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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평등을 외치는 목소리
  • 김유진 바람 온라인 저널리스트
  • 승인 2021.02.01 14:45
  • 댓글 0
출처:픽시베이

 

페미니즘의 도래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며 이제는 모든 인간이 동등하다는 관념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사각지대에서는 여러 사회적 약자들이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것 또한 외면하지 못할 현실이다. 외국인,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 그 경우의 수는 무척이나 다양하다. 여성차별 역시 이러한 담론에서 결코 배제되지 못한다.

 

우리나라가 이전부터 남녀차별정책을 시행해왔던 것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조선후기부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여러 가지 제약을 받게 되었으며, 특히 사회 진출이 엄격하게 금지되기도 했다. 이와 같이 당시 여성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여성을 향한 차별은 정당화된다는 인식은 아직까지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잔존하여 일상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은 물론이고 법과 같이 공적인 영역에서조차 이러한 문제점들은 속속들이 드러난다.

 

반면, 이전과 가장 큰 차이점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급격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페미니즘’이 바로 대표적인 예시이다. 페미니즘은 이름 그대로 현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여성 인권을 끌어올려 종내는 남성과 동일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지향하는 사상이다. 이는 모든 것을 단순히 동일시하는 것으로 치부하는 ‘이퀄리즘’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이러한 페미니즘은 젊은 세대, 대표적으로 대학생들 사이에서 반항을 일으켰다.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대학은 하나의 작은 사회이며, 동시에 본격적인 사회생활에 들어가기에 앞서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는 공간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 공간 안에 모여 있고, 더불어 가장 사회의 흐름에 예민하다. 페미니즘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페미니즘에 관한 세미나를 진행하는 동아리, 모임 등이 숱하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하나의 대학 내에서 구성되기도 하고, 타 대학과 교류하기도 한다. 그들은 단순히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것을 넘어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나아가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한 시위에 참가한다. 그들은 최전선에서 기존의 통념과 불합리에 맞서 싸우고 있다.

 

물론 모두가 페미니즘 운동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아니다. 약 70여 명의 실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임에도 자기 자신을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유는 판이했는데, 이들 중 약 40%는“페미니즘 사상이 너무 어렵다”거나 혹은 스스로를 중립의 범주에 집어넣기 때문이었다. 26%는 그들에게 차별이 직접 와 닿는 요소가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들에게 페미니즘은 다가가기 어려운 것이었다. 여기에는 페미니즘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반영되어 있다.

 

대조적으로 일종의 선구자가 되어 페미니즘 운동을 주도하는 학생들 또한 존재했다. 그들은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물어보자 명료하게 답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성혐오가 아닌 것이 없었다”라는 것이다. 사회에 존재하는 불합리를 인지하자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차별들은 이제까진 너무나도 당연시되었던 것들이다. 같은 직책, 같은 일거리더라도 남성에 비해 낮은 연봉과,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매스컴을 통해서 매일같이 쏟아지는 성희롱들, 그리고 임신중절로 인한 죄를 물을 때 자연스럽게 잊히는 남성의 존재. 페미니즘을 접하자 이 전부가 이질적이고 원통하게 다가온다. 그렇기에 그들은 기꺼이 앞에서 맞서 싸우기를 택했다. “지치지 마라, 잠시 쉬었다가 다시 돌아오라, 분명히 세상은 바뀌고 있다” 실제로 그들은 끊임없이 목이 터져라 목소리를 내었다. 그렇게 그들이 쟁취해낸 승리는 무척이나 값지다.

 

페미니즘 동아리 세미나북, 출처: 김유진

 

위의 사진은 실제로 2020년 페미니즘과 관련된 세미나를 진행하는 연합동아리에서 발간한 세미나북의 표지이다. 이 안에는 페미니즘의 기본적인 정의부터 실제 여성들 및 학자들의 이야기, 그 외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와 같이 이 담론에서 배제되지 못하는 소수자들의 이야기들도 구체적으로 들어 있다. 이 책으로 세미나를 진행한 ‘모두의 페미니즘’연합동아리는, 홍익대나 동덕여대 등 각 대학에 지부를 두고 대학별로 주기적으로 모여 페미니즘에 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아가 낙태죄 위헌 시위 등에 동아리 깃발을 들고 참여하기도 했다.

 

평등한 세상을 위해 나서는 선구자들

 

대학 내 교양으로 여성학 강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어느 대학에서 여성학 강의를 진행하는 A교수는 학생들에게 어떤 사례 하나를 들어 우리 사회의 모순을 전한 바 있다. 자신의 강의를 듣고자 하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가 그 수업을 듣는 걸 꺼려했다는 것이다. 끝내 그녀는 그 수업을 듣지 못했다고 교수는 전했다. 이처럼 아직까지, 특히 남성에게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에 과격하다는 명목으로 막연한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단순히 호불호의 문제를 떠나서 성별 간의 갈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누군가의 ‘불편함’에 눈치를 보고 자신의 배움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지 못한다는 건 무척이나 애석하게 다가온다.

 

이미 사회는 변화하기 시작했고, 그 바람은 대학의 정문에서부터 조용히 불어오고 있다.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억지로 걸어가다가는 결국 폭풍에 휩쓸려서 날아가게 될 것이다. 이제는 앞만을 바라보던 고개를 잠시나마 돌려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사각지대를 바라볼 때이다.

김유진 바람 온라인 저널리스트  yess@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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