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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ESG영화제와 함께라면 새로운 세상은 가능하다”

“영화제가 청년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생활ESG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나누며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생활ESG영화제in남양주(PRE시즌),’ 안치용 집행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ESG’와 ‘청년’을 강조했다. 오는 9월 9일 개막하는 생활ESG영화제(LifeESGFF)는 이름처럼 생활ESG 가치 확산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제다. 안 위원장은 “영화를 위한 영화제라기보다는 세상을 위한 영화제”라고 설명했다. 영화제 일정에 따르면 개막일인 9월 9일부터 16일까지 총 8일간 경기 남양주시 일원에서 ‘오프라인 비(非)경쟁 상영회’가 열린다. 같은 기간 ‘세상을 바꿀 1.5분 생활ESG영상 공모전’, 캠퍼스 작은 영화제가 진행되며, 온라인 상영회를 병행한다. 특히 ‘세상을 바꿀 1.5분 생활ESG영상 공모전’은 지난 6월 20일 지원작을 받기 시작하며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오는 8월 31일까지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시민은 생활ESG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공모전에 지원할 수 있다.
 

                                                           성일권 발행인(왼쪽)과 안치용 집행위원장


성일권 발행인 안치용 집행위원장은 ESG연구소장이기도 합니다. 2007년부터 ESG의제 분야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시에 영화평론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생활ESG영화제를 위한 사람이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합니다. 어떻게 생활ESG영화제를 기획하게 되었나요. 

안치용 집행위원장 최근 ESG 바람이 거셉니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움직임이 ESG로 수렴되고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ESG의제 확산을 위한 시민운동으로 ‘생활ESG행동’이 3월 출범하였고, 생활ESG 의제 확산 방법의 하나로 영화제가 기획되었어요. ESG와 생활ESG라는 사회적 의제를 확산하고 이것을 전면화하는 방법론으로서 영화제는, 통상적인 영화제와는 다른 특이한 영화제의 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ESG연구소장이자 영화평론가로서, 영화평론가보다는 ESG연구소장의 입장에서 영화제를 기획했다고 봐야겠네요.


성일권 안 위원장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편집위원이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운영하는 ‘시네마 크리티크’ 필진의 한 분입니다. 2017년 시작한 ‘시네마 크리티크’는 한국 영화평단의 한 축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도 의미 있는 영화제인 생활ESG영화제를 응원합니다.
 

안치용 성일권 발행인이 생활ESG영화제 조직위원으로 들어와 계시고, ‘시네마 크리티크’ 필자인 서곡숙 평론가가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저와 성 발행인이 함께 소속된 국제영화비평가연맹(한국지부)은 생활ESG영화제 공동 주최기관입니다. 성일권 발행인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지지와 후원이 큰 힘이 됩니다. 

 

성일권 이번에 개최하는 영화제는 PRE시즌이고 여러 측면에서 통상적 영화제와 다르다고 말씀하셨는데, 우선 PRE시즌의 의미는 무엇인지 또 구체적으로 어떤 측면에서 통상적 영화제와 다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치용 영화제는 흔히 국내와 국제 영화제로 나뉩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에선 대표적인 국제영화제이죠. 또 영화제마다 ‘*회’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연륜을 쌓아가는데 특별히 ‘프리’라는 수식어가 붙을 때가 있어요. 이번 생활ESG영화제가 여기에 해당해요. 생활ESG영화제 명칭에 붙은 ‘프리’는 PRE로, 자유롭다는 뜻의 FREE가 아니라 ‘사전의’, ‘이전의’라는 의미를 갖죠. 정리하자면 프리 영화제는 정식 영화제를 준비하는 과정의 시험 영화제를 말합니다.

말씀드렸듯 생활ESG행동이라는 시민운동 단체가 출범하고 ESG의제를 확산하는 활동의 하나로 영화제를 준비하다 보니 시간이나 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정식 영화제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따라서 프리 시즌으로 개최하면서 조금 더 편하게 준비한다는 기분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일권 시간을 두고 준비해서 내년에 1회로 영화제를 출범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안치용 영화제만을 생각한다면 그게 맞겠지요. 최근 사회적으로 ESG가 매우 큰 이슈로 떠올랐고 이런 흐름에 힘입어 ESG의제를 보다 더 폭발적으로 분출하기 위해 영화제를 기획했어요. 여기에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는 상황을 고려했습니다. 대선에 맞춰 사회적 토론의 공간이 열릴 텐데 5년마다 돌아오는 이 기회를 놓치기 싫었습니다. 생활ESG의제를 공론장에 사회적 의제로 명확히 올려놓고 싶었습니다. PRE영화제로 추진한 것과는 무관하지만 청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라는 구상은 처음부터 확고했습니다. 영화제를 청년 놀이터로 만들자. 마침 생활ESG행동에서 청년ESG플랫폼을 만들기도 했고, 이게 생활ESG영화제의 중요한 기획의도의 하나입니다.

 

성일권 생활ESG 의제 확산, 대선 국면에 열리는 공론장에 ESG의제를 올려놓는 것, 청년이 놀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 마련이란 세 가지 측면에서 생활ESG영화제의 차별성을 엿볼 수 있겠네요. 세부적인 내용을 설명해 주세요.

