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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고립되어 있다
  •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
  • 승인 2022.07.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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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학교와 어색한 친구들

올해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부 해제되며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의 제한이 사라졌고, 학교들은 전면 등교를 시행하면서 점차 코로나19의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 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거리두기 해제를 환영하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특히 다시 학교에 가게 된 청소년들은 전면 등교 후 첫 학기가 아주 어려웠다고 말한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인 강민찬(가명)군은 2년 만에 전환된 전면 등교에 한 학기 동안 아주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중학교 입학 후 몇 번 가보지도 못한 학교를 매일 다시 나가야 하는 것도 힘들었고, 새로 진학한 중학교에서는 친구들을 만나 친해질 기회가 많이 없어 같이 있는 게 조금 불편했다.”고 말했다. 강민찬군 뿐만 아니라 많은 청소년들이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인 박하린(가명)양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과정에서 중학생일 때 친구들은 거의 온라인 수업에서만 만나서 친하지 않은데, 갑자기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모든 상황을 예전처럼 되돌리려고 하니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는 장기간 지속된 비대면 수업에 적응한 청소년들이 전면 등교 후 갑자기 낯선 환경과 불편한 대인관계에 놓이게 되며 벌어진 것이다.

사진 1- 코로나 이후 청소년들의 생활 변화 그래프 출처-여성가족부

 

불가피한 상황 속 고립된 청소년

2021년 5월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의 변화 중 가족관계는 부정적 변화보다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는 응답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학교생활과 진로·취업에 관해서는 긍정적인 변화보다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이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확산한 이후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족 이외에 타인과의 접촉이 대폭 감소하고, 타인과의 만남이 불안 요소로 작용하면서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물론 불가피한 상황이었기에 누군가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친구 관계 형성이 중요한 시기에 이러한 상황은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사진 2- 2020 청소년 인터넷 사용 시간 출처-여성가족부
사진 3-2021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통계 출처-여성가족부

이는 청소년 인터넷 이용 시간의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청소년 인터넷 이용 시간은 주당 27.6시간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 해인 2019년(17.6시간)보다 10시간 가까이 늘어났다. 야외활동이 제한되었던 만큼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주로 활동한 것인데, 문제는 단순히 사용 시간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도 2018년 29.3%에서 2020년 35.8%로 불과 2년 만에 과의존 위험군이 5%나 증가했다. 청소년들이 의지해야 할 학교와 친구들 대신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사진 4-2020년 청소년 비만율과 과체중율 그래프 출처-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또한 청소년 비만율과 과체중 비율도 증가했다. 집에 있는 시간은 늘어나고 활동량은 대폭 감소하면서 청소년들의 비만율이 상승하게 된 것이다. 특히 외모에 민감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비만은 청소년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타인과 만나는 것을 기피하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청소년들은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도 앞으로 마주하게 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어려워하게 되었다.

 

청소년들을 구하기 위해

전면 등교 전환 이후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많아지자 국가와 교육부에서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저하된 청소년들의 체력 회복을 위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학교별 지역별 맞춤형 건강 체력 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광주 서구에서는 오는 13일 지역 교사와 학부모 100여 명을 대상으로‘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정신건강’이라는 공개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가 소아 청소년들에게 끼친 영향과 현 상황을 아이들이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교사와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다. 서구 외에도 천안, 진해, 용산 등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 이후 아동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공개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청소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잊고 있었던 친구라는 존재와의 관계 회복이다. 청소년기의 친구 관계는 정서 형성에 아주 중요한 요소이고, 이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청소년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거리두기 해제의 마지막 과업이지 않을까.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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