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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 최고의 삶은 가능할까
  • 서채운 지속가능저널 인턴 기자
  • 승인 2021.07.2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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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화 <나비효과>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 다시 돌아갈래!!” 영화 <박하사탕>의 유명한 대사다. 이 대사를 한 주인공 영호는 자기 자신은 물론, 자신의 가족, 첫사랑, 직업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속에 살고 있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삶과 그동안의 선택을 비관하며 기찻길에 몸을 내던진다. 우리 모두는 선택에 대한 고민과 후회를 경험한다. 매일의 점심 메뉴부터 진로 선택과 나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까지 끊임없는 고민과 후회 속에 살아간다. 과거를 후회할 때 으레 하는 생각이 한 가지 있다. ‘과거의 나에게 미래를 알려주고 싶다.’

 

영화 <나비효과>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나비효과>는 이와 같은 질문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나비효과>의 주인공 에반은 청소년 시기까지 만성 기억상실을 앓았다. 주로 그에게 트라우마를 준 사건들의 중요 부분만 기억을 하지 못하는 증상이었다. 에반은 이후 의사의 조언에 따라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매일의 일상을 기록하며 기억을 잃어도 기록이 남게끔 노력했다. 성인이 된 에반은 우연한 기회에 그 일기장을 다시 읽게 된다. 일기장을 읽은 에반은 과거의 해당 사건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에게는 일기장을 통해 타임 리프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에반은 이 능력을 이용해 과거를 바꿔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고군분투한다.

 

더 나은 삶이란

 

우리는 언제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고, 더 나은 선택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다. A안보다 B안이 낫지 않을까, 오른쪽 길보다 왼쪽 길이 낫지 않을까. 언제나 고민하고 고찰하고 후회하는 것이 바로 우리다. 이 때문에 우리는 <나비효과> 속 에반에게 몰입할 수밖에 없다. 불행과 평범 그 사이 어딘가를 살고 있는 에반이 최고의 삶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짠하며 한편으로는 공감이 된다. 자신뿐 아니라 친구들의 삶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그는 어떻게 보면 외로운 영웅과도 같다.

 

얼핏 보기에 에반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자유자재로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최소한 복권 당첨 번호를 가지고 과거의 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가? 하지만 만약 미래의 내가 과거로 돌아가 복권이 당첨된다고 해보자. 과연 그 이후 최고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까? 당첨금을 찾은 후 가족과 풍요롭게 살 수도 있지만, 사기나 투자 실패 같이 더욱 큰 불행에 휘말릴 수도 있다. 영화의 제목 <나비효과>처럼 과거의 작은 사건이 미래의 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반은 처음에는 자신의 첫사랑인 캐일리에게만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캐일리와의 관게에만 집중하자 그에 대한 영향으로 친구인 토미와 레니의 미래가 일그러졌다. 이후 에반은 캐일리, 토미, 레니, 자기 자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어떻게든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일은 점점 꼬인다. 영화가 보여주는 몇 개의 미래에서는 결코 모두가 최고로 행복하지 않다. 캐일리와 에반이 사귀는 미래에서는 토미가 그들을 갈라놓으려 위협한다. 캐일리, 토미, 레니가 행복한 미래에서 에반은 어릴 적 사고로 양 팔을 잃은 상태다. 어떤 미래에서 캐일리는 빛나는 대학생이지만, 어떤 미래에서 캐일리는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하고 있다. 에반의 말 한마디에 미래는 크게 뒤틀린다. 어제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에반이 내일은 정신병원 침대에 묶여 있을 수도 있다.

 

미래마다 다른 캐일리의 모습 / 출처: 네이버 영화

 

 

우리의 능력: 현재에 최선을 다하기

 

식상한 결론이지만, 이 영화는 우리에게 한 가지 깨달음을 준다. 바로 100% 만족스러운 삶은 없다는 것이다. 최고의 만족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현재 나의 행복은 물론 고통도 감내해야 한다. 한 가지가 만족스러우면 다른 한 가지가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반대로 모든 것이 불행해 보일지라도 그만큼의 행복이 숨어있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의 관점을 어디에 둘까’이다. 불행만을 바라보면 그 불행에 잠식될 수밖에 없다. 행복을 바라보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살 수 있다. 타인의 성공에 배가 아프고, 작은 선택 하나로 생긴 결과에 우울하더라도 그것에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딛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의 주인공 에반도 100% 만족스러운 삶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 가지를 달성하면 다른 한 가지가 망가지는 인생을 계속하던 그는 최고가 아니라 최선의 삶을 사는 것을 목표로 잡는다. 캐일리와의 관계, 레니와 토미의 바른 삶 모두를 성취하려 한 에반은 자신이 캐일리와 이어지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캐일리와 그녀의 오빠 토미의 부모님은 이혼을 했다. 어머니는 이사를 갔지만, 소아성애자인 아버지는 에반이 살던 동네에 계속 살았다. 캐일리와 토미는 에반과 함께하기 위해 아버지와 살기를 선택했다. 그 선택에는 어린 캐일리가 에반을 짝사랑한 이유가 컸다.

 

그 결과 캐일리와 토미는 소아성애자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했으며 씻지 못할 상처를 입어 비뚤어지게 되었다. 에반은 이들이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와 살도록 유도하기 위해 캐일리와의 첫 만남에서 그녀에게 안 좋은 기억을 심어준다. 그 결과 캐일리와 토미는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지만, 에반은 그들을 더 이상 만나지 못한다. 자신이 원했던 결론은 아니지만, 이것이 캐일리, 토미, 레니에게는 최고로 행복한 삶임을 알게 된 에반은 “과거를 상기시켜 줄 물건은 필요 없어”라고 말하며 자신의 일기장을 모두 태운다.

 

에반이 일기장을 불태운 후, 그는 더 이상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캐일리와의 관계나 토미, 레니의 삶에도 영향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능력을 얻었다. 과거를 생각하며 비통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 한발 한발을 조심스럽게 딛는 능력을 얻었다. 사실 이 능력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다. 주어진 역할에서,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일기장 없는 에반과 우리가 부릴 수 있는 요술이자 능력이다.

 

 

서채운 지속가능저널 인턴 기자  yess@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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