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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소한 즐거움을, 크고 많고 넓은 당신에게- 대기업의 K-POP 산업 진출, 단순한 ‘확장’ 인가, 무자비한 ‘장악’ 인가.

CJ를 시작으로 한국의 거대자본인 카카오,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연예 기획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CJ ENM은 이미 콘텐츠 산업의 큰 손으로, 영화, 방송, 음악의 제작부터 유통, 판매까지 전반적인 모든 과정에 참여하여 대중문화예술산업에 정착한 지 오래다. 최근 몇 년 동안 다른 대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자회사와 관계사로 몸집을 키워 엔터 산업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 결정권은 대주주인 거대 자본 기업에 있지만, 인수된 엔터테인먼트들이 기존에 해오던 독자적 업무는 계속해서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생산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K-POP을 소비하는 방법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해 기존과 다른 시장의 형태를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기업의 K-POP 산업 진출로 인해 대중의 소비 행태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

 

하나의 공간, 다양한 아이돌 : 팬 커뮤니티 플랫폼

네이버의 브이라이브(V live)부터 빅히트의 위버스(Weverse), 그리고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Universe)는 다양한 아이돌의 팬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시킨다. 기존의 ‘팬 카페’에서 했던 것처럼 아이돌과 팬이 직접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은 물론, 해당 플랫폼을 통해서만 결제 및 시청이 가능한 독점 콘텐츠들로 경쟁력을 가진다. 또한 유료 팬 멤버십에 가입하면 전용 콘텐츠를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돌이 어떤 플랫폼에 입점했을 때, 팬들은 특정 콘텐츠들을 기대하게 된다. 다만 질에 비해 가격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계정으로 한 명만 볼 수 있고 실물 DVD가 제공되지도 않지만, 기본 30,000원을 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하며 유료 멤버십과는 별개다. 약간의 할인은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특전으로 아이돌의 포토카드를 증정하지만 가격만큼의 가치는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독점 콘텐츠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구매하는 팬들이 많다.

한편 해외 팬들의 팬덤 활동에 있어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의 팬 커뮤니티였던 온라인 카페는 모든 구성이 한국어 위주로 되어있어 가입부터 시작해서 해외 팬들에게는 장벽이 높았다. 플랫폼은 해외 팬을 위한 번역 기능이 활성화되어있고 플랫폼 내부에서 굿즈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배송이 번거롭지 않다. 방탄소년단과 같이 해외 팬덤이 큰 아이돌에게는 최적화된 환경이다.

/사진. 위버스의 내부 UI를 보여주고 있다. 직접 캡처.

 

획일화된 프로듀싱, 찍어 낸 아이돌?

소속사를 대표하는 유명한 아이돌 한 두 그룹 위주로 운영되는 중소 기획사는 그들만의 컨셉을 기반으로 활동이 기획된다. 기존 아이돌과 차별화된 독특한 모습들이 나오기도 한다. 대기업에 인수되었을 때도 동일한 체계로 운영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속해 있는 회사가 같아 전반적 작업이 비슷해져 간다. 대기업을 대표하는 프로듀서가 앨범 작업에 참여하면 협업이라고 해도 그 사람만의 색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힘이 큰 만큼, 음반 시장에서 같은 프로듀싱을 거친 앨범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이돌 그룹의 제작까지 맡아 시작부터 그들만의 아이돌을 하나의 상품으로써 ‘찍어 내는’ 것이다.

대기업은 거대 자본으로 자신들의 프로듀싱을 대량 생산하고, 일방적으로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다양성의 범위를 제한할 것이다. 결국 대중은 다양한 음악, 여러 컨셉을 보며 자신만의 취향을 찾을 기회를 잃게 된다. 전문가들도 지배구조에 따른 K-POP 산업의 수직화와 업계를 장악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사진. 하이브 엔터테인먼트(구 빅히트) 소속의 위부터 세븐틴(플레디스), 여자친구(쏘스뮤직), 방탄소년단이 비슷한 레트로 컨셉으로 활동하는 모습. 출처 공식 SNS

 

나의 일상까지 지배하지 않도록, 나만의 취향 지켜 내기

시장에서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생산자들은 만들어 낸다. 거대 자본이 대부분의 사업을 독식해 나가는 지금, 앞선 관계가 해체되고 있다. 생산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만들고 대중이 그것을 구매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살 수 있는 상품의 대부분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영역이었던 ‘덕질’의 영역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나의 취향을 찾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거대 자본이 ‘찍어 낸’ 사람들 중에서 찾아야 한다. 무차별적 흐름 속, 우리의 ‘취향’을 지켜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방적으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나만의 시각으로, 비판적으로 시장의 일원이 될 필요가 있다.

 

연윤서(ESG 기자단)  sustainability@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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