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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벗어 던지자!
  • 김민주 바람 저널리스트
  • 승인 2022.06.0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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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플라스틱,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이벤트가 2022년 6월 4일 열렸다. 쓰레기 없는 장터 ‘쓸어담장’으로 2019년부터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주최측은 ‘서울혁신파크’라는 서울시 기관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사회, 불평등 감소, 기후행동, 수생태계·육상생태계 보전,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등 ‘UN 지속 가능 발전 목표’를 실천하고, 시민들이 지속 가능 사회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사회혁신 활동을 지원하고자 만들어졌다. 서울혁신파크에서는 참여 셀러를 모집하면서 준수사항으로 쓰레기에 대한 언급을 확실히 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플라스틱 용기, 빨대, 비닐봉지 등 플로스틱 사용을 금지한다. 생분해성 비닐 및 플라스틱도 사용금지다.’ 서울혁신파크는 지난 5월 17일 총 33개의 참여단체들을 공개했다. 식음료 관련이 10곳, 친환경 생활용품 관련이 14곳, 무포장 라이프 관련이 8곳, 워크숍 관련이 1곳이었다.

 
'쓸어담장'포스터와 장터 참여자가 개인 용기에 음식을 담은 모습. (사진 : 쓸어담장 주최자 (주)제로마켓 매거진 쓸 SSSSL)

 

한편, 2022년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러쉬코리아가 2년만에 오프라인 캠페인을 열었다. 캠페인 명은 ‘go naked, no plastic’. 150여명의 사람들이 여의도 공원에 모여 모두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잠시후 비닐봉지를 벗어던지고 행진을 시작하는 사람들, 포장과 쓰레기에 관한 피켓을 들고 ‘우리 모두 고 네이키드!’라며 외친다. ‘고 네이키드’ 캠페인은 2007년 본사가 위치한 영국에서 불필요한 과대 포장으로 인한 쓰레기를 재고해보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2009년 첫 행진이 시작됐고, 이후 7년만인 2016년 명동에서 부활했다. 코로나 유행이 심했던 2020년, 2021년은 디지털로 진행됐다. 퍼포먼스 외에 플로깅도 함께 진행됐다. 한편 2021년, 미국에서도 ‘get naked’라는 캠페인이 열렸다.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 무포장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열렸다. 5월 31일, 북미 직원들은 캠페인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알몸에 검정색 앞치마만 두른 채 거리를 활보했다. 러쉬의 네이키드 제품 홍보에 딱맞는 캠페인이었다. 러쉬의 네이키드는 과연 무엇일까?

 
                             러쉬 고체샴푸바 (사진 : 러쉬 홈페이지)

러쉬는 1995년 설립된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군으로는 배쓰밤, 샴푸바, 마사지바가 있다. ‘신선하고 친환경 제품’, ‘최소화된 포장’, ‘베지테리언’, ‘동물실험 반대’, ‘인권 향상’, ‘실수 포용’, ‘공정 무역’이라는 이념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중 우리가 주목해볼 것은 바로 ‘최소화된 포장’이다. 러쉬는 지속가능성에 주목하여 생산방식에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다가 바로 ‘패키징’ 단계를 문제삼았다. 매년 생산되는 제품의 65%가 포장되지 않은 상태(unpackaged)이며, 나머지 역시 재활용되거나 재활용된 재료들로 만든 포장재로 포장을 한다. 샴푸나 컨디셔너, 마사지 오일 같은 것들은 액체로 만들어져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되어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러쉬는 ‘고체’ 제품을 탄생시켰다. 샴푸바는 네이키드 제품의 대표적인 상품인데 2005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4100만여 개가 판매되었고 1억 2천 4백 개의 플라스틱 용기를 절약한 셈이며 약 3417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한 것이다. 이번 기회에 매장에 직접 방문해 샴푸바를 구입해보았다. 매번 샴푸를 다 쓸 때마다 플라스틱 통에 남아있는 샴푸가 아깝기도 했고, 분리배출을 할 때 역시 아무리 헹궈도 사라지지 않는 잔여물이 신경쓰였기 때문이다.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약 250g의 액상 샴푸를 압축해 만든 것으로 물기 있는 모발에 거품을 내어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80회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니스프리 고체 샴푸바 (사진 : 이니스프리 홈페이지)

