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지평 오늘바람
전통과 힙함이 공존하는 공간, '을지로 of'

새로운 공간이 되고 있는 을지로

최근 을지로는 ‘힙함’의 대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이 공간은 ‘힙함’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해낼 수 있는 평면적인 공간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오래도록 터를 잡고 일한 사람들의 가게가 유지되고 있는 공간이며, 그들의 삶의 터전이다. 매일매일 바쁘게 돌아가는 다양한 삶이 공존하고 있는 전통과 역사의 공간인 것이다. 지속적으로 ‘을지로 재개발’ 이슈가 오르내리고 있지만, 그만큼 전통적인 서울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요즘 을지로는 싼 임대료와 독특하고 독창적인 분위기 덕분에 새로운 카페나 음식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간판도 제대로 걸려 있지 않은 공간이지만 SNS를 통해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새로운 을지로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존의 공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 공간의 빈 곳을 새로운 가치로 채우고 있는 사람들과, 찾아가는 길이 편하진 않지만 지도를 보고 길을 헤매며 그 공간에 찾아가 경험을 채우는 사람들 덕분에 을지로는 풍부하고 활기찬 새로운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을지로는 음식점, 청계천 주변의 오래된 가게들, 좁고 정비되지 않은 골목, 불편할 만큼 가파른계단과 낡은 시설을 갖춘 건물들이 많다. 하지만 불편하고 어둡고, 쓰이지 않은 채 비어있는 공간들을 발견하고 수리해 새로운 용도의 ‘대안적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을지로 공간의 특성은 처음 전시를 시작하는 작가들이 자신들의 전시를 위한 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작품을 전시하고, 그 작품을 보기 위해 좁은 골목길을 찾아 온 사람들과 면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간과 장소가 만들어지고 있다. 작품을 보러 가는 이들은 전시 공간과 작품뿐만 아니라, 그 공간까지 이르기 위해 길을 헤매는 시간과 을지로만의 분위기까지 경험하며 색다른 전시 경험을 가지게 된다.

새로운 공간, 을지로 of

‘을지로 of’는 ‘기존에 없던 대안 공간’들 중 하나이다. 을지로의 한 건물 5층에 위치한 전시공간인 ‘을지로 of'는 현재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3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 중인 전시 공간이다. 현재 3000원의 입장료를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을지로 of'의 간판

 

‘을지로 of'는 한 건물 5층 옥탑의 방 3개의 공간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각각의 공간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작가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도 있다. 작품이 전시된 좁은 공간에서 천천히 공간의 느낌을 음미할 수 있는 독특한 시간을 경험할 수 있기도 하다.

인쇄소, 철공소 등이 즐비한 을지로의 공간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지나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그 골목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마주할 수 있는 어떤 공간으로 사람들이 지도를 보며 찾아가 한 동안 머물러 있다 올 수 있는 이전에 없던 공간이 새로이 생겨난 것이다.

직접 찾아간 ‘을지로 of'

전시공간은 생각보다 찾아가기 힘들었다. 골목길이 정비되어 있지 않았고, 이 건물에 들어가도 되는 걸까 망설여질 만큼 모든 건물이 명확한 간판이나 표지가 없었다. 하지만 곳곳에 달려 있는 ‘을지로 of'의 간판과 전시 안내 문구들 덕분에 전시공간에 찾아갈 수 있었다. ‘을지로 of’가 있는 건물은 계단의 위치가 건물 안에서 층마다 계속 바뀌며, 전시공간이 위치한 곳은 옥상에 있는 옥탑의 방 3개이다. 5층이 나올 때까지, 'of'의 간판이 보일 때까지 건물을 살피며 차근차근 올라가다보면 을지로의 경관이 훤히 내다보이는 옥상의 ‘of'를 찾게 된다.

 

'을지로 of'의 옥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풍경

 

​찾아오는 길이 어려웠지만 이런 공간에서 전시공간을 마주하게 되니 보물 상자를 하나 발견한 느낌이었다. 작가님의 전시 설명과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각 방에 놓인 전시 설명을 읽으며 천천히 그 곳에 머물러 작품을 보았다. ‘을지로 of'의 전시는 기존에 보아오던 다른 전시들보다 작품과 그것을 보는 사람 간의 거리가 가까웠다. 어려운 설명을 읽으며 조용한 공간에서 작품을 일방적으로 감상하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의 일부분에 참여하고 함께 간 사람과 대화하며 친구의 집에 놀러온 느낌을 받기도 했다.

방처럼 꾸며진 공간에서는 방 안의 침대에 앉아 있을 수 있었고, 침대 옆에 놓인 방명록에 직접 글을 남길 수도 있었다. 그림이 전시된 공간 한 쪽 벽에는 전시를 보러 온 사람들이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그림 도구가 마련되어 있었다. 직접 그린 그림을 붙여놓을 수 있는 벽도 마련되어 있었다. 뽑기를 주제로 전시된 공간에는 직접 뽑기를 뽑을 수 있는 기계도 있었다. 전시의 한 부분에 자연스레 참여하고, 폐쇄적인 각각의 방에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은 채 편안히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색다르고 좋은 경험이었다.

 

'을지로 of' 전시의 한 모습

 

‘을지로 of'는 현재 <A SHADE UNDER YOUR SEAT>라는 전시를 7월 20일부터 8월 25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전시에 관한 정보는 '을지로 of'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 되고 있다.

 

박신원 인턴기자  sustainability@sjournal.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