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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시대, 무엇이 원인인가?

인구절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0명대에 진입했고,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대거 은퇴가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7년간 은퇴 인구는 총 535만명으로 총인구의 10분의1이 넘는다고 한다. 부양 인구는 날로 늘지만 부양할 인구는 제자리걸음이다. 경제활동인구가 줄면서 노동생산성 역시 줄어든다. 생산력이 줄어들고 총부양비가 증가하면서 소비는 감소하고 그에 따라 기업 투자도 감소하는 저성장이 지속될 수도 있다. 즉, 인구절벽의 문제점은 노동생산성과 소비의 감소에 있다. 사회는 더 이상 기존의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인구절벽 시대에 맞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인구절벽은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얽히면서 현실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문제로, 육아와 출산에 비 친화적인 사회ㆍ문화를 꼽을 수 있다. 육아휴직을 신청하려다 명예퇴직을 당했다는 보도는 육아에 대한 우리사회의 모순을 생각하게 해준다. 이러한 모순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이유는 저출산에 대한 뒤늦은 위기 인식에 있다.

 

출처 : e-나라지표, 1990년~2007년 합계 출산율

 

1992년 이후 합계 출산율이 하향선을 그렸음에도 정부는 대비에 나서지 않았다. 2005년 당시 합계출산율의 최저점을 찍은 다음해에서야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추진했다. 정부의 늦은 대책마련이 모순을 풀어나갈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 것이다.

두 번째로, 집값 부담 문제가 있다.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를 보면 연 소득 3분위에 해당되는 가구가 서울기준 중위 가격 수준의 주택을 마련하려면 8.5년이, 2분위에 속하는 가구는 16.6년이 걸린다. 신혼부부가 온전히 자리를 잡기 위한 터마저도 찾기 힘든 게 현 실정이다. 현 정부가 출산 장려 위주 정책을 펼치기 보단 신혼부부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에 나선 것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되었다. 아이를 낳고 키울 여건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이다.

 

출처 : e-나라 지표, 교육단계 및 부모의 사회경제적 특성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세 번째로, 사교육비 부담 문제를 들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의 사교육비 총액이 20조에 달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지난해 기준 29만 원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교육을 신뢰한다고 사교육을 안 시키는 것도 아니다. 사교육비가 부담이라는 것은 이미 학부모들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식의 입시를 위해서는 무리가 되더라도 사교육비에 투자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건 손해’라는 생각으로 귀결된다. 당장 아이를 낳고 기를 여건도 없는 상황에 아이가 생겨버리면 지금 겨우 유지하는 삶도 더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이전의 출산 장려 정책들이 무색하게 아이를 낳고 기르는 사람들은 제 입 풀칠하기도 힘든 게 현 실정이다.

이처럼 저출산의 원인들은 부동산, 사회ㆍ문화, 교육 등등 현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점들과 직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출산율이 오르면 해당 사회의 문제점들이 해소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 그와 정 반대로 해당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즉, 무턱대고 출산을 장려하자는 방향으로 갈 것이 아니라, 기존의 사회를 개선해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잡아야 한다. 이는 정부의 저출산 패러다임으로의 전환과 맞닿아 있다.

이전의 출산 장려 정책은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지 않고 출산을 먼저 독려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의 저출산 패러다임 전환 정책은 그 기반을 다지는 방식이다. 최근에 발표한 '혁신적 포용국가' 추진계획이 그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다. 그 세부 계획을 살펴보면 맞벌이 초등자녀 80% 돌봄지원, 여성 직장인 경력단절 예방, 남성 육아휴직자 및 두 번째 육아휴직자를 현재보다 40%까지 늘리기, 고교 무상교육도입, 신혼부부 주거지원 혜택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기존의 출산장려지원금 같은 일시적인 지원 정책보다는 육아환경과 생계, 주거 등 생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정책이 구성된 게 특징이다.

저출산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한 가지 맹점을 알려준다. 더 이상 예전의 방식대로 사회가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2018년 합계 출산율 0.98명이라는 수치는 아이를 낳으라고 강권했던 기존 사회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무너지는 집을 고치려면 지붕을 보수할 것이 아니라 지반과 기둥부터 보수해야 한다. 기존의 사회가 육아에 비 친화적인 환경이었단 점을 생각해보자. 개인과 가족의 행복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 여겨 육아휴직을 차가운 눈초리로 보던 그 환경을 말이다. 그 결과는 집단의 불행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선 개인의 행복이 보장되어야 한다. 개개인이 소중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심신진 인턴기자  sustainability@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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