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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관인 기업에서 주주의 권리와 사회보고 (4)

 

생산함수에서 산출은 노동과 자본이란 두 가지 핵심요소의 변화와 상관관계를 맺습니다. 그러나 같은 단위의 자본과 같은 단위의 노동을 투입했는데 산출이 다른 사례도 많습니다.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러한 전체적인 생산성을 총요소생산성이라고 합니다.

기술이 총요소생산성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항목이지만, 그밖에도 제도 관습 기업문화 등 무수히 많은 요소가 개입합니다. 예를 들어 의사소통이 활발하고 민주적인 직장분위기가 정착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이 동일하다고 해도 산출이 다를 수 있습니다. 컨베이어벨트를 사용해서 소품종 대량생산하는 포드시스템적인 작업장과 창의적인 지식상품을 내놓는 작업장 사이에서 획일적으로 ‘어떤 기업문화가 더 생산적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술 제도 관습 사회적자본 기업문화 등이 종합적으로 산출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총요소생산성은 말하자면 ‘생산성 거버넌스’와 같은 개념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라서는 전체산출에 대한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비중을 50% 이상으로까지 봅니다. 노동, 자본, 혁신, 이 3자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흥미롭지만 더 눈여겨볼 점은 총요소생산성이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관’으로서 기업의 성격을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총요소생산성이야말로 기업이 사회에 어떻게 빚지고 있는가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높고 효율적인 생산성을 구현하기 위해 유형・무형의 생산요소들을 잘 배치하고 연결지어, 즉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최적의 ‘생산성 거버넌스’를 구축한 것은 기업의 공로이겠지만 이때 기업이 징발한 자산의 상당 부분은 사회가 축적하고 준비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고 ‘기업이 사회에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냐’는 반론이 나올 법합니다만 핵심은 그렇다면 ‘사회에 진 빚을 기업이 갚고 있는냐’입니다. 빚졌다고 인정하는 자세는 진일보한 것이지만, 더 바람직한 모습은 빚을 갚으려고 노력하는 자세이겠지요.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이 주주만이 기업의 주인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 총요소생산성은 더 나아가 사회가 기업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주주에게 재무보고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주주 외의 여타 이해관계자들에게 사회보고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요. 

 

안치용 / 발행인  dragon@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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