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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물을 사랑할 뿐입니다
  • 고경수 (바람 저널리스트)
  • 승인 2022.09.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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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 시내 한 주택 인근 거리에서 샴고양이 22마리가 구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도 동물보호센터에 따르면 주택에 살던 세입자는 고양이들을 두고 이미 사라진 상태였으며,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당시 7마리의 고양이는 도착 당시 이미 죽어있었으며, 살아남은 고양이들은 동물보호센터로 넘겨졌다. 지난 5월에도 서울 동대문구 한 오피스텔에서 고양이 32마리가 구출되어 치료받는 등 반려동물 방치 및 유기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진 1 - 유기된 동물 사진(출처-어도비 스톡))

 

책임없는 사랑 속에 소모되는 동물들

2021년 발표된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출처-KB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가구는 총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2,035만 가구) 중 29.7%가 이에 해당한다. 통계뿐만 아니라 많은 방송과 SNS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고, 당장 집 앞 공원을 나가도 어렵지 않게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출처-동물보호 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1년도 말 기준 신규 등록된 반려견만 50만 321마리로 이는 전년 대비(41만 9,815마리) 19.1%가 증가한 수치이다. 하지만 늘어난 개체 수만큼 반려인(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책임감이 따라가진 못하는 상황이다. 반려동물을 소모품처럼 여겨 학대하거나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유기하는 경우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직접적인 학대의 경우 남아있는 상처 혹은 피해 사실을 확인해 구조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차별적으로 동물을 데려다 가둬놓고 방치하는 ‘애니멀 호더’의 경우 앞선 경우처럼 구조하기 어렵다.

 

(사진 2- 애니멀 호더(출처-어도비 스톡))

 

동물을 수집하는 이들

‘애니멀 호더’란 사전적인 의미로는‘동물을 모으는 사람’이라는 단순한 의미지만 여기서 호더(hoarder)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이들은 스스로 동물을 사랑하고 그들을 아끼기 때문에 자신들이 보호해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집착에 가깝다. 즉 동물을 많이 기르고 있는 이들을 애니멀 호더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동물들을 데리고 사는 이들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주인을 잃고 길을 헤매거나 밖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을 무차별적으로 자신의 거주지로 데려오거나 주위에서 입양 받는다. 이렇게 데려온 동물들끼리 교배하여 그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새끼들도 많다. 애니멀 호더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데려온 동물들에게 따로 사료를 주기적으로 챙겨주거나 아픈 경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거주지에 그냥 방치한다는 것이다. 잡혀 온 동물들은 앞서 와있던 수많은 동물과 뒤엉켜 비위생적이고 위험한 환경 속에서 지내게 된다. 심할 경우 배 소변도 치우지 않아 방에서 악취가 나며, 사료를 챙겨주지 않아 그 안에 있는 동물들끼리 서로 잡아먹는 살육까지도 벌어진다.

 

(사진 3- 철창에 갇힌 개(출처-픽사베이))

 

집착은 사랑일 수 없다

애니멀 호더는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동물보호단체나 주민센터에서 구호작업을 진행하려고 해도 저지당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애니멀 호더를 수집, 강박 정신질환으로 간주하여 이들을 동물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 비슷한 법안도 부재하며, 처벌 사례 자체도 드물다. 반려 인구가 증가하면서 동물보호법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해당 문제를 단순히 처벌강화로 방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필자도 애니멀 호더는 정신의학적으로 접근하여 그들을 치료할 방안도 같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동물을 사랑하고 불쌍한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동물 학대이며, 그들이 동물들에게 느끼는 연민과 사랑은 결코 존중받을 수 없다. 그들에게 동물은 자신의 도덕적 우월감을 충족시켜 줄 수단에 불과하며, 자신이 남들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주변 이웃들과 동물들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과연 동물에 대한 집착을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에니멀호더 #반려동물 #동물학대

 

고경수 (바람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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