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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소비하는 MZ세대? 즉석사진은 나몰라라
  • 바람저널리스트 (김민주)
  • 승인 2022.05.23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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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만나면 거의 필수 코스로 거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즉석사진기로 인증 사진 남기기이다. SNS를 이용하여 간단한 설문을 통해 직접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4명 중 102명이 ‘즉석사진을 1장 이상 가지고 있다(1번 이상 찍어봤다)’고 응답했다. 2010년 이전까지 유행했던 스티커 사진의 시대가 끝나고, 2017년 ‘네컷사진’을 주축으로 즉석사진 브랜드의 시대가 대두했다. 1+1장에 4000원에서 5000원에 형성된 저렴한 가격에 친구들과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점과 자신이 제일 잘 나오는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은 MZ세대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 유행의 시작을 연 것은 엘케이벤쳐스의 ‘인생네컷’이라는 브랜드로 현장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화면 터치만으로 바로 인화할 수 있는 사진 인화기를 통해 즉석사진 브랜드의 시대를 개척했다. 현재 서울Ÿ경기 지역에만 170개의 매장이 존재하며 전국에 걸쳐 총 358개의 매장을 자랑하고 있다(2022.05.10. 기준). 인생네컷의 흥행으로 포토이즘, 셀픽스, 포토 시그니처, 하루필름 등 비슷한 브랜드들도 등장해 그 유행을 이어가고 있다.

(경희대 늘어선 즉석사진의 대표적인 브랜드 – 직접 촬영)

 

요즘 가장 핫한 즉석사진 브랜드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하루필름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루필름은 대표적인 브랜드 6곳 중에서 2021년 중순에 런칭하여 시작이 가장 늦었지만 거의 1년 만에 전국 70여 개의 매장으로 확장하였다. MZ세대는 도대체 몇 장의 사진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필자의 즉석사진들을 세어보았다. 인생네컷 39장, 포토이즘 18장, 셀픽스 18장, 하루필름 8장, 기타 6장 총 89장을 가지고 있었다. 비슷한 나이 또래의 인물들에게 각자 모두 몇 장의 사진을 가지고 있는지 간단한 인터뷰도 하였다. 23세 안 모 씨는 ‘약속을 나갈 때마다 인증샷을 거의 매번 남기다 보니 벌써 182장이나 모았네요. 거의 40만원이나 되는 돈이 즉석사진으로 나간 지 몰랐어요. 조금 충격적이지만 다 추억이니까요.’라며 답했다. 현재 군 복무 중에 있는 23세 김 모 씨 역시 ‘즉석사진을 40장 정도 가지고 있는데요, 훈련소 들어가기 전에 다 가지고 들어왔어요. 훈련 기간 동안 수백 번도 더 본 것 같네요.’라며 즉석사진이 주는 장점을 언급했다. 22세 이 모 양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약속을 많이 나가는 편도 아니고, 사진을 많이 찍지도 않는데 74장이나 가지고 있네요.’라며 직접 세어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도 조사해 보았다. 2022년 5월 10일 기준, #인생네컷은 91.4만 개, #포토이즘은 13.3만 개, #하루필름은 14.4만 개 등 보통 즉석사진은 게시글로 업로드하기보다 스토리 기능을 통해 24시간 동안만 띄워 놓는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게시글 수가 이정도에 이른다는 것은 그 유행이 엄청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선 인터뷰를 마치며 마무리 멘트로 즉석사진이 미치는 환경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추가로 물었다. 세 명 모두 예상치 못했던 질문이라면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즉석사진 부스에 비치되어 있는 비닐을 언급했다. 즉석사진을 찍은 후 사진이 찍히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닐봉투에 넣어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얇은 비닐봉지가 썩는 시간은 흔히 500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개개인에 따라 찍은 즉석사진의 개수는 천차만별이겠지만 즉석사진의 전국적인 규모와 유행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소비되는 비닐의 개수도 엄청날 것이다. 심각한 기후 위기와 쓰레기, 환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금, 즉석사진의 유행은 달갑지 만은 않다.

 

(즉석사진 부스에 비치된 비닐들 – 직접 촬영)

 

즉석사진을 보관하는 비닐뿐 아니라, 사진 그 자체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세 명 모두 사진 자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고, 필자 역시 사진이 종이라는 인식 때문에 재활용되지 않을까 짐작했었다. 그러나 인화지가 종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재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명백한 오해였다. 사진의 보존을 위해 종이 위에 플라스틱과 메탈로 코팅처리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화학물질들이 방수처리와 빠른 건조를 위해 사용되며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환경에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한다. 종이류로 배출할 수 있는 사진은 손으로 찢었을 때 찢기는 것들뿐이며, 그 외에는 폐기 시 종이류로 분류해서 버리면 안 된다. 최근에는 인화지가 아닌 투명필름에 인화되는 형태의 즉석사진도 등장하며 그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5월 9일 새벽 1시경, 기업 및 가게용 인스타그램 계정을 제외한 지인들이 업로드한 스토리는 총 60개로 그중 9개가 즉석사진을 인증하는 사진을 포함하고 있었다. 추억을 남기기 위해 즉석사진을 찍는 것을 막을 순 없겠지만 우리는 모두 즉석사진이 미치는 환경에 대한 영향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이미 함께 찍었던 사람이라면 다음을 기약하기, 인화 대신 폰카로 촬영하기, 인화하고 비닐 가져가지 않기 등이 있다. 물론 기업들의 노력이 더 시급해 보인다. 우선 부스 안에 비닐을 더 이상 비치하지 않는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인화 외에 다른 옵션을 제공하는 것도 제안하고 싶다. 몇 년 전부터 즉석사진을 이미지와 동영상 파일로도 간직할 수 있게 QR코드가 함께 인화되기 시작했다. 즉석사진 기업들 차원에서는 인화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QR코드나 번호 입력 등 사진 파일만 전송받을 수 있는 선택지도 함께 제공한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한다면 MZ세대의 가치소비 욕구를 자극하면서 한층 더 좋은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바람저널리스트 (김민주)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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