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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취한 청년들, 마약 청정국의 현주소
  •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
  • 승인 2022.10.0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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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래퍼 불리 다 바스타드(22. 본명 윤병호)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다. 그는 앞서 올해 3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재판에 대비하고 행동을 유의했어야 할 시기에 오히려 다시 한번 마약에 손을 대 기소 된 것이다. 한때 방송과 각종 SNS에서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에 앞장섰던 그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 주지훈과 가수 B.I 등 예전부터 국내외 유명 셀럽들의 마약 스캔들이 심심치 않게 폭로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마약 문제가 유명인들 사이에서만 번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마약에 빠진 청년들

유명 연예인과 셀럽들뿐만 아니라 젊은 층 사이에도 마약이 깊게 침투하고 있다. 경찰청에서 발표한 2022년 범죄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범죄 발생 건수는 8,088건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18년 6,513건에 비해 19.4%가 증가한 수치로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검거된 마약사범도 8,099명(2018년)에서 1만 607명(2021)으로 23.4%나 증가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30대 이하 마약사범이 2021년 6,235명으로 전체 마약사범에 6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1_SNS를 통한 마약매매/출처:트위터

30대 이하 마약사범들은 주로 2~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클럽이나 술집 등에서 접근하거나 텔레그램과 트위터 등 SNS에서 활동한다. 대마초, 코카인 등 많이 알려진 마약류부터 모르핀, 펜타닐처럼 최근 뜨고 있는 마약류까지 다양하다. 마약사범들은 그들만의 은어를 사용하며 은밀하게 마약을 판매하고 있다. 실제 트위터에 그들이 사용하는 은어 중 하나인‘아이스 작대기’를 검색하면 바로 마약 판매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해당 게시물 업로더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더 이상 접근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저 게시물이 사실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10대 청소년들도 쉽게 마약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이다.

 

마약 처방해주세요

사진2_의료용 마약류 처방 현황/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을 불법적으로 구매하지 않고 병원을 통해 마약을 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에 따르면 2021년 의료용 마약류 처방 건수는 1억 338만 489건으로 지난해 9,993만 9,580건에서 소폭 상승했다. 처방량도 같은 기간 18억 2,787만 8,769개로 전년 대비 4.4%(2020년 17억 5,138만 9,585개) 많이 처방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물론 단순히 처방 건수와 처방량이 늘어난 것만으로 마약중독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것엔 모순이 있다. 하지만 만약 의료용 목적이 아닌 단순히 마약을 구하고자 하는 이들로 인해 처방과 처방량이 늘어난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마약류 진통제 중 하나인 펜타닐의 경우 최근 10~20대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처방용 마약이다. 주로 패치 형태로 처방되는 펜타닐은 패치 10장가량 한 팩이 15만 원 정도에 거래되며 투약 방법이 쉽고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이다. 어렵지 않게 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의료용 마약 중독자가 발생할 수 있는 이유이다.

 

충남 소재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한지연(27. 가명) 씨는 ‘일주일에 몇 번씩 통증을 호소하며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환자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의료용 마약류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고 병원에서 직접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진통제를 처방받기 위해 연기까지 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처방을 거절할 경우 소란을 피우거나 이를 거절한 의사나 간호사에게 폭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들 대부분 마약류 투약 이력을 조회했을 때 해당 병원뿐 아니라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받거나 처방받은 기록이 발견되었다.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사진3_마약중독/출처:픽사베이

이제 우리나라에서 마약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범죄 영화에서처럼 마약을 구하는 시대가 아니다. 마약 밀매는 그때보다 더 치밀하고 영리해졌다. 사람들이 마약을 구하는 것은 더 쉬워졌고, 국가가 이를 잡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국가에서 주도하여 이를 소탕했다면 이젠 마약과도 전쟁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마약이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과거엔 청정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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