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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하다

기술의 발달로 성착취 인신매매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거리에서 온라인으로 확장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뉴욕 경찰국과 기타 법집행기관은 인력을 직접 투입하는 고전적인 잠복 수사 대신 성매매 종사자를 흉내 내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성착취 인신매매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성착취 인신매매의 실태와 이를 멈추려는 노력을 다룬 뉴욕타임즈 기획기사의 마지막 편이며 2019년 4월 9일에 발행되었다.

 

한 남성이 성매매 온라인 광고를 보고 문자를 보낸다. “안녕, 자기야. 데이트할까?” 답장을 받은 남자는 문자로 광고 속 여성이 해줬으면 하는 일들, 언제 어디서 만날지, 비용을 얼마나 지불할지 이야기 한다.

몇 분이 지나고 문자는 멈춘다. 성매매 여성이 잠재적 매수자 여러 명과 동시에 연락하는 것처럼, 매수자도 대개 다수의 성매매 여성과 동시에 연락하므로 문자가 끊어진 게 전혀 놀라울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실제 사람이 아닌 성매매 종사자처럼 말하게끔 교육받은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컴퓨터를 통해 문자를 주고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며칠 후 구치소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의 실루엣이 담긴 사진과 함께 다음의 문자를 받았다. “뉴욕 경찰국은 성매매 온라인 광고에 보낸 귀하의 문자를 기록하였습니다. 성행위를 목적으로 다른 사람을 매수하려는 시도나 매수하는 것은 범죄이며 최대 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당국은 실제 성매매 광고와 구별하기 힘든 수백 개의 함정 성매매 광고를 올리고 있으며, 이에 응하여 성매매를 시도하려는 사람은 체포될 수 있습니다.”

그는 문자를 주고받은 광고 중 어느 광고가 문자를 보낸 것인지 모른다. 이러한 문자를 받은 뒤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경찰이 그의 번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경찰국의 인신매매 부서장 크리스토퍼 샤프는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고 어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지도 압니다.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 몰두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 엄밀히 따지면 인터넷상이라도 완전히 익명이 아니라”며 운을 뗐다.

“진심으로 성매수를 하려는 사람은 그 자리에 나가니 체포합니다. 그런데 성매수를 두고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은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합니다. 자기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빠져나갈 수 있단 확신이 들면 성매수를 하러 나오려 하는 거죠. 우리가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타겟은 이렇게 중간에 걸쳐진 사람입니다. 이 메세지를 한 번 보내면 성매매 시장에서 완전히 내쫓을 수 있으니까요. ‘이 일로 인해서 내가 잃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내 약혼자, 직장, 친구들… 이 일로 내가 잃을 게 있단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남자는 메세지에 이렇게 답하더군요.”

 

지난주 나는 운전수들이 인신매매 상황인지 살피고 만약 그런 기색이 보인다면 국가 핫라인에 신고하도록 장려하는 단체 ‘인신매매에 반대하는 트럭 운전사들(TAT)’의 노력에 대해 글을 썼다. 성착취 인신매매는 수익성이 높은 거대한 산업이며 세계적 수준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평범한 마을에서도 일어나는 국지적 수준의 문제다. 피해자를 돕고 인신매매의 굴레를 깨뜨리는 건 사활이 걸린 문제지만, 인신매매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리가 없다. 만약 인신매매의 굴레가 깨진다고 하더라도 공급의 감소는 오히려 성착취 인신매매의 수익성을 더 높일 위험이 있다.

10년 전 설립되어 최근 프리덤 시그널(Freedom Signal)이라는 새로운 챗봇(Chat Bot: 문자 또는 음성으로 대화하는 기능이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인공 지능)을 선보인 비영리 시민단체 ‘노예제에 반대하는 시애틀(Seattle Against Slavery)’의 설립자 로버트 바이저는 “성착취 인신매매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인신매매 업자는 또 다른 피해자를 찾으려고 할 것이며, 그래서 성매수자의 매수를 막는 것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라며“끝없이 도는 햄스터 쳇바퀴처럼 반복해서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성매수자를 타겟으로 한 수사는 전혀 새로운 수사가 아니다. 경찰국은 오래전부터 잠복 수사로 여성 경찰을 거리에 심어 성매매 시도자를 체포해왔다. 인신매매 부서도 아직까지 이 방법을 쓰고 있다. (성착취 인신매매에 대한 단서도 조사하는데, 샤프 부서장은 그의 팀이 매년 약 400건의 사건을 다룬다고 밝혔다.피해자의 나이는 평균 17세 이하이며, 한 포주가 34명의 여성 피해자를 데리고 있던 사건도 있었다.)

