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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은 기후변화의 예고일 뿐이다
  • 바람저널리스트 (이주현)
  • 승인 2022.08.0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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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진정 되기도 전에 원숭이두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23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을 향해 최대 수준의 경계 선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선언 당시 지난 5월 이래로 75개 국가 및 지역에서 16,00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 되었으며 5명이 사망했다는 점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이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는 국제사회가 서로 협력하여 공동 대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근거로 선제적 예방 조치와 백신 및 치료제 공유 등의 전세계 국가 수준의 공동대응이 이루어진다. WHO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하였고 현재까지도 유지 중이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연구를 위해 사육된 원숭이들에게서 수두와 비슷한 질병이 발생하였을 때 처음 발견되어 ‘원숭이두창’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아프리카 설치류 및 인간 외 영장류는 바이러스를 보유하여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다. 사람이 원숭이두창에 처음 감염된 사례는 두창 퇴치에 노력을 기울이던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왔다. 이후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공화국 등 중·서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감염사례가 보고 되었고 아프리카 지역에 국한된 풍토병으로 여겨졌다.

2022년 1월 1일부터 6월 22일까지 WHO에서 확인된 원숭이두창 발병의 지리적 분포 (출처: 세계보건기구)

 

그러나 원숭이두창은 올해 5월 이후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로 확산된 것이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은 이와 같은 추세에 지난 6월 8일 원숭이두창을 2급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시를 강화했으며 6월 22일 첫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2급감염병은 전파가능성을 고려하여 발생 또는 유행 시 24시간 이내에 신고하여야 하고,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도 이에 속한다.

 

동물과 인간 간 바이러스 전파의 원인은?

 

현재 원숭이두창은 사람 간 밀접 접촉을 통해서 확산되고 있지만 처음에 원숭이에게서 발병되어 인간에게 전파 되었다. 따라서 동물과 사람 사이에 전파하는 감염인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분류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새롭게 나타나는 감염병 질환의 약 75%가 인수공통감염병이다. 2020년 기준으로 발견된 인수공통감염병의 종류는 약 250여 종이며 광우병으로 알려진 소해면상뇌증, 조류인플루엔자(AI)도 포함된다. 

 

인수공통감염병의 원인으로는 글로벌 차원의 농산물 유통 증가와 같은 인간 활동 영역의 변화도 있지만 최근 주목해야할 원인은 바로 기후환경의 파괴다. 급격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앞으로 50년 동안 3,139종의 포유류 종에서 바이러스 교차감염이 최소 1만5천 건 이상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미국 조지타운대 연구팀은 지난 5월, 과학저널 ‘네이처'을 통해 기후변화와 종간 바이러스 전파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야생 포유류 사이에서 순환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이전에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던 야생 생물의 영역이 변화하면서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전지구적 수준에서 지리적 이동을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2070년까지 다른 포유류 종 간 300,000번의 새로운 접촉이 가능해질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 분포는 최근 10년 16.9km의 속도로 더 높은 위도로 이동했다고 추정되며 이는 이전에 보고된 것보다 약 2배에서 3배 더 빠른 수치이다. 따라서 그동안 인간과 접촉이 없던 바이러스나 세균, 기생충 같은 병원체를 가진 많은 동물이 더 적합한 서식지를 찾아 빠르게 이동하면서 동물들은 병원균을 새로운 환경으로 가져올 것이다.

 

기후변화와 서식지 이동으로 인해 발병된 바이러스로 코로나를 예로 들 수 있다. 환경생태 분야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에 공개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중국 남부 윈난성 지역이 박쥐가 서식하기 좋은 식생으로 바뀌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는 지난 세기 동안 40여 종의 박쥐가 중국 남부 윈난성으로 이주했으며, 약 100여 종의 박쥐 매개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박쥐의 경우 포유류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수공통전염병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바이러스를 진화 시킬 수 있어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로 인해 중국 남부 인접 지역에 약 40종의 박쥐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1901-1930년으로부터 1990-2019년 자료를 비교) (출처: 종합환경과학 논문)

 

전염병의 시대에서 인간의 미래는

 

 

앞서 살펴봤던 조지타운대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전염병을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두 가지 글로벌 위기로 본다. 이제는 전염병도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포함시켜야 할 시대가 왔다고 주장한다.

 

분명 원숭이두창을 비롯한 수많은 전염병의 발병은 기후위기 속에서 인간이 겪어야 하는 피해를 보여주는 한 사례다. 하지만 인간은 약 6,500 종의 포유류 중 오직 하나의 숙주일 뿐이다. 다른 동물들 사이에서도 수많은 바이러스가 발병할 수 있다. 동물들이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접촉은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 종을 감염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종간 전염 사건은 인간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야생동물 생태계 전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원숭이두창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은 인간이 겪을 피해만 경고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동물과 함께 공생하는 만큼 인간과 동물 그리고 환경을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하여 생각해야 한다. 인간이 지구 환경에 해를 끼친다면 앞으로 또다른 원숭이두창이 발병할 것이며 인간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바람저널리스트 (이주현)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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