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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살 곳이 없다 : 수도권 대학생 주거 난에 대하여

대학생들은 살 곳이 없다

약 3년 만의 전면 대면 수업으로 인해 대학교 교정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주거할 곳을 구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학생 주거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대학 기숙사는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년도 전국 4년제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22.4%이다. 비수도권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이 25.8%인데 반해 수도권 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18%로 수도권 대학 재학생은 기숙사에 거주할 수 있는 인원이 10명 중 2명도 안 되는 셈이다.

 

대학가 원룸의 현실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대학가 근처에 원룸을 구하게 된다. 그러나 주거 비용부터 만만치 않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분석한 서울 주요 대학가 10개 지역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보증금 1,000만 원 기준)의 평균 월세는 2022년 2월 기준 45만 2천 원으로 확인됐다. 알바몬에서 실시한 ‘아르바이트 소득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대 알바 근로자들이 현재 아르바이트를 통해 벌고 있는 월수입은 평균 71만 2천 원이다. 마찬가지로 알바몬에서 실시한 ‘월평균 생활비’ 조사에서 대학생들의 월평균 생활비(*주거비 제외)가 59만 2천 원이라는 결과를 고려하면 대학생이 스스로 주거비용을 감당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거비용만이 문제가 아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위한 목적뿐인 대학가의 원룸촌은 답답해 보일 정도로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와 지하·옥탑과 고시원 같은 주택 이외의 기타 거처에 사는 비율인 주거 빈곤율은 전국 전체가구에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서울 1인 청년 가구의 주거 빈곤율은 2000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 가구의 주거 빈곤율은 1995~2015년 46.6%에서 11.6%로 감소하였다. 서울 1인 청년 가구 주거 빈곤율 또한 1995~2000년 58.2%에서 31.2%로 급격하게 감소하였으나, 2000~2015년에는 31.2%에서 37.2%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 가구의 주거 빈곤 가구 비율 또한 구별로 차이가 크다. 1인 청년 가구의 경우 주거 빈곤 가구 비율이 관악구(55.5%), 동작구(53.3%), 금천구(53.1%), 성북구(45.2%) 순으로 높고, 강남구(15.1%), 서초구(20.1%), 도봉구(20.3%), 송파구(21.4%) 순으로 낮다. 1인 청년 가구의 주거 빈곤 밀집 지역의 경우 서울대, 중앙대, 고려대 등 대학가 인근 지역이 많았다.

한양대학교 근처 원룸촌

한양대 주변에서 자취하고 있는 대학생 A씨는 “보증금 1,000만 원에 관리비 포함 월세 45만 원인 4.99평 원룸에서 살고 있다. 방에 바퀴벌레가 나오는 건 기본이고, 가구도 노후 되었지만 웬만하면 바꿔주지 않아서 집 주인에게 말을 못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주변인들 경우를 보면 자신이 방을 잘 구한 편이라고 말을 덧붙였다. “3평 정도짜리 방에 살면서 매일 우울함을 느끼는 친구가 있다. 마찬가지로 집이 너무 작으니까 주변에 자취하고 나서부터 우울해지고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집을 오직 잠을 자는 곳으로만 사용한다는 친구들도 꽤 있었다.”라고 밝혔다. 실제 한양대는 2021년 기숙사 수용률이 11.9%로 수도권 대학 기숙사 수용률인 18%보다 현저히 모자라 학생들의 주거난이 심각한 곳이다. 이에 한양대는 2015년에 기숙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지역 원룸 임대인들의 반대로 공사가 잠정 중단됐었다. 지역주민들과 5년 동안의 갈등 끝에 결국 2020년에서야 기숙사 건축 허가를 승인받았다.

 

우리는 여전히 살 곳이 필요하다

청년들, 특히 학업에 전념해야 할 대학생들의 주거 부담은 물가와 집값이 지속해서 상승함에 따라 나날이 커지고 있다. 주거 환경 또한 매우 열악하여 안정감을 주어야 할 집이라는 공간이 우울함을 느끼게 되는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삶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특히 ‘청년 월세 지원’과 같은 주거비 보조 사업은 월세 수요를 증가시켜 임대료 상승의 유인이 될 수 있는 허점이 존재하므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가 시행 중인 ‘행복주택’,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과 같은 공공임대주택이나 ‘행복기숙사’와 같은 공공기숙사,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지역 학사와 같은 주거 지원 정책이 존재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7월 22일 LH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차 청년 매입임대주택’의 청약 접수의 평균 경쟁률이 102.3대 1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지원 정책에 대하여 대학생 A씨는 “청년 월세 지원 같은 주거비 지원 사업이 도움이 된 건 사실이지만, 주택 지원, 주거비 지원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의 주거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원룸 같은 경우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실은 낙후된 가구들이 매우 많다. 현재 사는 원룸도 에어컨이 1999년도에 생산된 것인데 교체는 꿈도 못 꾸는 게 현실이다. 정부에서 이런 주거 시설을 점검하고 보수해주는 사업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방의 면적은 점점 좁아지고 월세는 높아지는 현실 속 청년의 주거난은 더 이상 청년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청년들은 최소한의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주거 환경을 보장받아야 하며 이는 정부에서 청년들의 주거 지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야 함이 우선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에서 대학, 지역주민, 대학생 또한 공생해야 할 관계임을 인지하고 협력하며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청년들에게 집이란 고통 받는 공간이 아니라 마음껏 꿈을 꾸는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저주거기준 : 국민이 살아야 하는 주택의 최저수준을 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공고한 기준을 말한다. 1인가구는 실(방) 구성: 1 (침실수) k(부엌), 총주거면적:14m2)

김가연(ESG기자단)  sarka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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