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지속가능사회 세계시민
미국 화물차 휴게소에서 벌어지는 성착취 인신매매 실태와 그 해결방안

‘인신매매에 반대하는 트럭 운전사들(TAT)’은 인신매매 중 특히 성착취 인신매매를 멈추기 위해 노력하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이다. 성매매의 온상인 트럭 휴게소에 들릴 수 밖에 없는 전문 운전사에게 성매매는 인신매매의 한 종류라는 것을 교육하여 인식을 바꾸고, 화물 운송 업계 및 정부 기관과 연계하여 인신매매 피해자를 돕고 인신매매를 근절한다. 성착취 인신매매의 실태와 이를 멈추려는 노력에 대해 2019년 4월 2일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가 두 편에 걸쳐 보도했다.

 

게리 스미스가 화물 운송 학교에 재학 중이었을 때였다. 강사에게 한 교습생이 트럭 휴게소에 서성이는 여성들이 트럭 문을 두드리며 성매매 제안을 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물었다.

강사는 교습생들에게 창문에 붙일 스티커를 소개했다. “어느 트럭 휴게소 상점을 가더라도 이 스티커를 살 수 있을 겁니다.” 창녀 사절(No Lot Lizards*)이란 문구와 함께 초록색 피부에 꼬리를 단 헐벗은 여성이 그려진 스티커였다. *Lot Lizards: (트럭 휴게소의) 성매매 여성의 멸칭

스미스가 화물 운송업을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나, 인디애나폴리스의 트럭 휴게소에 주차하게 되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2008년 10월이었다. 새벽 3시, 운전석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를 잠에서 깨웠다.

문을 두드린 것은 비에 젖어 떨고 있는 15살이나 16살로 보이는 여자 아이였다. “동행 필요하지 않으세요?” 스미스는 그저 잠을 방해 받은 것에 화가 나 아이에게 필요 없으니 저리 가라고 고함을 질렀다.아이는 떠났다. “그 애는 아무 반응도 없었어요. 인형이랑 눈을 마주친 것 같았죠. 살아있는 것 같지도 않았어요.”

"당시 저는 그 아이가 내린 결정이고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한밤중에 방해 받고 싶지 않기도 했고요."

스미스는 다시 잠이 들었고 그 일은 기억에서 사라진 듯 했다. 6년이 지나 그가 ‘자유 운전사 프로젝트(Freedom Drivers Project)’가 적힌 성착취 인신매매를 다룬 이동식 박물관 같은 트레일러 차 안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이 트레일러 차는 미국 전역을 돌며 트럭 컨벤션과 농업 박람회 같은 행사에 참여한다.

이는 결성된 지 10년이 된 ‘인신매매에 반대하는 트럭 운전사들(Truckers Against Trafficking)’이 진행한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운전사들, 화물 운송 회사, 정부 기관과 운전자를 관리하는 법 집행자에게 성착취 인신매매를 포착하는 방법 및 대응법을 교육하는 프로젝트였다. 인신매매를 반대하는 트럭 운전사들은 70만명 이상의 트럭 운전사들을 교육해왔다.

이제 그는 고등학생 나이 정도의 여자 아이가 한밤중에 트럭 휴게소 주차장에서 낯선 남자와 성관계를 하는게 자발적 선택의 결과가 아니란 것을 알고있다. 그렇게 얻게된 돈이 많지 않을 것이란 것도 알고있다. 

"많은 사람들이 성매매를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고 하지만, 내가 정정해볼게요. 성매매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억압이고, 성매매 여성들은 노예일 뿐입니다."

그는 종종 빗속에 서있던 아이가 생각난다고 했다. “몰라서 그랬든 이기적이어서 그랬든, 저는 그 아이를 그대로 내버려 뒀습니다. 그 일은 제가 일생 동안 짊어지고 가야할 일입니다. 그 아이를 구해주지 않았으니까요.”

이제 58살이 된 스미스는 자신의 트럭에 ‘인신매매에 반대하는 트럭 운전사들’의 캠페인 스티커인 “도움이 필요한가요?”스티커를 붙이고 다닌다. 스티커에는 미국 인신매매 핫라인 연락 정보가 적혀있다. 그는 자유 운전자 프로젝트 박물관을 이끌며 운전사와 화물 운송 업체 직원으로 구성된 관람객에게 성착취 인신매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또한, 기차 운전사들이 다른 남성들에게 성구매의 폐해를 알리는 것을 권장하는 새로운 프로젝트 ‘남자 대 남자(Man to Man)’의 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트럭 운전자는 종종 잠재적 성구매자로 비춰지지만, 성착취 인신매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피해자들을 돕고있다.