현장 급습은 챗봇의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든다. Childsafe.ai(성매매의 위험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만든 인공지능 플랫폼)의 설립자이자 최고 경영자 롭 스펙터는 “성매수자도 자신에게 실제로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을 느껴봐야 한다”며 “성매수자가 체포되지 않는 이상 이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챗봇 시스템은 사람이 직접 수사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비용도 절감된다. 사람과 달리 언제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제일 효과적인 점은 잠복 수사보다 더 많은 성매수자를 막을 수 있으며, 성매수자가 매수를 하기 전에 이들을 저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샤프 부서장은 챗봇이 “인력 전원이 투입된 것보다1200% 더 효율적”이라고 표현했다.

뉴욕 경찰국은 며칠의 기한을 두고 저지 메세지를 보내어 성매수자가 어느 번호가 함정 수사 광고인지 알 수 없도록 한다. 스펙터는 “성매수자가 어떤 광고를 보고 연락하든 결국엔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매매는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서 불법이지만, 성매수자만을 검거하는 경찰이 증가하고 있다. 법집행기관 중 가장 진보적인 기관은 성착취 피해자에게 보호소, 직업훈련, 약물 중독 치료 등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록 성매매를 강요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들은 주어진 형편없는 선택권 중에 가장 괜찮아 보였던, 가장 위험하고 힘든 직업을 선택한 것 뿐이다. 애초에 이들에게 필요했던 건 더 많은 선택권이었다. (뉴욕 경찰은 아직 성매매 종사자를 체포하긴 하지만, 그 수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체포된 사람 대부분이 특별 전환 재판(Special diversion courts)에서 집행 유예를 선고받아 수감 대신 상담과 약물 중독 치료를 받는다.)

성매매 종사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접근법이지만, 이 접근법은 성매매 합법화 논쟁의 장을 만들었다. 뉴욕 정의 센터의 성노동자(피해자) 프로젝트(Sex Workers Project) 책임자인 톰슨은“(성매매)범죄화는 가장 소외된 계층이 착취에 더욱 취약하게 만드니 음지에서 꺼내와 노동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요식 업계에도 인신매매 문제가 있지만, 외식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습니까.”

그는 성착취 인신매매에 관한 현 법집행 관행이 결국 성매매 종사자의 삶을 더 힘들게 할 것이며, 성매매와 성착취 인신매매를 묶어서 본다면 ‘반(反) 인신매매 법’을 가장하여 성노동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실질적인 정책과 법안이 만들어질 것이라 주장했다.

 

2012년에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116개 국가에서 (성구매와 성판매 모두 포함한) 성매매 합법화는 성노동자의 삶을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들었으며, 인신매매의 피해자일 가능성이 현저히 높은 불법 성노동자가 아닌 합법 성노동자와 거래하는 것을 장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성매매 합법화로 인해 성매매 수요가 치솟아 인신매매율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뉴욕 경찰국은 2018년 1월부터 함정 수사용 챗봇을 쓰기 시작했다. 시카고 쿡 카운티 보안관 서는Childsafe.ai.챗봇도 사용한다. 기타 6개의 도시도 성매수자를 추적하는 국가 캠페인의 일환으로 챗봇을 연2회 정도 쓴다.

프리덤 시그널 프로그램을 발명한 ‘노예제에 반대하는 시애틀’은 아직 자원봉사단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기술 부서엔 유급 직원 한 명뿐이며 나머지는 마이크로 소프트사와 아마존사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져 있다. 파트너십을 맺은 도시가 비용을 지불해 프리덤 시그널을 사용하며, 연방정부의 반(反)인신매매 보조금을 사용한다. 도시가 비용을 마련할 수 없을 때는 바이저가 무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현재 쿡 카운티와 로스 엔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서와 보스톤 경찰국을 포함해 13개 도시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프리덤 시그널은 창립 초기에 사람들이 섹스와 관련된 일련의 키워드를 검색할 때 팝업 광고가 뜨도록 설정했다. 광고에 담긴 내용은 성매수가 불러올 악영향 경고와 자신과 가족에게 유해한 행동을 끊기 위한 도움이었다.

