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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의회, 총기소지 금지법안 통과시키다

지난 3월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지역에서 50명의 무슬림 희생자를 낳은 총기난사 테러가 발생한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뉴질랜드 의회는 총기 소지의 위험성과 그 심각성을 깨닫고 더 이상의 총기난사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는 등, 법적 측면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 4월 10일 뉴욕타임즈 보도이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위치한 두 모스크에서 50명의 무슬림이 총기난사 테러로 희생당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뉴질랜드 의회는 120명의 의원 중 119명의 찬성으로 오늘(10일) 거의 대부분의 반자동화 총기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총기난사로부터 6일이 지난 시점에서 국민들 사이에서의 총기 사재기를 우려한 뉴질랜드 총리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이 내린 임시 총기 규제 조치가 영구히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뉴질랜드 의회의 이와 같은 신속한 대응은 미국에서 최근 다발적인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이후 발의된 전국적인 총기 규제 법안이 난항을 겪었던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뉴질랜드는 국가 내에서의 파괴적이고 위압적인 무기들에 대한 높은 접근성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비정상적인 행태는 오늘 끝이 날 것입니다.”법안이 통과된 수요일, 아던 총리는 의회에서의 연설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그녀는 또한 테러의 생존자들을 만날 때 “가슴에 손을 얹고” 그들을 마주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들에게 “우리나라의 제도와 법은 이 총들의 사용을 법적으로 허가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도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새롭게 통과된 법안은 군대식 반자동화 총기와 돌격용 반자동 소총의 소지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그러나 10발 이하의 탄피를 내장하는 탄창을 가진 22구경 소총이나 5발 이하의 탄피를 내장하는 탄창을 가진 엽총 등의 일부 반자동화 총은 여전히 허용될 예정이다. 크라이스트처치 총기난사에서 사용된 모든 총기는 금지될 것이며, 총기뿐만 아니라 저출력 총기를 고출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모든 부속품 및 탄창 역시 금지될 예정이다.

​중도 좌파 노동당을 이끄는 아던 총리는 의회 연설 도중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에서 총기난사 테러의 생존 피해자들과 만났던 경험을 이야기하다 끝내 울먹였다. 크라이스트처치 총기난사 테러에서는 사망자 50명을 제외하고도 부상자 50명이 발생했다.

​“생존 피해자들 모두 총상은 단 하나도 입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같이 여러 다른 상처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들은 그 상처들로 인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며, 정신적인 피해까지 생각한다면 이 테러가 그들의 삶에 미칠 영향은 이루 말할 수조차 없을 것입니다.” 의회 연설에서 아던 총리는 덧붙였다.

이전에도 이번 총기 규제 법안과 비슷한 법안이 의회에서 발의된 적은 있었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모두 통과에는 실패했다. 이전까지 뉴질랜드 최악의 총기난사 테러로 기록되었던 1990년 13명의 사망자를 낸 총기난사 이후에도 법안은 통과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번 규제 법안은 순조롭게 의회를 통과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새로운 법안이 통과되려면 발의된 이후 최대 6개월까지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다. 13000여명의 국민이 이번 법안과 관련해 정부에 자신의 의견을 제출했으며, 그 중 60퍼센트는 총기 규제를 찬성했다. 정부에 의사를 표현했던 국민들 중 일부는 의회 의원들과 진행한 대국민 청문회에 초청되었다.

​이들 중에서는 총기 규제에 대한 예외를 요청한 스포츠 목적으로 사격을 즐기는 사람들과 농부들 역시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허락한 총기 규제의 예외는 단 두 경우였다. 방역 사업자와 법적으로 등록된 총 수집가, 혹은 총을 유품이나 기념품으로 소장하고 싶은 개인의 경우가 그것이다. 총 수집가들은 총의 일부를 분리해 다른 장소에 보관함으로써 총이 작동 불가능한 상태로 보관되도록 해야 한다.

​아던 총리의 반대파인 중도 우파 지지자들 역시 의회에서 3월 15일의 테러 이후 그녀가 보여준 리더십을 칭찬했다. 오로지 자유지상주의 ACT당의 당수인 데이비드 시모어 의원 단 한 명만 이번 법안에 반대했다.

​시모어 의원은 그가 총기 규제 법안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회가 법안의 통과를 너무 서두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런 식의 입법은) 공공의 안전을 증진시키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마치 정치극의 일부 같다.”시모어 의원은 이와 같이 말하며 금지된 총기를 유통하는 암시장의 성장을 우려했다.

​아던 총리는 의회가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다음과 같이 말하며 불식시켰다. “이 문제에 대해 저는 이 간단한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께서 뉴질랜드가 총이 사용될 만한 나라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죠. 만약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면, 신속하게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동의하시는 것이겠죠. 저는 과정을 운운하며 논쟁을 벌이는 것은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봅니다.”

많은 비평가들은 법안이 통과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총기 규제가 제대로 실시되기 위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보았다. 정부는 이에 대하여 개인이 소지하는 무기를 등록하도록 요구하는 등 추가적인 조치를 연말까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 있는 모든 총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뉴질랜드 경찰 협회의 협회장 크리스 카힐(Chris Cahill)은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또한 총기 소지자들에게 많은 총기를 소지하는 데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밝히게 해야 한다며, “그것은 이제까지는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던 점”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이슬람교 지도층 역시 새로운 법안은 더 많은 규제의 시작점을 알리는 것일 뿐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이 법안은 진작 통과되어야 했을 법안이죠.” 뉴질랜드이슬람연맹(Federation of Islamic Associations of New Zealand)의 회장 무스파타 파루크(Mustafa Farouk)는 말했다. 희생자들의 가족을 언급하며 그는 “그들에게 있어 정의란 바로 이 법안의 통과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뉴질랜드의 국가 원수는 영연방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기 때문에, 여왕을 대신하여 뉴질랜드의 총독이 새로운 법안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승인해야 한다. 이는 형식적인 절차로서, 11일에 총독의 승인이 있을 예정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총 되사기(gun buyback plan)를 위한 계획 역시 수립하였으며, 이는 현재 금지된 총기의 합법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 간 실시될 예정이다.

​뉴질랜드 북섬의 마스터튼(Masterton)에서 양과 소를 사육하는 농부 존 하트(John Hart)씨는 벌써 경찰에 자신이 10년간 소지하고 있던 총기 하나를 반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벌어진 테러 이후 총기 소지에 대하여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월 15일의 테러 이전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총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도구였을 뿐이죠.”그는 이렇게 말하며 총이 잘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갔을 때에는 “끔찍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테러 이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현이 인턴기자  sustainability@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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