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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변하지 않으면 기후가 위험하다
  •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
  • 승인 2022.05.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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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비트코인의 환경오염. 셔터스톡)

기후가 아닌 코드를 변경하라

최근 가상화폐의 상징과도 같은 비트코인의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세계적인 환경운동 단체 그린피스는 비트코인의 채굴 방식을 바꾸기 위해 60억 원짜리 광고 캠페인에 나선다고 밝혔다. 해당 광고는 그린피스 미국 지부와 가상화폐 리플의 개발자로 알려진 크리스 라슨(Chris Larsen)이 함께 ‘기후가 아닌 코드를 변경하라(Change the Code, Not the Climate)’라는 메시지를 담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크리스 라슨은 자신 재산 가운데 500만 달러(한화 약 60억 4,750만 원)를 캠페인에 투자했다. 그 외에 테슬라의 CEO로 잘 알려진 일론 머스크, 트위터 공동창업자 잭 도시 등 유명 인사들의 동참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광고 캠페인이 중점에 두는 부분은 비트코인 채굴장들을 상대로 비트코인의‘작업증명(Proof of Work)’방식을 바꿀 것을 경고하고, 현재 채굴 방식의 환경오염 문제를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캠페인 공식 웹 사이트에는 비트코인이 기후를 파괴하는 기술이라는 이유를 크게 4가지 제시했다.

 

1. 비트코인이 스웨덴보다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

2. 비트코인은 지구의 온도를 최대 2도 올릴 수 있다.

3. 비트코인은 화석 연료 사용을 촉진한다.

4. 소프트웨어 코드 변경으로 비트코인의 전력 소비를 99.9% 줄일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작업증명’이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많은 전력을 소모하고 기후를 파괴하는 것일까. 가상화폐에서 비트코인 등의 코인을 얻는 작업을 채굴이라고 부른다. 채굴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연산 과정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우리가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특정 문제를 풀면 보상으로 코인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데, 이 과정을 작업증명이라고 부른다. 즉 빠른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서는 고도의 연산 능력을 갖춘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하다. 고사양 컴퓨터를 돌리기 위해서는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심지어 채굴된 비트코인이 늘어날수록 남은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푸는 연산 과정은 점점 더 복잡해져 많은 시간과 전력이 필요하다.

(사진 2-비트코인과 전력 사용량 상위 30개국 간 비교 그래프. 케임브릿지 대안 금융센터)

비트코인이 기후파괴의 주범?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고 있는 전력이 어느 정도이기에 그런 것일까.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안 금융센터(CCAF)는 2021년 2월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유지되는데 사용된 연간 전력량이 121.3TWh를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최대 전력 사용국 30위 안에도 들어갈 수 있는 양이며, 비트코인의 연간 전력 소모량은 30위인 아르헨티나(121TWh)를 넘어 29위인 노르웨이(122.2TWh)에도 근접한 소모량을 보였다.

높은 전력 소모량과 더불어 더 큰 문제는, 비트코인 채굴장들이 상대적으로 전기 요금이 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개발도상국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화석연료 발전소에 의존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비율이 높다. 즉, 비트코인 채굴이 높은 탄소배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21년 진행한 한 인터뷰에서“비트코인은 인류에게 알려진 그 어떤 방식보다도 거래당 많은 전기가 소비된다.”며 비트코인을 비판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21년 비트코인 채굴 순위 6위였던 이란은 2020년도 말 비트코인 채굴장의 과도한 전력 소모 때문에 채굴장 일대에 대규모 정전 피해가 있었다. 이에 21년 1월 이란 정부는 1,620개의 가상화폐 채굴장을 전력 소비 과다의 이유로 강제 폐업시킨 바 있다. 앞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한 그린피스도 이미 작년 5월부터 비트코인으로는 기부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도 비슷한 시기에 북미 비트코인 채굴자들에게 비트코인 채굴 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설득하고, ‘비트코인 채굴 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비트코인이 기후파괴의 주범은 아니다.’라는 주장도 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의 전력 소모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 아니라고 반론한다. 가상자산 운용사인 갤럭시 디지털은 2021년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전력 소비량은 허용 가능한 에너지 사용 수준이며 이는 강제적으로 막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가상자산 운용사 반에크에서도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사용하는 전력의 76%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비트코인 최대 채굴지였던 중국도 화석연료를 사용해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 당국에서 가상자산 산업을 금지하여 우려할 상황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비트코인은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어디에서든 채굴이 가능하기 때문에 채굴작업에 유연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높은 유연성은 앞으로 주거지역이나 산업시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진행되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과 접목하여 산업을 성장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과 지속가능성

그린피스에서 진행하는 광고 캠페인은 다음 달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일간지와 경제 매체, 소셜미디어로 잘 알려진 페이스북에도 실릴 예정이다. 하지만 해당 캠페인을 두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얼마나 잘 전달될 것인지, 실효성이 있는 대안인지 의문을 가지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비트코인 이슈가 많이 알려졌던 2017년에도 비트코인 코드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사용자들의 반발로 실패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채굴 시 많은 양의 전력을 소모한다는 것은 캠페인을 찬성하는 이들과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 모두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환경단체 시에라클럽의 마이클 브룬 또한 “이번 캠페인은 반 비트코인 운동이 아니라 비트코인 네트워크 코드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해당 캠페인을 통해 지속가능성 있는 비트코인 채굴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사진 3- 지속가능한 비트코인. 셔터스톡)

이제 비트코인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금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와 가까운 자원이 되었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하였고, 최근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선 자국의 화폐 가치가 불안정해지자 비트코인이 대체 화폐로 떠 오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비트코인이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채굴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비트코인의 미래는 코인 채굴 시스템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고경수(바람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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