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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미래의 대학이 될 수 있을까?- 대학교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한계가 없는 세계

우리는 현재 서울에서 10분 만에 제주도로 이동해서 친구와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친구와 만날 카페를 10분 만에 만들고, 그 카페에서 앞으로 계속 텀블러와 커피를 판매할 수 있다. 제주도가 아닌 파리로도 10분 안에 이동해서 카페를 만들 수 있다. 10분이 아니라 1분 만에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가 아닌 조선 시대로도 이동할 수 있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이곳은 메타버스다.

(사진1)=(성산 일출봉(왼)과 교실(오)에서 찍은 사진/출처: 제페토 제주 성산 일출봉 맵(왼), 교실2 맵(오))

메타버스(Metaverse)는 ‘현실 세계(Universe)’와 초월의 의미를 가진 ‘메타(Meta)’의 합성어로 공간적으로 우주와는 또 다른 가상의 공간 세계이자, 자신을 대리하는 아바타를 통해 활동할 수 있는 세계다. 그리고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가능한 새로운 미래공간으로서 논의가 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 없이 자신이 원하는 곳에 가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만날 수 있다. 시간적 제약과 공간적인 제약 없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이후, 대부분 대학교에서 수업 방식을 비대면으로 전환했고, 많은 대학생이 학교에 못 가고 있는 현재, 오히려 기존 대학에서도 못했던 경험을 할 수 있는 세계가 열렸다. 이 세계가 미래의 대학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MZ세대와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현재 대학생이거나 미래에 대학생이 될 MZ세대의 특징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시대적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 윤헌준 교수는 <메타버스(Metaverse) 시대로의 원격수업: 새로운 상호 작용 및 소통을 향하여>라는 논문에서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며, 타인과 차별화된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고, 최신 동향에 민감한 특징을 보인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MZ세대가 어렸을 때부터 SNS(사회적 관계망 서비스)를 사용해온 덕택에 디지털 세상 속 새로운 자아를 만드는 데 익숙하다.”라고 하며, MZ세대가 현실 속 본(本) 캐릭터가 아닌 부(副) 캐릭터로서 메타버스에 잘 몰입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최재붕 교수는 중앙시사매거진에서 “MZ세대가 어린 시절 싸이월드에서 미니미도 만들어보고 BGM도 깔고 집도 꾸미고 도토리도 써보는 등 인터넷을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디지털 창조에 유리하다.”라고 하였으며, 새로운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MZ세대가 창조한 세계가 바로 메타버스라고 하였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현재 대학생들과 미래 대학생들의 의사소통이나 교육에 효과적인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M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상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대학과 메타버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사회 진출을 앞둔 대학생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까? 현재 메타버스는 일상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선거에서 아바타를 활용해 선거운동을 진행한 것처럼 선거 후보의 유세공간으로써 활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LG전자는 카네기멜런대 캠퍼스와 LG트윈타워를 실제 공간과 비슷하게 가상세계에 구현하여 사내수료식을 진행하기도 하였고, SK텔레콤은 순천향대학교 운동장을 가상공간에 유사하게 만들어내서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하였다. 이처럼 실제 공간을 대체한 행사를 진행하는 데에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또한, 해외 아티스트들이 콘서트를 여는 수단으로도 사용했다.

(사진2)=(조 바이든 선거운동 화면/출처: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제1858호)

메타버스를 이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플루언서들도 많이 생겼다. 누구나 아바타를 통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고, 누구나 아이템 판매 등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메타버스는 이처럼 현재 실제 공간만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세계가 되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제약 없이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만나 대화할 수 있고, 형식적인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회적 활동과 경제적 활동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이다. MZ세대에게 이러한 경험은 매우 의미 있는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실전적인 경험은 대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적 의미가 있을까? 호주의 비영리 교육단체인 FYA(the Foundation for Young Australians)는 2014년부터 ‘20달러 보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학생들에게 1인당 20달러를 나눠주고, 학생들이 그 돈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해서 20달러를 다시 갚는 실전형 교육 프로젝트였다. 단 20달러로 학생들이 사업을 실행할 수 있었을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동네 목장에서 나오는 분뇨를 비닐봉지에 담아 원예용 거름으로 팔기도 하고, 학교 한편에 카페를 열어 과자와 차를 팔기도 했으며, 매듭 염색 기법을 배워 양말과 티셔츠를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마음만 먹으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한다. 실전형 프로젝트가 학생들에게 실용적인 교육이 된 것처럼, 메타버스도 실전적인 교육을 위한 플랫폼으로 이용되어 학생들이 그 속에서 문제를 직접 해결해내기도 하고 본인들의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MZ세대의 메타버스 이용 현황

