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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무너지는 대학 상권, 학생들은?
  • 정다경 바람 온라인 저널리스트
  • 승인 2021.07.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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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영업하던 가게도 문을 닫는 등, 캠퍼스 주변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 출처 : 본인 촬영

수십 년 영업하던 가게도 문 닫아

 

캠퍼스 주변에서 20여 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던 A씨는 지난해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들을 모두 해고하였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캠퍼스 교직원들로 항상 붐비던 식당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30여 년 가까이 상권을 지켜오던 슈퍼마켓도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얼마 못 가 문을 닫았다. 학생들이 캠퍼스를 드나들면서 자주 이용하고, 매년 대학교 축제 기간이 오면 대학교 학생회나 동문회에서 축제에 필요한 물품들을 대량으로 구매해갔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고 축제를 비롯한 여러 행사가 취소되면서 예년만큼의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결국, 슈퍼마켓은 30여 년 동안 지켜오던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수십 년 동안 캠퍼스 주변 상권을 지켜오던 터줏대감들도 무너질 정도였기에, 작년 한 해 폐업한 캠퍼스 주변 식당들의 수는 짐작할 수 없다.

 

캠퍼스 내 학생식당, 축소 운영하거나 철수

 

캠퍼스 주변 상권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캠퍼스 내에서 자리를 지켜오던 상가들도 하나둘 규모를 축소하거나, 떠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고려대학교 기숙사 학생식당을 운영하던 대기업 위탁 급식업체는 기숙사 측과 더 이상의 재계약 없이 학생식당 운영을 철수하였다. 1년 이상 이어진 팬데믹의 여파로 기숙사에 입사한 학생 수가 줄었고, 덩달아 기숙사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학생 수도 줄었다. 게다가 기숙사 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에 기숙사 학생식당이 포함되면서 식당을 이용하던 학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졌고, 이에 기숙사 측이 학사 내 외부 음식 반입을 허용하면서 학생식당 이용자 수는 더욱 줄 수밖에 없었다. 매출 감소로 인한 계속되는 적자로 결국 급식업체는 학생식당을 철수하였고, 학생식당이 위치했던 공간은 현재 학생들이 외부 음식을 가져와서 취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해당 위탁 급식업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고려대학교뿐만 아니라 대학교 학생식당을 위탁 운영하고 있던 전체 점포의 약 25%를 철수하였다. 고려대학교에서 학생식당 중 조식을 제공하던 학생회관 1층 학생식당과 애기능 생활관 학생식당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조식 제공을 중단하고, 중식과 석식만 제공하는 것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 불편 겪지만, 해결책 마땅히 없어

 

학생식당 철수는 사업 규모의 축소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피해들을 낳았다. 학생식당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었고, 학교 캠퍼스 주변과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식사를 해결하는 데 불편함을 겪게 되었다. 일부 학생들은 학생식당 운영 축소와 더불어 주변 식당들 또한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운영 시간을 줄이면서 아침 식사를 거를 때가 많고, 주말에는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아 식사를 해결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며 불편함을 호소하였다. 고려대학교 기숙사 측은 기숙사 내 학생식당 운영 종료에 대한 대책으로 외부 음식 및 배달음식을 학사 내에서 취식하는 것을 허용하였지만, 배달음식으로 인한 오토바이 소음 문제로 일부 학생들이 갈등을 빚기도 하였다. 학생식당 축소 운영 및 철수로 인하여 캠퍼스 주변 상가들의 매출이 증가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지만, 캠퍼스 시설을 이용하는 학생 수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하여 줄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부분 대학교의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위탁업체는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이용자들에게 판매하는 ‘박리다매’의 전략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 이용대상이 대학생인 만큼 단가가 3000~5000원 정도로 저렴하게 계약되므로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해서는 많은 학생이 이용할 것으로 가정하고 운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하여 대학교의 대부분 수업을 비대면으로 하게 되면서 캠퍼스 시설을 이용하는 학생의 수 자체가 줄었고, 자연스럽게 학생식당의 매출도 줄었다. 인건비와 운영하는 데 필요한 유지관리비를 제외하면 남는 이윤이 거의 없는 것이다. 위탁업체가 철수한 학생식당 자리에 다른 업체와 계약하고자 해도, 이용하는 학생 수가 적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수익을 내는 것이 힘들어 대부분 업체가 입점을 꺼리고 있다.

 

고려대학교 측은 주변 상권을 지키기 위해 대책으로나마 지난해 “상생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코로나19 상생장학금”의 명목으로 10만 원의 장학금 / 10만 원 기부 / 11만 원의 상생 쿠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11만 원의 상생 쿠폰을 선택할 경우, 고려대 캠퍼스 내 입점 매장 또는 지정된 캠퍼스 주변 상가에서 쿠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에게 상생 쿠폰을 지급하여 캠퍼스 내 및 캠퍼스 주변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주변 상권과 상생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대부분 학생이 11만 원의 상생 쿠폰보다는 현금으로 지급되는 10만 원의 장학금을 선택하였다. 거기에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캠퍼스 주변에 거주하는 학생 수가 줄었는데 선택지에 캠퍼스 주변 상가에서만 쓸 수 있는 상생 쿠폰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도 있다.

 

학교 측의 대책뿐만 아니라 여러 학생들은 의견을 모아 캠퍼스 주변 상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펼치기도 했다. 일부 가게들과 함께 다회 용기를 가져와 음식을 포장하면 할인해주거나 다음에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행해주기도 하는 방법 등으로 주변 상권에 대한 소비를 촉진하고자 하였다. 아직은 주기적으로 확진자 수가 대폭 증가하는 등 팬데믹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이러한 학생들의 작은 노력은 상인들에게 이 상황을 조금이나마 더 버틸 수 있는 희망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정다경 바람 온라인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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