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지속가능바람 우리가 사는 세상
그들에게 우영우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
  • 승인 2022.08.11 10:15
  • 댓글 0
사진1-(드라마 TV 화제성 7월 2주차 순위)출처-굿데이터코퍼레이션

 

우영우 신드롬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연일 화제이다. 해당 드라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서번트 신드롬을 앓고 있는 우영우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법정 드라마이다. 기존에도 법정 드라마나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영화는 많이 나왔지만, 자폐를 가진 변호사가 주인공이라는 점은 상당히 신선한 소재이다. 이는 드라마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되었고,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방영 이후 현재는‘우영우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인기와 화제를 불러오고 있다. 현재‘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7월 29일 기준 최고시청률 15.78%(닐슨 코리아)를 기록했으며, 단순히 시청률만 높은 것이 아닌 드라마 TV 화제성 부분에서도 독보적인 1위(점유율 59.16%)를 달성하며 신드롬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자폐에 대한 관심과 변해가는 시선

드라마의 인기에 자연스럽게 주인공 우영우라는 인물이 가진 장애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내에 장애인으로 등록된 2,644,700명 중 33,650명(전체 1.27%)이 자폐 스펙트럼에 해당한다. (2021년 장애인 현황-통계청) 등록 장애 인구에 1% 정도지만 자폐성 장애라는 말은 우리 주변에 많이 알려진 장애이다. 하지만 자폐성 장애인 혹은 보호자들을 제외하고 많은 이들이 몰랐을 자폐의 증상과 특징들을 우영우라는 인물을 통해 풀어가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장애에 대한 여전한 편견과 선입견들을 드라마에서 직간접적으로 매화마다 꼬집어주면서 이에 대한 목소리도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해당 드라마 시청자인 정 모 씨도 “드라마를 통해 자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고, 만약 직장에서 우영우와 같은 동료를 만난다면 조금 더 조심스럽게 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많은 이들이 드라마를 통해 자폐 혹은 장애에 대해 인식이 개선되는 것에 공익광고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그의 말처럼 각종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에서도 드라마 방영 이후 장애에 대한 편견과 행동을 본인 스스로 반성하거나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반응이다.

 

실제 세상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드라마의 화제에 힘입어 여러 긍정적인 변화도 있겠지만 정작 실제 자폐를 겪는 이들과 그들의 보호자들은 드라마에 대해 긍정적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우영우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들은 드라마 속 주변 인물과 상황 등 자폐에 대한 배려를 현실 사회에서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이 더 만연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애인 차별 방지와 보호에 관한 법률이 20가지 넘게 마련되어 있지만 이를 통해 차별이 방지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1월 홍보 대행 중소기업에서 서류전형에 통과한 김 모 씨가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안 후 2차 면접 자체를 취소해버린 일이 있었다. 해당 기업에서는 그의 장애가 업무에 적합하지 않아서 탈락시킨 것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인권위의 생각은 달랐다. 인권위는 ‘서류전형에 통과되었다는 것은 김 모 씨가 기업의 기본적 직무역량을 갖추고 있었다고 볼 수 있고, 면접 자체를 취소해버린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지난 6월에는 자폐성 발달장애인을 속여 3년간 필요하지 않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최고가 요금제로 가입시킨 서울의 한 통신사 대리점이 적발되는 등 장애인 피해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를 드라마 제작사에서도 신경 쓴 것인지 실제로 드라마에서 우영우가 아닌 다른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을 메인으로 했던 회차나 다른 유형의 장애를 가진 등장인물을 등장시킨 회차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또한 자폐인과 다른 장애인들의 냉혹한 현실을 그려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드라마 방영 이후 우영우라는 인물의 서번트 신드롬을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기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서번트 신드롬이란 사회성이 떨어지고 의사소통 능력이 낮으며 반복적인 행동 등을 보이는 여러 뇌 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기억, 암산, 퍼즐이나 음악적인 부분 등 특정한 부분에서 우수한 능력을 갖추는 증후군(출처-서울대학교 병원 의학 정보)이다. 드라마 속 인물의 모습을 마치 모든 서번트 신드롬 자폐인이 천재라고 연관 짓는 것이다. 물론 우영우처럼 특정 분야에 천재성을 보이는 경우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점은 우영우라는 인물은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가공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일부 사례를 가지고 집단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상한' 것이 아닌 '다르다'는 시선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시력이 좋지 않다고 이상하다는 표현을 하지는 않는다. 혹은 피부색이 다르다고 이를 이상하다고 표현하지도 않는다. 각자 살아온 환경과 놓인 상황이 똑같을 수 없기에 우리는 이것을 다르다고 표현하지, 이상하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필자는 장애도 이와 같다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2-(차별)출처-셔텨스톡

우영우가 화제가 되면서 장애인 차별에 대한 문제점과 그들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만연했는지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특히 드라마에서 우영우라는 인물뿐만이 아니라 피고인 혹은 피해자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건들도 에피소드로 방영하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도 매번 뜨겁다. 일각에서는 우영우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드라마이기에 가능한 판타지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 속에서 개선되고 바뀌어 나가야 할 장애인 처우와 시선은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 바로 변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드러난 부분들이 변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서도 진짜 우영우가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