 

안치용 영화제를 나누는 방법에는 국내ㆍ국제 말고도, 출품한 작품에 상을 주는 어워드 방식과 비경쟁 페스티벌 방식이 있어요. 생활ESG영화제는 비경쟁으로 오프라인에서 기성 극영화를 상영하지만 이 작품들을 대상으로 상을 주지는 않습니다. 대신 ‘세상을 바꿀 1.5분 영상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모전은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ESG의제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영상물로 받는 것으로, 이 공모전이 생활ESG영화제의 어워드라고 할 수 있겠지요. 공모전 출품 규격인 ‘1.5분’은 21세기 지표면 평균온도 상승제한 목표인 1.5℃를 상징합니다. 총 1,800만 원의 상금을 배정했어요. 생활ESG영화제가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내용입니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을 개최함으로써 ESG의제 확산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올해 PRE시즌을 무사히 마치고 내년에 정식으로 1회 영화제를 개최하면 기성 극영화에 ESG를 기준으로 어워드를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청년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축제 형식의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2학기 개강 즈음에 대학생이 기획하고 참여하는 캠퍼스 작은 영화제를 준비 중입니다. 현재 4개 정도의 행사를 기획 중이고, 내년엔 20개, 다음해엔 100개로 늘어나는 상상을 해봅니다. 영화제 기간에 청년ESG아카데미가 열려요. 청년ESG아카데미 행사에서는 TV방송 프로그램 등 대학생들이 선정한 ESG 관련 우수 영상컨텐츠를 함께 보고 PD 등 제작진을 초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이런 것들이 생활ESG영화제만의 특징이지 않을까 싶어요.

오프라인 상영회는 남양주시의 대표적인 장소에서 9월 9일부터 16일까지 15편의 기성 극/다큐멘터리 영화를 틀 예정인데, 코로나19가 잦아들어 계획대로 상영회가 열리기를 바랄 뿐입니다.

 

성일권 ESG는 말 그대로 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아우르는 말이잖아요. 따라서 상영작 선정 시 세 가지 주제를 어떻게 골고루 배분할 것인가 고민하셨으리라 생각돼요. 15편의 상영작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선정하였나요?

 

안치용 ESG는 어떻게 보면 종합백화점이죠. 환경, 인권, 민주주의 등 여러 의제를 포괄하고 있어서 기존의 환경영화제, DMZ영화제 등과 겹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생활ESG영화제는 일종의 메타영화제로, 올해는 여건상 다른 영화제와 함께할 수 없었지만 추후에 논의가 가능하다면 장애인, 인권, 환경 등 생활ESG영화제가 포괄하는 주제의 다른 영화제와 협업하여 생활ESG영화제를 기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생활ESG영화제의 오프라인 상영작은 남양주시의 공개된 장소에서 상영되기 때문에 전체관람가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해요. 따라서 이런 기준을 고려하여 자극적이지 않은 다큐멘터리, 에니메이션 등을 선정하였습니다. 환경, 난민, 가족공동체 등 여러 주제의 영화가 선정되었고요. 조금 신경 쓴 부분은 환경에 관한 논의는 많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주제가 환경에 편중되지 않도록 애썼어요. 물론 환경이나 노 플라스틱 같은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뤄도 좋을 테지만 프리 시즌이고 또 첫 영화제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ESG의제 전반을 다룰 수 있도록 상영작을 구성하였습니다.

 

성일권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죠. 왜 지금 ESG가 중요할까요? 

 

안치용 2020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가 연례 서한으로 ESG투자를 천명하면서 ESG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핑크의 서한이 ESG확산의 방아쇠를 당겼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지금의 ESG 열풍은 수십 년간 쌓인 변화의 염원이 ESG라는 가치로 수렴되었다고 봐야 해요. ‘이대로의 삶은 안된다.’,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신호들이 쌓여 곪은 염증이 터지듯 폭발한 것이죠. 1950년대 이후로 『침묵의 봄』, 『성장의 한계』를 비롯해 지속가능하지 않은 삶의 방식으로 지구를 운용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어요. 흥미롭게도 ESG라는 키워드로 그러한 논의들이 통합된 것이라 볼 수 있죠.

 

성일권 영화제는 ESG영화제가 아니라 생활ESG입니다. 생활ESG는 ESG와 어떤 측면에서 같고 또 다른가요?

 

안치용 생활ESG는 ESG흐름에서 독특한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ESG가 시대정신으로 의의를 가지며 자본시장에서 지속가능 기업을 선별하는 기준으로 사용되었다가 그 반영으로 이제 기업이 ESG 경영을 내세우게 되었어요. 요약하자면 ESG투자에서 ESG경영으로 이행한 것이죠. 이제는 생활영역 전반에서 ESG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핑크의 연례 서한 이후 불붙은 ESG를 사회 전반의 흐름으로 확장시키고자 하는 운동이 생활ESG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ESG→경영ESG→생활ESG의 전개이죠. 생활ESG는 사회ESG라고 해도 무방해요. 앞서 말씀드렸듯 생활ESG영화제는 ‘생활ESG행동’이 표방하는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장치입니다.

생활ESG영화제가 청년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ESG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아가 생활ESG의제가 공론장에서 더욱 많이 논의되어 국가나 사회 운영의 핵심 지침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자크 데리다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소개하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함께라면 새로운 세상은 가능하다”고 말했잖아요. 저는 이 말을 “생활ESG영화제와 함께라면 새로운 세상은 가능하다”로 바꿔 말하고 싶네요. . 

 

                                                                    안치용 생활ESG영화제 집행위원장


안치용 집행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세 가지 목표를 강조했다. 영화제가 (생활)ESG의제를 시장뿐 아니라 생활영역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 기여하는 것, 대선이라는 공론장에서 생활ESG가 확실한 토론 의제로 자리하는 것, 마지막으로 생활ESG에 공감하는 많은 청년이 영화제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조직위원회의 일원으로 생활ESG영화제의 성공을 함께 기원한다.

 

         
 

정리·김유라

 

이소연 기자  luxjin@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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