그러다 바이저는 온라인 광고 자체가 사람들이 성매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창구라는 것을 깨달았다.전화번호만 올려도 알 사람은 아는 광고가 되었던 것이다. 프리덤 시그널은 온라인에 떠도는 번호에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문자에는 인신매매 생존자가 다음과 같이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저도 한때 똑같은 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이 머물 곳을 찾고 상담을 받게 도와주고 있어요. 더 이야기해볼 마음이 있나요?”

바이저는 이 문자가 가져온 결과에 관해 이야기했다. “문자의 효과는 엄청났습니다. 과거에 우리가 거리에서 실시한 봉사활동보다 10배는 더 좋았어요. 포주나  인신매매업자가 지켜보고 있을 수 있어서 거리에서 성매매 여성과 이런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이들을 위험에 몰아 놓을 수 있지만, 문자를 보내면(이들이) 답장을 하고 바로 삭제합니다. 감시받지 않고 어느 정도의 익명 대화가 가능하다는 소리죠.” 

그는 프리덤 시그널이 메세지를 보낸 번호가 답신하는 수치가 도시에 따라 15%에서 30% 정도로 다르단 것을 발견했고 도시가 챗봇의 저지 메세지 발송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뉴욕 경찰국은 성매수자에게 수천여 건의 저지 메세지를 보냈다. 수신인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답신을 보낸다. 스펙터는 “메세지에 충격을 받는 성매수자도 있고 몇몇은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는 답신을 보내는 등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의 성매수자는 상당히 적나라하게 화를 낸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안한데, 저 아닌데요.’와 같은 답신도 심심찮게 오는데, 많은 수의 사람들이 낯선이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빌려주어 이런 일이 생긴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가 효과적인지 아닌지는 성매수자가 다시 걸린 여부로 알 수 있다. 스펙터 부서장은 두 번 걸린 사람이 약 2%며 한 해 동안 이 수치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이 더 조심하는 걸 수도 있고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구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아예 성매수 시도 자체를 안 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죠.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매수를 줄이는데 제 역할을 하고 있단 거에요.”

프리덤 시그널은 효율성을 검사하기 위해 몇몇 매수자에게는 저지 메세지를 보내지 않는 식으로 내부 테스트를 실행했다. 저지 메세지를 받은 사람은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다시 성매수 시도를 걸릴 확률이 50%에서 80% 정도 낮은 편이다.

많은 재구매자가 Yelp(리뷰 어플)로 따지면 성매매 게시판과 비슷한 취미 게시판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 게시판은 남성이 “공급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평가하는 곳이다.  샤프 부서장과 그의 팀 또한 이러한 온라인 사이트에 머문다. 이들이 쓰는 전략 중 하나는 함정 수사용 광고 번호에 “리뷰”를 많이 남겨 공급자 목록의 순위권에 올리는 것이다.

스펙터가 꼽는 가장 효과가 좋은 저지 메세지는 체포나 엄청난 벌금과 같은, 성매수자 남성이 직면해야할 모든 결과를 경고하는 것이다. 성매매 여성이 인신매매의 피해자이거나 미성년자일 수도 있다는 경고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뉴욕 경찰국에 따르면 몇천 건의 문자 내역 중 겨우 35명의 남성만이 여성에게 나이를 물었다고 한다.  

프리덤 시그널의 한 챗봇은 15살의 여자아이의 신원으로 남성과 이야기 했지만, 그는 나이를 알면서도 성매매를 하러 나갔다. 바이저에 따르면 성적 행위와 가격을 정하고 완료되는 대화가 평균 40%에서 50%에 이른다고 한다. 미성년자의 신원을 가진 챗봇의 경우 25%에서 30%다. 성매수 남성들은 인공지능 15살 소녀에게 키스 이모티콘을 날리고 “난 (네 나이도) 괜찮아.” 나 “내가 잘해줄게.” 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이지영 인턴기자  sustainability@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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