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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출 챌린지, 지속 가능한 재테크 방식인가?
  • 이수빈(바람 저널리스트)
  • 승인 2022.09.1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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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도 피하지 못한 물가 상승

“식자재 값의 상승으로 수익성이 5% 미만으로 떨어져 불가피하게 가격의 1000원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고려대학교 중앙 비상대책위원회 교육정책국에서 ‘학생식당 가격 인상’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한 공지이다. 대학생들의 식사도 물가 상승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고려대뿐만 아니라 경희대, 한국외대, 아주대, 광운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적게는 300원에서 많게는 1000원까지 학식 가격을 인상했다.

(사진1-대학생 생활비 상승 그래프)

 

식사를 해결하는 데에 드는 돈이 많아질수록 지출은 늘어나고, 결국 대학생의 지갑은 비어간다. 2020년 12월 알바몬이 실시한 대학생 1,081명을 대상으로 한 생활비 지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월평균 생활비는 약 59만 2천 원으로 5년 전보다 약 22만 원을 더 쓴다. 동일한 설문에서 60.1%의 대학생들은 늘어난 생활비로 인해 지출을 줄여야 한다면 식비를 가장 먼저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인간이 살아남는데 최우선 요소로 여겨지던 식생활은, 고물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려지는 최우선 선택사항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청년들의 현실은 그들의 재테크 방식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일명 “무지출 챌린지”라 불리는 이 활동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소비를 제외하고는 지출을 0원으로 만들겠다는 시도이다.

 

지출 0원을 목표로

무지출 챌린지는 ‘챌린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유행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식이라기보다는 돈 없는 청년들이 긴축재정을 실현하기 위한 울며 겨자 먹기에 가깝다. 청년들은 소비를 줄이기 위해 기본적으로 생필품 외에는 지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그에 따른 세부적인 행동들을 실천한다. 무지출 챌린지를 하는 사람들의 하루는 대중교통 비용을 아끼기 위한 걷기로 시작된다. 점심시간에는 외식 비용을 아끼기 위해 냉장고에 남은 재료로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 탕비실 간식도 알뜰하게 챙기고 미용실에 가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집 안의 화장실에서 혼자 머리를 자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그들의 싸움은 고독하지 않다. 청년들은 이러한 삶의 모습을 영상으로 녹화하거나 사진으로 남겨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업로드하기도 하고, 서로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며 각자의 무지출 챌린지를 응원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무지출챌린지 와 관련된 게시물만 4000개에 육박하고, 매일 50개가 넘는 가계부 인증글이 업로드된다. 서로가 서로의 무지출에 동기부여가 되고자 댓글을 통해 응원을 주고받는다. 또‘반백수 김절약씨’의 일주일 무지출 챌린지 영상은 5일 기준 유튜브 조회 수 74만 회를 기록하면서, 무지출 챌린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2-SNS속 무지출 챌린지)

 

그러나 무지출 챌린지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다. 무지출 챌린지와 관련한 유튜브 댓글에 네티즌들은“당장 아끼지 않으면 통장에 구멍 나서 진짜 필요한 지출을 할 수 없게 될까 봐 아끼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는 의견과 한없이 높아지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의도적 불황을 유도해야 하는 시기라 그런 것이라며 무지출 챌린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반대로는 내수와 소비 순환으로 이루어지는 경제 상황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트렌드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무지출 챌린지의 여파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지출 챌린지는 삶의 질을 하락시키고 스트레스를 키울 뿐 장기적으로 이어나가기 힘든 소비 습관이라는 것이다. 또 지출하지 않았다는 성취감에 보상심리로 더 큰 지출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소비 습관을 위하여

무지출 챌린지가 큰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그마만큼 무지출 챌린지에 반대하고 이를 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다룬 영상도 큰 관심을 받는다.‘20대, 무지출 챌린지를 하지말고, 이걸 해야 돼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한 영상에서는 써야 할 돈을 한정 짓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듯한 모습은 더 나은 청년들의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단순한 허기짐을 해결하며 하루를 버텨가기보다, 가치 있는 곳에 투자하여 그 결과물을 얻고,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미래의 더 나은 수입을 만들고 안정적인 삶을 보장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들이 무지출 챌린지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이지만, 분명히 그들은 더 나아가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무지출 챌린지의 목표가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기 위하여 돈을 모으는 것이지, 돈을 모으기 위해서 현재의 나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 미래의 불필요한 것에 소비를 줄이고 절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경제 습관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극단적으로 욕구를 절제하는 무지출을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무지출 챌린지를 통한 극단적인 소비 단식보다는 지속 가능한 절약 생활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또 고물가 시대에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물가 안정을 향한 노력과 도움이 절실하다.

 

이수빈(바람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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