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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반찬 참치 캔, 이 참치 누가 잡았을까
  • 김도희 바람 온라인 저널리스트
  • 승인 2021.02.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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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참치캔 / 출처 : 직접촬영


매년 최저임금 인상안이 나올 때면 나라는 항상 시끌시끌해진다. 고용주들과 피고용인은 항상 의견이 대립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정한 최저임금이 실효성을 띠지 않는 곳이 존재한다. 우리가 즐겨 먹는 참치 통조림. 전 국민이 소비하는 만큼 생산량이 많은 제품이다. 그 대량의 참치는 누가 잡고 있을까? 참치를 잡는 배에는 이주어선원이 있다. 베트남,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등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온 사람들이다. 2021년 기준 최저임금은 8,720원이다. 하지만 이들이 한 달에 버는 돈은 50~60만원에 해당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주어선원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한국인 선주와 선원들의 태도는 아주 악랄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은 아직 많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독자들이 이주어선원의 불평등한 노동 처우와 불평등을 유발하는 정책의 문제점을 인지하기 바라며 이글을 개진해본다.

 

이주어선원 노동환경

 

한국의 어선은 원양 어선과 연근해 어선으로 구분된다. 20톤 이상의 어선에는 수많은 이주어선원이 존재한다. 선원이주노동자 인권 네트워크 실태조사(2019)에 따르면 응답자의 96% 이상이 하루 12시간 이상의 노동을 했다고 밝혔다. 그중에서 57%에 해당하는 절반 이상은 18시간 이상을 일하기도 했다. 이토록 강도 높고 장시간ㆍ장기간의 노동을 하면서도 이들은 그에 맞는 적절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배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는 어선의 특성상 알맞은 숙식 환경이 갖춰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주어선원들은 20명이 같은 화장실을 쓰기도 하고 영양을 보충할 수 없는 식단과 염분이 있는 정화되지 않은 물을 마시고 있었다. 선주와 한국인 선원들은 이주어선원에게 폭행ㆍ폭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행동에는 이주어선원 출신 나라에 대한 낙인과 차별이 존재했다. 동남아시아 출신인 이주어선원들은 ‘후진국’에서 온 사람들이다. 선진국인 ‘한국’ 출신의 선주는 ‘후진국’에서 온 이주어선원을 함부로 대하고 지배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모습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며 저질렀던 만행들과 아주 닮아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폭행(폭언)과 임금 체불 , 숙식 환경 부실 등 많은 문제가 존재함에도 이들은 배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정책

 

원양어선과 연근해 어선의 정책을 모두 담당하는 해양수산부는 어선들의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해수부가 고시한 선원 최저임금에 외국인 선원에 대한 최저임금 고시는 빠져 있었다. 외국인 선원의 경우는 해당 선박소유자 단체와 선원노동단체, 즉 선주와 선원이 ‘개인적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라고 해수부는 고시했다. 이후 정해진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은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도 못 미치고 있었다. 해수부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사용자인 원양산업협회의 편의를 위해 이를 방관하고 있다. 이주어선원은 어떤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며 아주 적은 금액의 임금을 지불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그나마 받은 50~60만 원의 돈을 모두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주어선원이 한국을 들어올 때 이용하는 송입업체는 이주어선원으로부터 불법적인 수수료를 가져간다. 이 송출 수수료 중 이탈보증금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주어선원은 이탈보증금으로 돈은 물론 땅문서까지도 담보로 맡기게 된다. 이러한 불법적인 송출 수수료는 이주어선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한 이주어선원들은 송입업체나 선주에게 여권을 압수당한다. 이것은 엄연한 법 위반이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연근해어선 승선 외국인 선원 근로여건 개선 대책>에서 이주어선원에게 동의서를 받는 경우 통장, 여권, 외국인등록증을 선주나 송입업체가 보관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한다. 하지만 한국말을 구사하지 못하는 이주어선원들에게 동의를 받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즉, 해양수산부는 충분한 동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불법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함께 고민하기 - 정부, 선주, 선원

 

배 이미지 / 출처 : 픽사베이

해양수산부는 어선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짐으로써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선 해수부의 차별적 최저임금 고시를 철폐할 필요가 크다. 한국에 이주어선원으로서 노동 하러 온 이들은 자국에서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성인 남성들이다. 이곳에서 일 하고 돈을 받지 못한다면 그 영향은 자국에 있는 가족들한테까지 미칠 것이다. 또한 이들의 휴식 시간을 보장해주고 어선 내부의 휴식공간을 올바르게 갖출 것을 제안한다. 이주어선원은 인간의 권위를 누리며 청결한 환경에서 일한 권리가 있다. 여권 압수 관행 또한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 여권 압수는 엄연한 불법임에도 해수부와 선주가 그 사실을 무시함으로써 지난 시간 동안 관행으로 굳어졌다. 불공정한 노동이 이뤄질 시에 이주어선원이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여권 압수는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정부와 선주의 입장만을 고려한 정책이 아닌 당사자의 입장도 충분히 개입되어야 한다.

 

사실상 이주어선원은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대가를 받지 못하는 현대판 노예다. 정부는 이주어선원의 노동 착취를 방관하는 것이 아닌 하루빨리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건강한 생산 과정을 통해 생산된 먹거리가 우리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가져다준다. 선진국이 후진국에 자행하는 권력이 이제 그만 멈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도희 바람 온라인 저널리스트  yess@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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