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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빅이슈입니다.
  • 바람저널리스트 (윤나현)
  • 승인 2022.07.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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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판매자를 소개합니다.

평일 오후 5시, 서울대입구역에 가면 빅판(이하 빅이슈 판매원)이 있다. 6월의 어느 날, 우연하게 그리고 오랜만에 빅판을 보게 되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그늘에서 쉬고 있던 빅판에게 말을 걸어 잡지를 하나 구입할 수 있었다. 웃으며 잡지를 건네주시고, 허리 숙여 인사하던 빅판에게 나는 똑같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핸드폰 대신 잡지를 펼쳐 읽었다. 성현석의 <끼니 걱정하는 집이 왜 제사 지냈을까?>, 김세영의 <탄소중립, 좋은 삶을 추앙하다.>와 같은 짤막한 글들은 내게 천천히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 질문했다. 빨간색 빅이슈 조끼를 입고, 빨간색 모자를 쓴 빅판은 다른 잡지 판매자들과는 다르다. 빅이슈는 홈리스의 사회복귀를 위해 설립된 사회적 기업으로써 홈리스가 직접 빅판이 되어 잡지 <빅이슈>를 판매한다. 특별한 판매자가 판매하는 특별한 잡지 <빅이슈>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사진1= 잡지 <빅이슈> (직접촬영)

 

빈곤 해체를 위해 거리에 나서다.

한국 <빅이슈>는 빈곤해체라는 미션을 가지고 2010년 7월에 창간되었다. 사회적 가치를 담은 대중문화&라이프스타일 매거진으로써 격주로 발간되고 있다. 주거 취약계층인 빅판이 빅이슈 잡지를 판매함에 따라, 잡지 한 권의 수익 7,000원 중 3500원을 수익으로 가져가며 다시금 사회적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게 도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3500원이라는 금액을 장기적으로 저금한다고 해도, 거주할 수 있는 집을 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빅이슈는 이러한 점을 보안하기 위해 ‘자활장려주거지원금’을 실행하고 있다. 이는 홈리스 판매원들이 빅판으로 활동하는 동안 최소한의 월세(주거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빅판이 잡지 판매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2022년까지 빅이슈 판매원으로 등록한 주거 취약계층은 누적 1,223명(재등록 제외 총 542명)이며, 이 중 53명이 재취업으로 연결되었다. 또한, 빅이슈 주거 상향 사업을 통해 99가구가 매입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었다. 빅이슈는 주거 취약계층이 구걸하지 않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해드립니다.

빅이슈 직원들은 새벽, 서울 노숙인 일자리 지원센터로 향한다. 빨간 모자에 빨간 조끼를 입고 주거 취약계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빅이슈를 홍보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해드립니다.’라고 외치며 아웃리치(이하 주거취약 계층이 모이는 장소에서 판매원을 모집하는 활동) 활동을 이어나간다. 다른 기업이나 보통의 일처럼 인터넷이나 신문으로 구직 정보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거리로 나와 빅판이 될 사람들을 구한다. 이는 주거 취약계층이 사회적 관계 훼손으로 인해 정보와 접근성이 낮은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빅이슈 277호에 따르면, 김형철 코디네이터는 아웃리치 활동을 하며 만나는 100명의 주거취약계층 사람중에 한두 명이 빅이슈 사무실에 찾아올까 말까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 명의 보금자리를 위해 수많은 거절에도 새로운 빅이슈 판매원을 구하고 있다.

빅이슈 잡지 276호에는 강남역 김영덕 빅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지적장애 3급이 있는 김영덕 빅판은 발음이 어려워 남들의 오해를 사기도 하고, 거절도 많이 당하지만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빅판을 그만두고, 택배 일을 하다가 사정이 있어 그만둔 후, 다시금 빅판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액션영화 감독이 꿈이라던 김영덕 빅판은 자신이 잡지를 팔 때 영화 촬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시나리오를 쓰는 김영덕 빅판은 영화 속에 빠져 살았다.

 

안녕하세요. 빅이슈입니다.

빅이슈 코리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빅이슈 판매 수익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동시에 사람간의 접근성이 저하됨에 따라 빅이슈 판매원을 구하는 일도 어려워졌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가급적 집에서 생활하라고 지침을 내렸지만, 홈리스에게는 그 지침을 행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집이 없으니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노숙했으며, 집이 없으니 노숙인 쉼터에서 불특정 다수와 다함께 몸을 뉘었다. 재해는 가난 앞에 평등하지 못했다. 코로나19가 길어짐에 따라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집의 필요성은 높아졌지만 일을 구하지 못해 더욱더 고립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2022년 4월 코로나19의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빅이슈 판매 수익도 오르기 시작했으며, 다시금 집을 꿈꿀 수 있게 되었지만 언제 다시금 또 다른 재해가 찾아올지 모른다.

시민들에게는 만원도 되지 않는 7,000원이라는 돈으로 빅이슈라는 잡지를 단순히 구매한 것이겠지만, 빅판에게는 사회적으로 복귀하고 집을 꿈꿀 수 있게 만든다. 어떠한 것도 가난 앞에서 평등하지 못하다. 이것이 불변한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삶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의 역할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지하철 입구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빅이슈 판매원을 보게 된다면 잡지를 구매하지 않아도 좋으니 한 번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삶을 이야기하는 빅이슈. 주거취약계층에 놓인 모두에게 안전한 집이 생겨 <빅이슈>가 소멸되는 그 날까지 이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

 

 

바람저널리스트 (윤나현)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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