 

 

성착취 인신매매와의 싸움에서 최근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은 사람들에게 어느 곳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실제 문제라고 납득시키는 일이었다. ‘인신매매에 반대하는 트럭 운전사들’의 공동 설립자이자 이사인 켄디스 파리스도 2007년에야 어머니가 가족에게 추천한 책인 ‘Not for sale’을 통해서 인신매매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 해 파리스의 어머니, 파리스, 파리스의 세 딸은 인간 착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 61장 부서’란 이름의 부서를 설립했고, 첫 프로젝트인 ‘인신매매에 반대하는 트럭 운전사들(Truckers Against Trafficking)’을 진행했다.

미국 인신매매 핫라인을 운영하는 폴라리스 프로젝트는 이러한 범죄를 이익을 위해 자유를 훔치는 행위로 규정한다. 대부분의 인신매매는 건설, 농업, 요식업, 가내 공업 노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성착취 인신매매(성별에 상관없이 피해자의 의지에 반하여 사기, 무력, 강제로 성매매를 하게 강요하는 것)가 차지하는 비율은 비교적 낮다고 한다. 성착취 피해자가 특히나 미성년자라면, 이들이 어떻게 모집된 건지 상관없이 성매매는 반드시 인신매매일 수 밖에 없다. 파리스는 “아동 매춘부라는 건 허상의 존재”라며 비판했다.

세계 노동 기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성착취 피해자는 약 480만 명에 이르렀다. 성착취 인신매매 피해자의 수는 강제노동 인신매매 피해자 수보다는 적지만, 거래되는 돈은 더 많다. 성착취 인신매매 시장은 2014년 9천9백만 달러 규모의 돈이 오갔다. 이는 강제노동 인신매매 시장에서 거래되는 돈의 두배이다.

총이나 헤로인 한 봉지는 한 번 팔면 없어지지만, 사람 한 명은 몇 번이고 되팔 수 있다. 하루에 몇 번이나 성착취를 당하는 사람은 다른 종류의 노동업에 팔려간 사람들 보다 더 많은 돈을 ‘받게’ 된다. 유감스럽게도 수익성이 더 높은 일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은 성착취 인신매매를 생각하면 ‘모델 일을 시켜주겠다는 거짓말에 속아 미국에 온 젊은 우크라이나 여성’같은 사례를 떠올린다. 그런 사례도 분명히 있지만, 성착취 인신매매는 꼭 나라 간 이동이 수반되는 것이 아니며, 전혀 이동이 없는 경우도 있다. 많은 수의 피해자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으며,(우리는 이 범죄의 아주 제한된 단면만을 알고 있으니 아마 피해자 대부분일 수도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고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피해자는 협박과 신체적 폭력에 노출되고 더 흔하게는 정신적, 감정적 강요를 받지만, 이들은 위험한 상황에서 탈출할 수 없다. 대다수의 포주는 남이 아니라 피해자와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피해자가 가출 청소년이거나 막다른 길에 다다른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밥을 사주고 호의처럼 보이는 친절을 베풀었던 사람들은 “내가 해준 게 있으니 이제 너도 뭔가를 좀 해줘야겠다”고 본색을 드러낸다. 또한, 성착취 인신매매 피해자의 성별은 여성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은데, 폴라리스 프로젝트는 LGBTQ 미성년, 성인 남성들이 특히나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뉴욕 아동 성착취 인신매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 여아보다 피해 남아의 사례가 더 흔하다고 한다.

현대 성매매는 과거와는 다르게 길거리 만남 대신 문자, 어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피해자들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트럭 휴게소는 예외다. 차 문을 두드리는 거리의 여자아이들이 머물 곳을 찾고 가족의 품에 돌아가게 도와주어 2018년도 해리엇 터브먼 상을 받은 트럭 운전사 아드리안 테일러는 성착취 인신매매를 “지역마다 있는 특정 장소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이라 전했다. 캘리포니아의 온타리오에 있는 두 개의 트럭 휴게소는 트럭 1000여 개가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인신매매업자가 여자아이 열 명을 데리고 있으면, 자정에서 새벽 5시까지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인신매매 피해자 중 아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을 것이지만, 정확히 얼마인지 정확히 가늠할 수 없다. 그러나 작은 비율일지라도 대중의 걱정을 끌어내기에 충분한 문제이다. 단체의 공동 설립자 카일라 라니어는 "성착취 피해자가 성인일 때 사람들은 공포나 분노를 별로 느끼지 않는다" 며, 단체의 웹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당부를 담은 사설을 기고했다.'18이란 숫자를 당신이 (피해자에게 가지는) 인정을 버려도 괜찮은 나이의 기준으로 보지 마세요.'