 

국내에서도 고체화장품 바람이 불고 있다. 용기 재활용과 리필스테이션을 운영 중인 이니스프리는 첫 고체 화장품으로 ‘그린티 프레시 샴푸바’를 출시했다. 이니스프리 자사 제품의 액체 샴푸 기준으로 1년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336g으로 샴푸바 하나당 336g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다고 홍보했다. 고체 화장품을 판매하는 또다른 곳을 찾기 위해 일터 근처에 제로웨이스트샵이 있어 방문해보았다. 내가 방문한 지구샵은 ‘낭비없이 사는 즐거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합니다'라는 미션을 내걸고 있다. 생산, 유통, 사용, 폐기, 순환까지 제품의 생애주기를 생각하며 기획하고 생산한다. 홈페이지와 마찬가지로 샴푸바와 컨디셔너바, 클렌징볼(바) 등이 판매중이었고, 화장품 외에도 생활용품으로 자주 쓰이는 주방용 세제나 치약 등도 고체 제품으로 판매 중이었다. 2018년 10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지구샵에서 제로웨이스트 제품 13개로 줄인 플라스틱의 양은 44,664kg이며, 이는 상수리나무 15,838그루를 심은 효과와 동일하다고 한다. 한편 최근에는 완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diy 키트로 판매하거나 참여형 이벤트가 많아지고 있다. 작년에 활동했던 단체인 녹원에서도 제로웨이스트 플리마켓을 열며 샴푸바 만들기 무료 체험을 진행한 적이 있다.

 
                  지구샵 네이키드 포장 제품들 (사진 : 직접 촬영)

 

화장품 업계 외에 식재료 상점에서도 플라스틱 줄이기에 대한 열정이 이어지고 있다. 마트에 가보면 소포장 되어 있는 식재료들이 만연한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종이상자나 용기에 잘 포장되어 있다고 한들, 물에 젖거나 다른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한 겹 더 씌워진 비닐포장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거나 뜯겨져 있다면 흔히들 그 제품을 꺼려하기 마련이다. 필자 역시 녹원에서 일할 당시에 온라인 판매하는 양갱세트 상자를 비닐로 실링하다가 조금이라도 구멍이 생기면 그 비닐을 다 뜯고 다시 포장하기를 여러 번 반복했었다. 완벽한 포장상태만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보틀앤스쿱’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그 생각을 완전히 깰 수 있었다. ‘보틀앤스쿱’은 마포구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그로서리이다. 필자의 거주지 상가에 위치해 호기심에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유기농 곡류, 연근칩, 공정무역 초콜릿 등 간식을 비롯해 말린 나물류와 과일류, 갖가지 맛의 그래놀라, 소스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다른 제로웨이스트샵과 마찬가지로 고체 샴푸와 치약, 화장품, 그리고 비건제품 등 역시 진열되어 있다. 장바구니 사용을 넘어서 식재료를 하나하나 구입할 때도 쓰레기가 없는 것이 가능한 형태였다. 가장 좋았던 것은 페퍼론치노, 핑크솔트, 바질, 파슬리 등 한 번 요리할 때 아주 적은 양만 필요하였던 소스류도 판매한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소스류의 경우 큰 맘 먹고 구매했다가 필요 이상의 양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나 거의 대부분의 양을 폐기했던 기억이 있기에 획기적이라고 생각했다. ‘보틀앤스쿱’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재사용품 회수와 자원 회수도 이뤄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유팩, 멸균팩, 플라스틱 뚜껑 및 빨대, 브리타필터를 회수하여 각각 알맞은 단체로 보내 재활용 및 새활용이 되게 한다. 그리고 매장에서도 아이스팩, 밀폐용기/공병, 장바구니/쇼핑백도 받아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이렇듯 필환경시대가 대두함에 따라 화장품, 식품업계, 유통업계 등 다양한 곳에서 제로웨이스트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제품들과 식재료들이 포장없이 판매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아주 긍정적인 현상이다. ESG 실천은 개인이라고 어려운 것이 전혀 아니다. 장바구니 사용과 더불어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포장 제품들을 무포장 제품들로 바꾸어 구매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민주 바람 저널리스트  koreacs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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