한다는 점은 시청자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 결과 환승 연애는 방영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헤어진 연인 관계에서 통상적으로 지켜왔던 예의의 선을 넘는다는 점에서 생기는 다양한 우려들이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환승 연애라는 자극적인 제목과는 반대로 프로그램에서는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본 적 있는 상황과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을 보여주는 데에 집중한다. 연인들이 헤어지거나 싸우는 이유나 이별을 겪은 사람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비춰주며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특히나 환승 연애는 로맨스 드라마 속 캐릭터가 아닌 실존 인물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진정성 있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드라마 속 인물은 작가들에 의해 모든 행동의 설정값이 마련된다. 정해진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는 행동을 하기 어렵고, 장면 속에서 드러나는 단편적인 모습들이 그 캐릭터의 전부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속 출연진들은 가진 각기 다른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사랑 방식과 갈등 해결법을 갖고 있기에 입체적 인물이 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무모한 용기를 내고 손뼉 칠 만큼 현명한 갈등 해결법을 보여주거나, 때로는 멍청한 선택을 하며 어떤 뛰어난 작가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를 써 내려가고, 그 극의 주인공이 된다.

 

출연자들로부터 지켜져야 하는 것들

그러나 사람들은 이들이 드라마 속 인물이 아닌, 실존하는 일반인이라는 점을 잊고 있는 듯하다. 출연진들의 SNS에는 입에 담기도 어려운 수준의 악플들이 매일 매시간마다 달린다. 사람들은 도 넘은 인신공격으로 남성 출연자의 키나 신체 사이즈를 비하하고 조롱한다. 여성 출연자의 ‘목소리는 듣기도 싫다’며 ‘자기 주변 친구였으면 손절했을 것’이라는 식의 반응도 있다. 또 자신의 기준에서 출연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거나, 자신이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할 때도 악플을 단다.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친 여성 출연자에게는 여우 같은 X이라며 욕을 하고, 이별의 아픔을 아직 잊지 못해 우는 출연자에게는 매일같이 우는 게 꼴 보기 싫다며 댓글을 달기도 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친밀한 연애사로부터 사람들이 느꼈던 공감은 오히려 무분별한 댓글을 달게 만드는 독이 되었다. 출연자들이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이라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주변 사람에게 잔소리하듯이 그들에게 충고하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남겼던 댓글은 악플이 되어 출연자들의 마음에 꽂혔다. 지난 금요일(16일) 환승 연애가 방영된 이후에도, 출연자들의 SNS에는 악플이 가득이었다. 특히 한 출연자는 지난 화가 방영된 후, 걷잡을 수 없이 달리는 악플에 인스타그램의 댓글 창을 폐쇄했다. 심지어 한 출연자가 진행하는 타 방송을 찾아다니면서 악플을 다는 사람이 생기기도 했다.

 

일반인인 출연자에 대한 걱정은 비단 악플뿐만이 아니다. 출연자에 대한 정서적인 보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환승 연애와 같은 연애 프로그램들은 실험과 같이 출연자들이 처한 상황을 조작하는 상태에서 진행된다. 가상으로 설정된 조건들이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들이 출연자들에게 의도치 않는 상처를 주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한 여성 출연자가 프로그램 내부의 규칙으로 인해 받은 상처 때문에 오열하는 모습이 가감 없이 방송에 송출되자 누리꾼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출연자의 심리적 상태가 불안정해 보이고 우울함의 정도가 극도로 걱정된다는 목소리와 더불어 누군가의 감정을 이렇게 여과 없이 낱낱이 드러내고 봐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1 댓글을 다는 모습, 출처: 픽사베이)

 

일반인 출연자는 드라마 캐릭터가 아니다

드라마 캐릭터는 이별을 맞이하고 지나간 사랑에 가슴 아파하더라도 금세 장면이 전환되고 또 다른 새로운 사건이 생긴다. 그러나 연애 프로그램 속 출연자들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겪게 되는 감정선이 연장되고 전 애인과 새로운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드라마 캐릭터는 비치는 모습이 전부이지만, 일반인 출연자의 인격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치는 단편적인 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또 그 모습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함부로 비난해서도 안된다. 제작사들이 일반인 출연자라는 타이틀로부터 얻는 진정성과 공감이라는 장점을 취했다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과몰입의 여파로부터 일반인 출연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단순히 화제성을 위한 수단으로서 일반인들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영상의 댓글을 막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뿐인 대처보다 심리적인 안정과 악플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이수빈(바람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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