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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남북화해
  • 송상훈/(사)푸른아시아 상근전문위원
  • 승인 2018.05.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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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훈훈한 바람이 불고 있다. 물론 비판적 시각도 있다. 우리에게는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이 무용했던 기억이 있고, 미국에겐 1992~2012년 간 이뤄진 4번의 북미간 비핵화협상 무산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4.27회담 3조에서 보듯이 우리 남한을 미국의 꼭두각시로 간주하며 종전·평화협상에서 배제하던 북한의 태도 변화, 회담 직후 대남 확성기 완전 철거, 회담 전부터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先代)의 유훈(遺訓)”이라는 김위원장의 발언,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면 핵포기도 가능하다” 는 4월 중국과의 정상회담 발언과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는가”라는 이번 4.27회담 발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핵 전면 폐기 요구 수용, 6차례 핵실험이 실시된 풍계리 핵실험장 3,4번 갱도 철거 공개 준비 착수, 5월 8일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의지 재표명,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 석방 등으로 볼 때 북한의 진정성은 여느 때와 다르다.

가을에 있을 2차 남북정상회담 외에도 남북의 군사긴장완화 장성급 군사회담과 이산가족 만남을 위한 적십자회담 등 예정된 후속회의는 이번 공동선언문의 실효성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의 관심도 매우 높은데 일종의 상주연락대표부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여 민간교류와 협력을 보장한다는 선언문 1항 외에도 5월 22일의 남미정상회담 이후 예정된 북미회담에서 북미간 수교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북한의 태도 변화 요인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또는 핵을 담보로 하는 북한의 자신감 등에서 찾기도 하지만 지난 100년간 평균기온이 세계 2번째인 1.9°c까지 상승한 북한의 기후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기후변화로 인해 북한 산림 32%가 황폐화 되고 산사태와 홍수, 수질오염과 수인성 질환, 시베리아 한파의 공습까지 겹쳤다. 그 결과 민심 통제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장마당이 등장하고 배급제가 흔들렸다. 국제적십자사에 따르면 1995~2015년까지 자연재난으로 인한 북한 사망자 수는 61만 명에 달한다. 기후변화는 북한체제의 최대 위협 요소로 작동한 것이다.

기후변화가 북한체제 보존을 위협한다는 진단은 북한의 국토환경보호성이 작성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임농업 국가전략과 활동계획(DPRK NATIONAL AGROFORESTRY STRATEGY AND ACTION PLAN 2015-2024)’ 서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현재 산림벌채, 토지황폐화, 자연재해 증가는 인민의 생계와 공화국 경제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매우 심각한 이슈”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협력이 필요하다는 북한의 고백은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 당시 제출한 INDC(국가온실가스 자발적 감축 기여 방안)보고서에서 잘 드러난다. 여기에서 북한은 자체 노력으로는 온실가스를 2030년 대비 8%밖에 줄이지 못하지만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는다면 40.2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INDC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모든 국가들이 2030년까지 어떻게 온실가스배출을 줄일 것인지에 대한 국가계획이자 향후 국가의 성장전략 설계도이다. 북한은 국제협력이 시급하고 이는 미국과 UN이 대북제재를 해제해야 가능한 것이기에 최적 카드로 핵포기를 선택한 것이다.

5월3일 문정부는 남북의 첫 협력사업으로 ‘북한 조림’을 선택했다. 산림분야’는 정치적 민감도가 낮고 유엔의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인도적 지원사업이기에 바른 선택이다. 북한은 90년대에 봉착한 식량 부족과 에너지 부족을 타개하고자 산림을 훼손하였다. 그 결과 산림은 탄소저장기능을 상실하고 토양은 유실 되었으며 농경지의 탄소고정기능도 저하되고 토양침식이 늘어나 농업생산이 저하되었다. 게다가 북한은 경사가 가팔라서 강수로 인한 유속이 매우 빠르기에 이를 막아줄 산림이 없으면 대규모 참사로 이어진다.

김위원장도 2015년 신년사에서 산림복구전투로 북녘의 산들을 숲이 우거진 황금산, 돈이 되는 산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했고, 2016년에는 산림복구전투에 총력을 다하자 했으며, 2017년에는 현대화된 양묘장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문정부는 남한의 민간자본을 독려하여 북한산림복구를 확대할 수 있고 제3국을 통한 간접지원도 고려할 수 있다. 기업은 UN이 장려하는 REDD+(산림파괴·산림황폐화 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를 실행해 해외탄소배출권 확보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산림복원은 임농업의 한 축으로 결합되어야 그 가치가 크다. 식량안보와 경제개발 및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토지관리시스템인 임농업은 지금의 북한 상황을 개선할 최고의 협력사업이 될 것이고 기업들은 REDD+ 외에도 CDM(청정개발체제)으로의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확보한 탄소배출권이 남한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반드시 에너지공급이 병행되어야 한다. 남한의 성공적인 산림녹화도 연탄을 공급하여 나무를 땔감으로 쓰지 않도록 유도한 때문이듯 북한 산림복원과 임농업도 에너지공급이 결합돼야 한다. 조림, 중소 수력발전소 건설, 에너지 수요의 효율 개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의 국제협력을 구하는 북한의 INDC보고서도 궤를 같이 한다. 여기에 우리 기업들의 큰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는 국가간 분쟁을 초래하는 위험이지만 남북간에는 해빙의 청신호로 다가왔다. 남북의 시간이 맞춰지고 확성기 소음도 사라졌다. 남북의 정부, 기업, 시민사회 모두에게 이로운 시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참 좋은 때이다.

송상훈/(사)푸른아시아 상근전문위원  sustainability@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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