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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자와 CSR, 지속가능경영 vs. 사회책임경영

 

‘코즈의 정리’는 외부효과를 해소하는 데 크게 유효하지 않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재산권과 소통비용이라는 두 가지 전제조건 하에서 분쟁해결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가치중립적인 해결은 해결이 아닙니다. 적어도 외부효과가 관련되는 한 해결은 올바른 해결이어야 합니다. 비용의 외부화란 기업의 오랜 관행과, 사회적으로 형성된 이익을 부당하게 사유화하는 강압적 논리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 논의는 기업의 주인이 누구이며,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하는 오랜 논쟁에 뿌리가 닿아있습니다. 결말 없는 이 논쟁과 무관하게 이제 기업은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을 경영의 현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피혁공장의 예로 돌아가면 그곳 사장은 공장조업에 따라 어민들과 직접 협상하든, 정부 규제를 요리조리 피하다 벌금을 내든, 정부 보조금을 받아 환경설비를 증설하든, 아니면 공장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서 수익을 올리든, 어쨌든 과거와 달리 본래의 경제활동인 가죽원단을 만드는 일 외에도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졌어요.

기업경영에 있어서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하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지금은 어떤 기업도 이해관계자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여기서 이해관계자가 단순히 주주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강조할 필요는 없겠지요. 이해관계자(Stakeholder)**주는 기업의 경영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이나 단체, 개인을 말합니다. 나아가 적극적으로 기업의 경영활동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조직이나 단체, 개인까지 이해관계자로 봅니다. 이해관계자경영은 사회책임경영을 내용측면에서 표현한 용어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관련해 다양한 용어가 쓰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사회책임경영과 지속가능경영입니다. 사회책임경영이 이해관계자경영으로 환원될 수 있다면 지속가능경영은 트리플버틈라인(TBL)경영으로 불러도 무방합니다. TBL에서 짐작할 수 있듯 지속가능경영은 성과중심적인 표현이고 사회책임경영은 절차나 과정 측면의 접근입니다. 같은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설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경영은 설명하였듯 지속가능발전의 틀을 경영과 접목한 것입니다. 지속가능발전이든 지속가능경영이든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걱정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속가능경영의 한 축은 환경경영입니다. 여기에 다른 사회책임까지 포괄하면서 비재무적 성과 개념이 완성되고 재무성과와 합쳐서 경제·환경·사회성과를 종합한 트리플버틈라인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의 발전과정도 비슷한 궤적을 그립니다. 번호순서로 보면 ISO9000시리즈는 품질규격입니다. 이어 환경규격인 ISO1600이 나오고 그 다음이 사회책임에 관한 국제 가이드라인 ISO26000입니다. 굳이 도식화하자면 트리플버틈라인 중 경제적 성과(버틈라인)를 중시하는 입장이 ISO9000규격 및 주주중심주의와 연결되고, 트리플버틈라인 중 환경/사회적 성과가 ISO1600/ISO2600 및 이해관계자 접근 방법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지속가능경영은 리스크관리측면에서 자생적으로 고도화한 경영방침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단기 수익과 장기 수익 간에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입장은 지속가능발전의 핵심 개념입니다. 트리플버틈라인은 환언하면 환경적이고 사회적인 리스크를 잘 관리하지 못해서 경제적 성과를 갉아먹어서는 안 된다는 발상일 수 있습니다. 장기와 단기를 동시에 보면서 경제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리스크에 사전적으로 대처한다는 태도를 단순화하면 리스크관리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속가능경영은 절차와 과정, 이해관계자를 경영의 중심에 놓는 사회책임 경영과 차별됩니다. 사회책임경영은 바라보는 관점의 변경을 의미합니다. 만일 그런 것이 있었다면 기업철학의 전환을 도모한 것이지요. 이익과 철학의 병치는 단기 이익과 장기 이익의 병치와 같은 개념일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이한 배경 떄문에 지속가능경영은 미국적인 가치와, 사회책임경영은 유럽적인 가치와 연결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이란 말은 좋아하면서 사회책임경영이란 용어를 꺼리는 이유를 쉽게 짐작할 만 합니다.

 

안치용 / 발행인  dragon@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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