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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없이 농사를 할 수 있다? - 수경재배 도시농장
  •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
  • 승인 2022.06.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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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비옥한 토양과 최적의 기후환경을 갖춘 곳을 많이 떠올린다. 그 중에서도 특히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비옥한 토양은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많이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농작물이 흙에서 자라야 한다는 법은 없다. 농작물을 심을 땅이 없어도 물만으로 농사가 가능하다.

(사진1 - 수경재배//픽사베이)

 

물로 키우는 농작물

수경재배란 육상에서 자라는 식물을 토양 없이 양액(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양분을 용해시킨 물)을 통해 키우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최근에 나온 재배 방식은 아니다. 기록물을 통해 최초 보고된 시기만 따져도 16세기 이미 식물을 물에서 재배하는 기법이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우리가 농사에 실질적으로 수경재배 방식을 사용하게 된 시기는 20세기 초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윌리엄 F. 게릭이 토마토를 수경재배로 키우는 데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었다.

 

수경재배의 명과 암

20세기 들어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가 늘어나면서 수경재배는 더욱 주목받았다. 하지만 토지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에 비해 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많이 들어 유지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기존에 토양에서 유기농 농업을 하던 일반 농가와의 마찰도 피할 수 없다. 2019년 미국에서는 ‘수경재배가 유기농업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내려 기존 일반 농가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일반 농가에서는 ‘수경재배가 토양 기반 유기농 인증 표준내용을 위반했다며 유기농 인증을 금지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나왔다. 그들은 토양 기반 농작물의 경우 단순히 농작물만 기른 것이 아니라 농사 과정에서 좀 더 비옥한 토양을 만들고자 노력했으며, 그 과정에서 토양의 황폐화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기존 토양 농가의 입장에서는 수경재배가 유기농 농산물로 인정받음으로써 자신들의 농작물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불만을 품게 된 것이다.

 

일반 농가가 이렇게까지 수경재배에 부정적인 이유는 그 외에도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대량의 농작물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또한 보통 실내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잡초나 병충해, 기후변화에 대비가 가능해 안정적인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다. 즉 일반적으로 넓은 토지에 농작물을 재배할 때보다 외부로부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수경재배의 강점이다.

 

해외에서의 수경재배

미국의 경우 팜 랜드(농사를 짓는 땅)가 줄어들면서 수경재배를 대안으로 채택해 매년 수경재배를 위한 자동화 시스템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2015년부터 토양 전염성 해충 발생 문제를 회피하고자 수경재배로 많이 전환하였다. 토양재배에 비해 물은 50%, 비료는 60%가 절감되어 채소류의 품질향상과 수확량 증대를 기대했다. 현재는 온실 작물의 90%가 수경재배로 이루어지고 있어 국가적인 투자와 유지관리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경재배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줄어드는 경작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경재배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수경재배 자재 국산화에 성공하며 수경재배 자재와 관련하여 해외시장의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또한 수경재배 시스템의 국산화로 자체 재배가 가능해져 가격경쟁력 확보와 농가의 수익개선에 도움이 되리라 전망했다. 현재 경기도 시흥에서는 수경재배 재배 판을 수직으로 설치해 좁은 공간에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도록 했다. 또한 스프링클러를 활용해 뿌리에 직접 양액을 뿌려주는 분사식 수경재배로 재배기간을 기존 30일에서 20일 정도로 앞당겨 수확량을 대폭 늘렸다. 이 외에도 울산 울주, 전북 완주 등 전국 각지에서 수경재배를 통해 농작물을 수확하고 있다.

(사진 2 - 식량부족//셔터스톡)

 

수경재배의 전망과 앞으로의 행보

인류의 고도성장은 우리의 삶에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지만, 도시화와 환경오염으로 경작할 땅은 점점 줄고 있다. 농경지가 줄어든다는 것은 식자재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말과 연결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곡물 및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각 나라에서는 국가의 곡물 수출을 막고 있고, 자생력이 없는 국가는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미래 식량문제가 밝은 점보다 어두운 부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경재배는 미래의 농업기술로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경기센터 이기현 센터장은 “농산물을 연중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농산물 수급 안정과 가격 폭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수경재배가 우리나라 농수산물 생산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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