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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ㆍ환경ㆍ사회 성과(TBL)를 동시에 추구하는 삼발이경영 (3)

 

이제 손익계산서를 통해 나이키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살펴봅시다.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경영자는 비용을 줄이고 품질은 높이는 데 역점을 둡니다. 비용절감과 품질향상은 절대선이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베트남이든 어디든 인건비를 줄이는 행위(손익계산서 상 C항목)는 합목적적입니다. 노동비용을 줄이면 상품가격을 낮춰 시장지배력을 높이거나 순이익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실 자본주의가 생긴 이래 찰스 디킨즈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에 나오는 것과 같은 아동노동은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지금에야 미국이 제 3세계 아동노동 착취를 비난할 수 있게 됐지만 20세기 전반부만 해도 아동노동사용에 관한 한 미국이라고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로는 지구상 많은 나라에서 여전히 아동들이 저임금을 받으며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옛 이야기가 아니며 더구나 소설과 달리 현실에서는 해피엔딩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회계적 관점에서 따져봅시다. 나이키 베트남 공장의 아동노동 사용은 손익계산서 상 C항목의 지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자본시장에서 주가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요인 가운데 대표적인 게 실적입니다. 실적은 매출(A)과 이익(F)으로 요약됩니다. 손익계산서상 매출(A)은 맨 윗줄에 위치해 ‘탑-라인(Top-Line)’이라고 하고 순이익(F)은 맨 아랫줄에 있어 ‘버틈라인(Bottom-Line)’이라 합니다. 기업을 평가할 때 매출과 이익은 모두 중요하지만 요즘은 과거에 비해 버틈라인을 중시하는 추세입니다. 순이익을 많이 내면 일단 그 기업은 좋은 기업, 또는 애널리스트들이 말하는 ‘(주식)매수추천’할만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문 경제면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증권용어 두 개를 들라면 주당순이익(EPS)와 주가수익배율(PER)를 꼽겠습니다. EPS는 순이익(F)을 주식수로 나눈 것입니다. 주식수는 불변일 경우가 많으니 순이익을 많이 내면 EPS가 올라가겠죠. 전년보다 EPS가 높아졌거나, 혹은 동종 경쟁업체보다 EPS가 높다면 이른 바 ‘어닝 시즌’의 좋은 성과에 조응해 더 높은 주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PER는 주가를 이익으로 나눈 것입니다. 주가가 같다면 이익증가는 PER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PER가 20배였는데, 이익이 크게 늘어 PER가 10배로 떨어졌다면 대체로 주가가 저 평가된 것으로 봅니다. 이러한 평가가 확산돼 주가가 상승하면, 즉 분자가 커지면 PER가 종전 수준 근처로 수렴하게 됩니다. 어쨌거나 EPS, PER 모두 공통적으로 이익과 관련을 맺는 지표입니다.

나이키 사례로 돌아갑시다. 단순논리로는 아동노동사용으로 인해 노동비용(C)이 줄어 순이익(F)에 플러스 효과를 일으키면 주가가 상승해야 합니다. 그러나 반대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의류기업 갭도 인도에서 아동노동 사용이 문제가 돼 비슷한 곤경에 처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순이익이 주가를 결정짓는 핵심요인이 아니라고 말하면 편하긴 하지만 무책임해 보입니다. 순이익이 중요한 지표이지만 그 크기와 함께 구현하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고 말하면 무난해 보일 겁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어쩐지 경제학보다는 다른 학문에 속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주가는 계속기업으로서 기업의 가치를 시장에서 평가해서 드러낸 것입니다. 그래서 주가가 높은 기업은 일반적으로 계속기업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고 지속가능성도 높다고 받아들입니다. 1982년 타이레놀 사례에서 이런 시각이 관철됩니다. 미국 시카고 지역에서 독극물이 투입된 타이레놀을 먹고 6명이 숨지자 제조사인 존슨앤존슨은 엄청난 손해를 무릎 쓰고 전면 리콜을 단행합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권고한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대응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타이레놀사례는 사실 지속가능경영 쪽 사례라기보다는 마케팅 쪽 사례입니다. 교과서에는 위기관리의 모범사례로 거론됩니다.

뜻밖의 사태로 존슨앤존슨이 입은 손실은 엄청났지만 소비자들이 존슨앤존슨의 정면돌파에 감동하면서 오히려 기업명성이 확 높아집니다. 그러나 존슨앤존슨과 나이키 간에는 약간의 차이가 목격됩니다. 여러 가지를 거론할 수 있겠지만 ‘상품화’ 시점을 기준으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타이레놀의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타이레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상품이 만들어진 이후의 문제였습니다. (제품하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제품에 독극물을 넣은 것입니다.) 타이레놀의 문제는 시장이 반응하는 전통적인 범위 내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더 ‘마케팅’의 사례에 해당합니다.) 타이레놀은 ‘크게 보아’ 제품 하자를 일으켰고, 존슨앤존슨 경영진은 상품을 전면 회수하는 파격적인 처방을 선택했으며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전화위복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나이키 사태는 상품화 이전의 문제입니다. 타이레놀은 완제품이 공장(또는 물류 창고)에서 시장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지만, 나이키는 공장으로 재료를 들여와 완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공급관리망관리(SCM) 측면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지속가능경영이 확산되면서 SCM의 범위 또한 넓어지고 있습니다.)

SCM(Supply Chain Management)은 예나 지금이나 경영의 핵심 주제에 포함되지만, 지속가능경영 관점과, 지속가능경영 개념이 도입되기 이전의 관점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즉 품질과 가격, 그리고 안정적인 공급이란 전통적 고려사항 외에 추가로 들여다볼 게 생긴 것입니다. 

 

안치용 / 발행인  dragon@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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