어떤 종류의 인신매매 피해자인지에 따른 인정의 불균형은 인신매매 전반에 걸친 문제이다. 뉴욕 정의 센터의 성노동자(피해자) 프로젝트(Sex Workers Project) 책임자인 톰슨은 이렇게 말했다. “납치를 당하거나 속은 사람들이 건설 현장이나 농촌에서 강제 노동을 하게 되는 위험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포주가 강제하는 ‘노동’에도 사람들이 분노하고 무서워해야 하지만 성에 대한 가부장적인 시선과 성노동에 찍힌 낙인 때문에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성매매에 반대하는 것은 종교권과 페미니스트들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항 중 하나이다)

톰슨은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성착취 인신매매는 중대한 인권 침해 문제이지만, 섹시하고 인기 있는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유행으로 변질될 문제가 아닌데 말이죠. 이건 인신매매의 한 형태입니다. 농장이나 공장 등에서 강제 노동하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그런 식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없잖습니까.”

이 싸움은 인신매매업자들이 연루된 화물 운송업계 같은 합법적 사업의 관행을 바꾸고 있으며, 다른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순찰하는 버스(Busing on the Lookout)’라는 프로그램은 시내버스나 학교 버스를 장시간 운전하는 운전사들을 교육한다. 이외에도, 트럭 운전사처럼 구매자로 여겨지는 주유소 근무자들에게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폴라리스 프로젝트는 화물 운송업이 아닌 다른 업계에서 인신매매를 목격할 시, 이를 어떻게 저지할 것인지에 대한 보고서를 썼는데, 단체의 최고 책임자 브래들리 마일스는 은행과 금융시장을 가장 중요한 업계로 꼽았다.

그는 칼슨 여행사가 15년 전부터 인신매매가 의심되는 장소에 위치한 래디슨 호텔과 다른 호텔 체인의 근무자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칼슨 여행사는 델타 항공사처럼 아동 인신매매를 멈추기 위한 국제 기구인 ECPAT의 규범에 처음으로 동의한 사업체 중 하나다. “거의 모든 사업체가 그 당시 이 문제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는데, 칼슨 여행사가 이 침묵을 깨뜨린 거죠. 그래도 2, 3년이 지나면서 많은 사업체가 이 폭력을 멈추기 위해 합류하고 있습니다.”

마일즈는 이 싸움에서 “(운전사들이) 인신매매를 감시할 눈과 귀가 될 수 있다”며 이들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했다. 약 350만 명의 운전사가 도로를 지난다. 경찰의 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큰 숫자이다. ‘인신매매에 반대하는 트럭 운전사들’은 운전사들에게 강제 노동 인신매매에도 촉각을 세워달라고 한다. 파리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래도 우리의 주요 타겟은 성착취 인신매매입니다. 피해자들이 여전히 트럭 문을 두드리기 때문입니다.”

운전사가 받은 교육은 이들에 예전 ‘창녀’라 불렀던 여성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뭔가 문제가 있단 것을 사람들은 알아챌 수 있어요. 이 여성들은 웅크리고, 힘없이 다닙니다. 이러한 여성들을 알아본다면 고향은 어딘지, 여기서 뭘 하는지,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운전사들은 인신매매로 의심되는 상황을 목격할 시에 미국 인신매매 핫라인에 제보하도록 권고 받는다. 핫라인이 지역 경찰에. 신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스는 단체가 만들어지기 전, 운전사가 핫라인에 한 제보는 세 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7월 말엔2250건의 제보가 들어왔으며, 그 후로는 법 집행기관에 총 612건의 사건이 넘겨졌으며 총 1133명의 피해자를 확보했다.

단체는 전문 운전사 영역을 다루는 정부 기관과 연계하고 있으며, 현재 8개 주에서 전문 운전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단체의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또한, 멕시코에도 이와 같은 기관이 설립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이번 해에는 캐나다에서도 운영할 계획이다.

마일즈는 트럭 운전사들도 성구매를 하지 않는 시각을 통해 인신매매에 맞선 싸움을 되짚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매매 수요를 낮추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남자 대 남자’ 프로그램은 차 앞에 서서 팔짱을 낀 거친 외모의 남자들이 왜 자신이 성착취(구매)를 하지 않는가에 대한 설명을 적은 현수막을 제작했지만, 이 공익 광고가 조금은 껄끄러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트럭 휴게소에서 어떻게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까? 마일즈는 수요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아직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성구매자의 구매를 차단할 새롭고 효과적인 전략도 존재한다. 성구매자는 성매매 광고의 전화 번호로 문자를 보내며, 상대방이 당연히 실제 사람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만약 경찰이 사용하는 기계가 "안녕, 자기"란 메세지를 보냈다고 생각해 본적 있는가?

 

이지영 인턴기자  sustainability@sjournal.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