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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정여진(바람 저널리스트)
  • 승인 2022.05.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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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도 없는 저걸 왜 타.. 뭘 얼마나 빨리 가려고.. 결국엔 하늘나라로 빨리 가버리는데...”
전동킥보드 관련사고 뉴스에 달린 댓글이다. 지난해 5월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도로교통법이 강화되었지만 여전히 도로 위 무법자들이 만연하고 그로인한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2일 새벽 서울에서 전동킥보드 한 대를 두명이 함께 타다 승용차와 충돌해 20대 남성 두명이 사망했다. 지난 3일 경기 수원시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던 50대 여성이 버스와 부딪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여성은 신호위반이나 음주운전을 한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안전모도 착용하고 있었지만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숨졌다.

 

전동킥보드는 근거리 이동의 용이성과 친환경성이라는 장점이 부각되며 혁신적인 이동수단으로 주목 받았다. 차도가 막히는 출퇴근 시간에는 이동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전동킥보드가 보급되기 시작한 2018년 이후부터 매년 증가하고 있는 전동킥보드 안전사고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법제처에 따르면 2017년 195건, 2018년 229건, 2019년 257건, 2020년 11월을 기준으로는 571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운행사고 수치가 가장 높고 고장이나 불량, 화재나 감전 원인 등 다양한 유형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1년 5월 13일부터 적용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체적으로 전동킥보드자체를 원동기와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무면허 운전이 금지되며 탑승정원도 1대당 1명으로 정해졌다. 주행 시에는 안전 헬멧을 꼭 착용해야 하고 인도가 아닌 자전거 도로나 차도 오른쪽 갓길로 운전해야 한다. 음주운전 단속도 강화 되었다. 이 법안들을 어길 시에는 20만원 이하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법안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채널A가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개정된 규정을 다 지키고 전동킥보드를 이용해보니 원래 자전거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도로 폭이 좁은 우리나라 차도에서 오른편 주행은 킥보드 운전자와 차량 운전자 모두에게 사고 유발 가능성이 높다. 자전거 도로 또한 완비되어 있는 곳이 매우 적고 그나마 제대로 깔려있는 자전거 도로마저도 중간 중간 끊겨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처럼 인구가 집중되는 곳의 보도는 보행자가 통행하기에도 충분하지 않은데 이러한 보행자 겸용 자전거 도로에 전동킥보드가 끼어들면 자전거, 보행자, 전동킥보드 모두 사고 위험이 커진다. 모빌리티연구소 차두원 소장은 “시속 10km 전후와 최고속력 시속 25km인 자전거와 전동킥보드의 속력 차이도 사고 위험성을 높인다.”며 “게다가 자전거 도로 바로 옆은 난간 없는 차도인 경우가 많아 충돌이 일어나면 차도로 넘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렇다고 인도로 주행하는 것은 위법이다. 더불어 주로 보도블럭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보행자도로는 길이 울퉁불퉁하고 경사가 심한 곳이 많아 전동킥보드를 이용했을 때 안전성, 기계의 수명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적합하지 못한 실정이다.

 

유럽의 도시나 하와이, 일본 등 해외국가는 자전거 이용률이 높아 전용도로도 잘 완비가 되어있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전국의 자전거 전용 도로 설치율이 92%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 75%의 자전거 도로 중 서울에만 65%로 대부분 몰려 있고 거의 보행자 겸용 도로이기 때문에 소리가 나지 않는 전동킥보드와 보행자간 충돌위험이 높다. 결국 이들이 안전하게 다닐만한 도로는 없다.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국가들 보다 공유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도로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법제도로 이들을 위험한 일반도로로 내몰고 있다. 전동킥보드 보급률에 맞는 전용도로가 더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해외에 비해서 우리나라에 전동킥보드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워싱턴DC 등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들의 평균 대수는 7,000여대 수준이다. 반면 대한민국 서울의 경우 현재 5만5,000여대가 넘는 공유 전동킥보드가 길 위에 있다. 운영 대수에 대한 지자체 제한 권한 유무도 프랑스 파리, 노르웨이 오슬로 등 해외 도시들은 주도적으로 시행 중인데 반해 국내는 등록만 하면 전동킥보드 사업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도시 내 전동킥보드 수에 상한선을 두는 ‘허가제 체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9년 서울시의회가 발표한 ‘퍼스널 모빌리티 현황 및 쟁점 사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동킥보드 수요는 2019년 약 9만 6,000대였는데 2025년 수요는 약 45만 대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면서 전동킥보드 산업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효율성 있는 법안, 안전과 질서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안전인식 전환, 효율적인 법안, 도로환경의 개선이 동시에 필요하다. 편리함과 친환경적이라는 큰 장점을 가진 전동킥보드가 사람들의 보행권과 안전을 침해하지 않고 지속가능하길 바란다.

정여진(바람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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