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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아래 용기 낸 학생들, 도리어 희망 가리는 학교 조사기관작은 공동체 속 정의보다 체면을 우선시 하는 사상 바뀌어야

올해 가장 많은 의견이 충돌했던 사회의 사건 중 하나인 Me Too 운동은 (미국에서 시작된 해시태그 운동) 유명 할리우드 배우가 성범죄를 알리면서 시작한 운동이다. 정치계, 연예계 등을 막론한 곳에서 끊임없이 수많은 의혹과 실상이 제기되었고 문제가 해결되어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동시에 외면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지역에도 Me Too 운동은 일어났다.

제주대학교는 멀티미디어디자인과 전 모 교수로부터 폭언, 성희롱 등을 겪고 용기 내 일어난 4학년 학생들의 Me Too 운동을 억압했다. 학생 권리 보호에 가장 앞서야 할 학교가 희망의 빛을 가린 것이다. Me Too 운동의 옳지 않은 방향 그리고 썩어가는 사회의 시작은 바로 이러한 억압이다. 2018학년도 5월 12일 자로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과 4학년 학생들은 그들의 전공과목인 공업 UX 캡스톤 디자인 과목에 대한 수업 거부를 시작하였다. 이 과목을 담당했던 전 모 교수의 교수답지 않고 인간답지 못한 행동에 대한 보이콧이 수업 거부의 이유와 목적이었다.

전 모 교수는 학생들에게 도시락이나 담배 심지어는 대리운전과 같은 사적 심부름을 시키고, 자기 집 인테리어 공사에 동원하며 노동력 착취 등의 갑질을 일삼았다. 교수라는 권한을 이용한 고가의 책 강매, 선물과 손편지 강요 그리고 이와 관련한 학점 및 졸업 관련 협박과 같은 권력남용도 일어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박 모 재학생을 타 학생들 앞에서 주목을 받게 만드는 등 학생들의 어려운 점을 도와주고 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들을 조롱하고 외모 비하를 하기도 했다. 수업시간 자신의 질문 후 대답을 한 학생에게 어감이 비슷한 성적 단어를 뱉거나 교제 중인 학생들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질문을 하는 등의 엄연한 성희롱도 있었다.

이와 같은 행동들은 멀티미디어디자인과 박 모 자퇴생, 양 모 재학생을 포함한 많은 학생들의 메시지와 인터뷰 내용에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출처 :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 디자인 인스타그램


이렇게 권력의 힘에 지쳐서 학교를 떠나고, 과를 옮기는 선택을 하고 그리고 학업을 멈춰 휴학을 선택하는 학생들도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두려움을 딛고 용기를 낸 멀티미디어과 학생들의 희망의 불씨를 꺼트린 것은 다름 아닌 학교였다. 절대 정당화될 수 없는 교수의 행동을 보고도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나설 책임이 있는 제주대학교는 학교의 명예 그리고 학교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사건을 덮으려 하였다. 멀티미디어과 재학생들이 해당 교수의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단과대학 건물인 공과대학 2호관 전 면과 대학 안에 붙여진 대자보와 현수막을 해당 교수의 지시로 조교가 철거하고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 모 교수는 적반하장의 태도로 수업 거부를 하는 4학년 학생들과 제보를 한 학생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언급하였다. 학생들은 제주대학교에 전 모 교수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고 이후 꾸려진 제주대학교 조사 위원회는 피해자인 멀티미디어과 학생들에게 오히려 조사 자료를 준비하여 제시할 뿐 아니라 피해 증거물 수집 등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어떠한 일이 발생했을 때 절차와 이를 처리하는 기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위 사건에서 언급된 절차는 꼭 필요하지 않다. 또한 이번 사건의 피해 학생들은 대부분 조사 기간 전 졸업을 앞두고 있다. 수많은 증거가 모인 이상 교수의 수업을 보류하고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해 대책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융통성 있는 방법일 것이다.

위와 같은 수많은 문제 외에도 다른 문제도 존재한다. 바로 ‘궨당문화’이다. 수도권보다는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제주도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이 이 문화의 원인이다. 궨당 문화와 지리적 특성이 수도권에 위치한 유명한 대학교들만큼의 주목을 받아 수많은 사람이 촉구하고 문제 해결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또한 제주도라는 섬 지역의 가장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느리게 전달되고 고립되어 있다는 점이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벽이 되고 있다. 물론 현대 사회의 여러 과학기술 덕에 시공간적 제약이 적어졌지만, 기술만큼이나 사람들의 관심도가 무조건적인 비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신안 섬마을 교사 성폭행 사건 또한 피해자의 빠르고 현명한 대처가 없었다면 섬이라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폐쇄성”에 쉽게 묻혀버릴 수도 있었다. 같은 장소에서 발생했던 신안 염전 노예 사건도 같은 공동체라는 이름하에 경찰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묵인한 카르텔 사건이다. 물론 단순한 일반화를 하기는 어려우나 ‘섬’이라는 특성상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의 결속력이 강한 경우가 많다. 신안 섬마을 교사 성폭행 사건 또한 이 일이 세상에 드러났을 때 그 교사를 걱정하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보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이미지에 대한 걱정을 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전 모 교수를 향한 Me Too 운동이 일어난 제주도는 ‘궨당 문화’라 하여 흔히 학연, 지연, 혈연 등을 기초로 한 관계를 자연스레 강조하고 있는 곳이다. 궨당 문화는 장점도 있지만 모든 사상은 올바른 방향으로 정립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Me Too 운동을 시작한 학생들에게 더욱 지속적인 관심과 제주대학교의 적극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멀티미디어디자인과 학생들은 쉬지 않고 총장실 앞 시위, 제주대학교 학 내 신문 보도, 국민청원, 제주 시내에서의 시위 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문제를 알리고 지지를 바라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제주대학교는 부당한 일에 대해 용기를 내어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멀티미디어디자인과 학생들의 문제를 가중시키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알리고 지지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제주도라는 섬 지리적 특성 등으로 지쳐가는 학생들의 어려움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도 학교 측에서 확실하게 피해자의 신상을 보호하고 조사기관이 문제 해결을 도와 가해자에 대한 빠르고 올바른 판단과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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