그렇다면 현재 대학생들을 비롯한 MZ세대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얼마나 잘 이용하고 있을까?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8월에 전국의 MZ세대 900명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의 실제 경험률과 이용 전환율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 대상자들에게 가장 인지율과 경험률이 높았던 플랫폼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으로, Z세대는 25.4%가 이용 경험이 있었고, 후기 밀레니얼(1989~1995년 출생자) 세대 중 15.9%가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하였다. 그러나 인지율은 Z세대가 69.9%, 후기 밀레니얼 세대가 52.4%로 꽤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그 외 제페토, 포트나이트, 로블록스의 플랫폼도 경험률은 MZ세대 모두 10%로 낮았지만, 인지율은 경험률보다 훨씬 높았다. MZ세대가 실질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지율이 높았고,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 어린 Z세대의 이용률이 더 높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친숙한 플랫폼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을 짐작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용률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이용률 자체는 아주 낮다.

(사진3)=(주요 메타버스 플랫폼 인지율 및 이용 경험률/출처: 대학내일20대연구소)

현재 MZ세대의 메타버스 이용률이 높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이용률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숙명여자대학교에 진학 중인 대학생 21명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의 단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메타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없는 대학생들은 8명으로, 메타버스의 사용방식이 복잡해 보여서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리고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는 사람도 있었다.

메타버스에 이미 익숙한 대학생들은 13명으로, 인터넷 통신에 의존해야 하므로 연결상태가 안 좋으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편하다고 하였고, 많이 사용해 본 플랫폼임에도 사용방법이 여전히 복잡하며 핸드폰으로 이용해야 해서 아직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리고 현실감이 아직 떨어져 몰입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메타버스가 미래의 대학이 되려면

메타버스가 미래의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의 이용률이 더 높아져야 한다. 위의 설문조사를 통해서, 이용률 증가를 위해서는 접근성이 높아져야 할 것이고, 이용 방법의 어려움과 불편함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메타버스가 현실과 구분된 가상세계고 실제의 ‘나’와 분리된 아바타로 체험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메타버스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만, 메타버스는 가상세계뿐만 아니라, 현실 위에 가상을 입힌 세계도 포함하는 개념이며, 기계를 착용해서 직접 현실의 ‘나’ 자체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도 메타버스 중 하나다. 이시한 작가는 <메타버스의 시대>라는 책에서 “현실과 가상현실이라는 구분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 현실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유니버스 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하였다. 메타버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실제로도 현실과 연결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더 많이 개발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MZ세대는 가상세계에 익숙하다고 하지만, 대학교가 MZ세대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기 때문에 더 넓은 연령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많은 사람이 어색함을 느꼈지만 결국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현재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메타버스도 과학기술의 발전과 기기의 발달로 우리에게 더 익숙한 세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 방식이다. 메타버스가 미래의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가 아니라 ‘학생’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 어떤 플랫폼을 이용하든, 어떤 방식으로 대학 생활을 하든, 결국 교수나 다른 학생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며, 학생들이 필요한 걸 얻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메타버스를 대학 교육에 활용하려면, 기존 대학이 갖고 있던 장점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현재 비대면 교육방식이 가진 장점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단행본

이시한, 2021, 『메타버스의 시대』

2. 논문

한송이, 김태종, 2021, 「메타버스 뉴스 빅데이터 분석: 토픽 모델링 분석을 중심으로」, 『한국디지털 콘텐츠 학회 논문지 제22권 제7호』

한상열, 2021, 「메타버스 플랫폼 현황과 전망」, 『Future Horizon』

윤헌준, 2021, 「메타버스(Metaverse) 시대로의 원격수업: 새로운 상호 작용 및 소통을 향하여」, 『기계저널 제61권 제8호』

최재붕, 2020, 「[최재붕의 ‘2020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개막’(8)] 포노사피엔스 시대에 바꿔야 할 9가지 관념(1)」, 『중앙시사매거진』

정준화, 2021, 「메타버스(metaverse)의 현황과 향후 과제」,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제 1858호』

김광집, 2021, 「메타버스 사례를 통해 알아버는 현실과 가상 세계의 진화」, 『방송과 미디어 제26권 3호』

 

3. 기사

임미진, 「[퓨처앤잡-미래직업 리포트] 20달러 쥐어주고 "창업해보라"는 호주, 세계 교육계는 인공지능과 맞설 실전 훈련이 대세」, 『중앙일보』, 2017.09.08

 

장효빈(ESG 기자단)  sustainability@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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