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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낙태 허용 국민투표: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

현재 대한민국에서 낙태는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는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낙태죄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박탈한다는 이유로 비판받아왔다. 특히 최근 들어 낙태죄 폐지는 뜨거운 사회적 이슈로 불거졌으며, 지난 23일에는 여성가족부에서 정부부처로서는 최초로 헌법재판소에 “낙태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아일랜드에서는 낙태를 불법으로 명시한 8차 수정헌법의 개정을 둘러싼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아일랜드는 헌법에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할 정도로 여성의 낙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지만, 낙태죄로 인해 목숨을 잃는 여성들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에 아일랜드 정부는 헌법 개정 여부를 국민투표에 맡겼고, 아일랜드에서는 현재 25일 있을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018년 5월 22일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서 아일랜드의 ‘낙태죄 폐지 국민투표’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아일랜드 공화국은 5월 25일 낙태에 대한 태도를 극적으로 바꿀 수 있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다음은 낙태 이슈와 관련하여 언제부터, 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아일랜드는 무엇에 대해 투표하고 있는가?

이번 투표는 아일랜드 헌법 40.3.3조(보통 8차 수정헌법이라고 불린다)를 폐지할 것인지를 묻는 국민투표로, 이 투표를 통해 아일랜드 정부가 해당 법안을 수정하도록 할 수 있다. 현재 해당 법에서는 산모의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지 않는 이상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한다. 찬성이 다수일 경우 수정헌법이 개정되며, 반대가 다수일 경우에는 기존의 법대로 유지될 것이다.

 

8차 수정헌법은 무엇인가?

8차 수정헌법은 1983년 국민투표에서 통과되었다. 수정헌법에서는 “국가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생명권을 인정한다. 또한 태어나지 않은 아이도 산모와 동등한 생명권을 가지며, 이러한 권리는 법에 따라 보호되고 입증됨으로써, 실질적으로도 보장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생명을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며, 거의 모든 상황에서 낙태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왜 아일랜드의 헌법에는 이런 조항이 있는가?

1974년 아일랜드에서 피임이 합법화됐을 때, 필연적으로 낙태 합법화 또한 이루어질 거라는 믿음이 공공연해있었다. 1981년 개정 운동이 시작됐고, 이에 따라 다양한 ‘낙태 반대’ 단체들도 ‘태아’의 법적 보호를 위한 로비 활동을 하기 위해 모였다. 1980년대의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차기 총리가 지배적인 보수표가 멀어지는 것을 의식하게 되면서 낙태 반대론자들의 캠페인은 도움이 됐다.

당시 아일랜드의 법무장관은 수정헌법의 단어 사용이 너무 모호하며, 여성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낙태 반대 움직임에 탄력이 붙게 되면서, 개정헌법을 둘러싼 국민투표에서 2:1로 찬성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이런 유형의 수정헌법은 이례적인 사례인가?

그렇다. 헌법에 의해 낙태가 규제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헌법은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일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 처벌법을 가진 나라 중 하나이며, 이런 사실은 많은 국제 인권단체에 의해 꾸준히 비판받아 왔다.

 

현재 왜 이런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가?

최근까지도 세간에 화제가 되고 현행법의 부적절성을 부각시킨 많은 고통스러운 사례들이 일어났었다. 다음은 그 중 두 가지 사례이다. (이외에도 더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사비타 할라파나바의 죽음으로, 그녀는 유산 도중 낙태수술을 거부당한 뒤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다음은 아만다 멜렛의 사례로, 그녀는 치명적인 태아 기형으로 낙태 수술을 받기 위해 영국으로 출국해야만 했다. 멜렛의 사연은 UN 인권위원회에 알려졌고, 아일랜드의 거의 전면적인 낙태 금지는 차별적이며, “잔인하고, 비인간적이고, 모멸적인 조치”라고 결론지어졌다.

2017년 아일랜드 정부는 낙태법 개정의 근거를 검토하기 위해 시민의회를 소집했다. 무작위로 선정된 99명의 시민들은 폭넓은 근거들을 청취한 뒤, 임신 초기의 임신 중절을 금지하지 않는 것에 64%가 찬성표를, 36%가 반대표를 던졌다.

 

투표에 대한 아일랜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무엇인가?

투표에 대해 정부는 서로 엇갈린 의견들이 존재하며, 아직 공식 발표는 없다. 그러나 대체로 ‘찬성’측에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 지도부는 찬성을 표명한다. 리오 버라드커(총리 겸 피너 게일의 당수)는 공개적으로 헌법 개정에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나, 당에서는 자유 투표1에 따르겠다고 한다. 반대 정당인 피어너 팔의 당수 미하엘 마틴도 법 개정을 지지했지만, 많은 당원들은 이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신 페인당은 법 개정은 지지하지만, 제한 없는 낙태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노동당, 녹색당, 민주당과 이윤 이전에 인민당은 법 개정은 물론, 낙태 가능 기간을 임신 12주까지 연장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한다. 무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8차 수정헌법이 개정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8차 수정헌법의 개정은 정부가 낙태 관련 법안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다. 상정된 법안은 아일랜드가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과 같이, (의료 규정에 따라) 임신 12주까지 낙태를 허락할 것이다. 12주 이후에는 치명적인 태아 기형이 있거나 산모의 생명 또는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때에만 낙태가 허용된다. 이 경우에는 의사 두 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8차 수정헌법이 유지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헌법은 2013년 제정된 임신 중 생명 보호법과 함께, 산모의 건강 악화 여부와 상관없이 생명에 실질적이고 심각한 위험이 있을 때에만 낙태를 허용한다. 여성들은 의료진이 의학적인 문제로 그녀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했을 때에만 낙태가 가능하다.

수천 명의 여성들은 여전히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는 위험을 안은 채, 낙태를 위해 멀리 떨어진 영국에 다녀오거나, 온라인을 통해 불법적으로 낙태약을 구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이런 여성들이 자유롭게 영국에 다녀올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8차 수정헌법의 개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신들을 ‘낙태 반대론자’라고 하는 단체들은 그들이 낙태 금지법의 개정을 반대함으로써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단체 중 다수는 외국, 특히 미국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며, 가톨릭 교회와 종교적 관점이 일치한다.

 

8차 수정헌법의 개정을 둘러싼 주요 쟁점은 무엇인가?

중요한 쟁점은 낙태를 불법화하는 것이 낙태를 막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낙태를 허용하는 법률이 있는 나라들은 보통 낙태율이 더 낮다. 아일랜드에서 사는 여성들은 자비로 외국에 나가 낙태를 하거나, 아일랜드 내에서 불법적으로 낙태약을 구입한다. ‘찬성’에 투표하는 것은 정부가 여성들이 아일랜드 내에서 합법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을 제정하도록 할 것이다.

 

투표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있는가?

여론조사에 따르면 찬성표에 투표할 사람들이 근소하게 많다고 한다. 현재 아일랜드에서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유권자 조작이 우려되고 있는데, 특히 구글 및 페이스북의 정치 광고 규정 변경에 있어 외국이 간섭할 여지가 있다고 한다.

 

 

송은지 

지속가능저널  sustainability@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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