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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인간의 창작 가치사슬

 다음은 일본의 껌 브랜드 ‘클로렛츠’가 기획한 두 광고이다. 두 광고의 주제는 모두 “빨리 입을 상큼하게, 10분 동안 오래가는”이라는 문구다.

 

(사진1)=유튜브 광고 영상 캡쳐(https://www.youtube.com/watch?v=rDEBTmYd-EY&t=1s)

첫 번째 광고는 도시 한복판에서 지친 개가 주인공이다. 도시에서 닳고 닳은 개는 어두운 도시 길바닥에 엎드려 좌절하고 있다가 클로렛츠 껌을 먹게 된다. 개는 상쾌한 껌의 맛에 감탄하여 하늘로 날아오르고 광고의 배경은 어두웠다가 밝은 하늘로 전환된다. 개가 입에서 내뿜는 초록색 물체는 상쾌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사진2)=유튜브 광고 영상 캡쳐(https://www.youtube.com/watch?v=6DJgC_j2xiw)

두 번째 광고는 한 여성이 푸른 하늘 아래서 클로렛츠 껌을 먹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껌을 먹고 커다란 흰 도화지에 붓으로 ‘입을 상큼하게 10분 오래감’이라는 광고 문구를 적는다. 전체적으로 밝고 청량한 배경으로 구성되어 상쾌함을 강조한 광고이다.

 

이 두 광고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 다른 하나는 인간이 제작한 광고이다. 2016년, 클로렛츠는 두 가지 광고를 홈페이지에 공개하였고, 투표를 통해 ‘광고 창의성 대결’을 진행했다. 어떤 광고가 인공지능이 제작한 것인지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더 창의적이고 마음에 드는 광고를 투표한 결과 54% 대 46%로 인간이 제작한 두 번째 광고가 높은 표를 얻었다. 하지만 근소한 차이라는 점에서 인간뿐만 아니라 인공지능도 광고를 창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였다.

 

#인공지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등장

 

이 대결은 광고회사 맥켄에릭슨이 개발한 인공지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베타(β)’ 로봇이 있어서 가능했다. 베타는 광고제작의 목적으로 개발된 로봇이다. 현재, 회사 사원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광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광고 대본을 작성하여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일을 한다. 많은 양의 정보를 분석하는 것이 사람에게는 어렵지만 로봇은 상대적으로 쉽게 하기 때문에 다른 사원들에 비해서 훨씬 효과적으로 광고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베타뿐만 아니라 광고회사 덴쓰의 인공지능 카피라이터 ‘아이코(AICO)’, 디지털마케팅 플랫폼 알리마마의 인공지능 카피라이터 등 많은 회사들이 광고를 제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해왔다. 즉, 인공지능이 창의성이 필요한 광고제작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가치사슬

 

인공지능의 활용은 광고뿐만 아니라 예술의 많은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19년 등장한 ‘아이다’(Ai-Da)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 과정과 유사하게 그릴 수 있다. 카메라를 통해 주변의 정보를 받아들인 후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하여 붓을 들고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로봇이다. 아이다는 2021년 5월에 영국 런던의 디자인박물관에서 ‘아이다의 자화상’을 주제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전시회에서 그녀는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Where does she get her inspiration?)”라는 가디언 기자의 질문에 “많은 아티스트들에게서 영감을 얻는다. 특히 관중과 소통하는 아티스트들에게서 영감을 받는다.(I am inspired by many artists, I particularly am inspired by those who connect with their audience.)”라고 답을 하기도 하는 등 대화를 나눈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아이다가 그린 자화상들에서 그녀만의 독특한 개성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다가 전시회를 통해 그림으로 100만 달러에 달하는 경매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는 점은 인공지능이 예술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사진3)=런던 디자인 박물관에 전시된 인공지능 화가 아이다의 자화상 중 한 점./출처: ‘아이다’ 인스타그램(@aidarobot)

이외에도 로봇 기자와 로봇 문학가 등 창의력이 요구되는 다양한 창작 분야에서 인정받는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이라고 믿어졌던 창작능력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아직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 작품을 많이 소비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점점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변화하면서 인공지능이 만든 음악, 그림, 시나리오를 읽는 시대가 보편화될 수 있다.

 

#누가 더 가치있는가?

 

아이다와 같은 인공지능 예술가들이 주목받으면서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업을 통해 보다 더 발전된 예술 시장이 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예를 들어, 광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과의 협업을 통해 더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최근 선보인 인공지능 '아이작'(AiSAC) 사업은 대중들에게 광고 창작을 지원하는 웹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아이작은 기존의 광고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영상인식기술을 접목하여 영상 속 객체정보를 추출하고 정보를 무료로 공개한다. 광고 크리에이터가 광고를 기획하기에 앞서 사전 자료조사 단계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창의성이 필요한 스토리보드를 작성해주는 기능도 제공하여 크리에이터의 반복적인 작업을 줄여준다.

(사진4)=광고 개요를 분석을 제공해주는 아이작 홈페이지./출처: 아이작에서 공개한 시스템 개요

이처럼 인공지능이 아이다와 같이 창작하는 주체로 성장하고 있지만 인간 창작가들의 창작을 위한 도구로써 사용될 수 있다. 서로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협업을 통해 교감함으로써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다 프로젝트의 관리자 에이단 멜러(Aidan Meller)는 BBC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다는 우리 시대의 질문인 미래 기술의 이용과 남용, 그것이 제기하는 위험, 그리고 실제로 우리가 어떤 미래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의 목표는 이와 관련된 토론을 촉발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는 인공지능을 인간에 대한 위협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시대로의 이행을 고민하며 상생을 위해 계속적으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주현 바람저널리스트

이주현(ESG기자단)  sarka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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