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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발간, 사회민주주의 총서 2

첵 제목 : <경제와 사회민주주의>

지은이 : 시몬 바우트 외

출판사의 책 소개 :http://www.hanulbooks.co.kr/tot_book/content.asp?pBID=3859

 

   
 

 

 

이 책은 독일 사회민주당 싱크탱크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독일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사용하는 ‘사회민주주의 총서 제2권’이다. 이 책은 총서 제1권 『사회민주주의의 기초』에 근거하여 쓰였다.

나는 <사회민주주의 총서Ⅰ,Ⅱ,Ⅲ> 중 제1권 ‘사회민주주의의 기초’와 제3권 ‘복지국가와 사회민주주의’를 읽고 서평을 쓴 바 있다. 책을 순서대로 읽지 않았던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이 책은 비교적 술술 읽히는 편이다. 2권을 다 읽고 나서야 <사회민주주의 총서ⅠⅡⅢ>은 차례로 보는 것이 맞았다는 걸 깨달았다. 제3권 ‘복지국가와 사회민주주의’는 제2권 ‘경제와 사회민주주의’를 독파한 후에 읽어야 복지국가가 사회민주주의의 이념과 사회민주주의 경제의 결정체임과 동시에 사회민주주의 정체성의 핵심이 된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다. 

경제학의 위기, 경제학은 암반 위가 아닌 습지대에 세워진다  

21세기의 경제학은 복잡다단한 세계화 시대가 낳은 온갖 문제들에 대하여 어떠한 경제이론과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가? 2008년의 전 세계적 금융위기는 경제적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이른바 ‘신자유주의 정책’이 주를 이루면서 발생했다. 책에서도 밝혔듯이 “과연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심이 시작됐으며, 경제적 패러다임의 수정이 필요한 일종의 ‘혼란 상태’에 돌입했다.

 “철학자 칼 포퍼는 모든 과학이 그렇듯, 경제학은 암반 위가 아닌 습지대 위에 세워진다고 언급했다.” (p45)

 이 말은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관찰이 부정확하거나 틀릴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그들이 제시한 가설과 이론을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바꾸어 말하면 경제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상당한 이데올로기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비판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 <경제와 사회민주주의>에서는 경제학 이론의 ‘이데올로기 출처'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세 명의 위대한 경제학자의 사상과 경제모델의 특징을 분석하고 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경제에 관련된 이론은 이 세 사람을 무시하고는 입증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 세 명의 경제학자란 바로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이다. 현재 경제학을 이루는 이론은 모두 이 세 명의 경제학자에게서 나왔다. 이 책은 위에서 언급한 세 명의 경제학자의 이론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접근해, 누구나 쉽게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다. 

 

 

 

   
         ▲ 애덤 스미스

 

애덤 스미스 하면 떠올리는 사상이 바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다.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효율이 높아지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며 궁극적으로 균형을 유지한다는 이론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란 사적인 이익과 번영을 위한 개인의 노력이며, 이러한 노력이 결국 사회를 공공선으로 이끈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저녁 식사에서 기대하는 것은 푸줏간. 술집. 빵집의 자비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나온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그들의 인류애가 아니라 이기심에 대해서이며, 우리가 그들에게 말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이익에 대해서이다.”

 개인의 경제활동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고, 이에 대한 국가의 간섭은 가능한 배제 하려 했던 애덤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는 오늘날까지도 우파들 사이에서 일종의 ‘교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스미스는 이러한 자유 시장경제가 위기나 경기후퇴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면서도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스미스의 잘 알려지지 않는 저작 <도덕감정론>에서 사업 거래에 있어 공정, 신뢰, 정직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경제학자라기보다 도덕철학자이기를 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미스의 이론을 발전시켜 경제적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전 세계적으로 전파했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밀턴 프리드먼 같은 학자들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철저히 무시했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만들어진 신자유주의는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 대처 총리 시기 절정을 이루었으며, 이후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세계 경기 후퇴를 발생시켰다.

 카를 마르크스 - 자본주의 비판 

 

   
     ▲ 카를 마르크스

이 책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이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에 바탕을 두고 자본주의의 혁신을 강조했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마르크스는 스미스와는 달리 자본주의의 발달이 노동자 대다수를 빈곤으로 만들어 간다고 이야기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노동자는 전반적인 궁핍에 시달리게 되며 비인간화가 초래되고 아무리 노동을 해도 생산물은 노동자 위에 군림하며 독립된 힘으로 노동자와 대립관계를 만들어 내는 자본가들에게만 이익이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것이 바로 유명한 <경제학-철학 수고>의 ‘노동 소외’ 개념이다. 

 

(* <경제와 사회민주주의>에서는 마르크스의 <경제학-철학 수고>가 1884년에 썼다고 번역되어 있으나 이는 번역자의 오류이다. 마르크스의 1844년 저작이다)

마르크스는 <경제학-철학 수고>의 핵심인 ‘노동 소외’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산주의' 개념을 제시하였다. 마르크스는 처음에 공산주의가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개념이라고 보고 거부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경제학-철학 수고>를 쓴 이후 공산주의로 전향하였다고 한다.

 다음은 다분히 관념론적이었던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사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경제학-철학 수고>의 한 대목이다.

 “……사적 소유의 궁극적인 철폐, 따라서 인간에 의한 그리고 인간을 위한 인간적 본질의 현실적 재전유(再專有)로서의 공산주의. 이것이 인간 자신의 사회적 존재, 즉 인간적 존재로서의 완전하고 의식적인 복귀로서의 공산주의이다. 완성된 자연주의로서의 공산주의는 인본주의이며, 완성된 인본주의로서의 공산주의는 자연주의이다. 이것이 인간과 자연 사이의,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적대 상황의 참된 해법이다. 이것이 존재와 본질 사이, 객관화와 자기 확인 사이, 자유와 필연 사이, 개인과 인류 사이의 투쟁의 진정한 해결이다. 공산주의는 역사가 처한 난제의 해법이며, 자신이 이런 해법이라는 것을 안다……”

 1848년,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담은 <공산당 선언>을 발표한다. 마르크스가 혁명을 필연적으로 여겼는지 단지 가능한 역사발전으로 여겼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래서 마르크스 사상을 “역사에 대한 경제학적 해석”으로 부르고 있다.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계급사회의 특징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이다. 이와 관련해 책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마르크스에 기초했던 국가사회주의 실험은 실패했으며, 이 이론가들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사회주의 이론이 부인되는 것인가? 중요한 사실은 현실에서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시장의 효율성과 사유재산에 기초한 경제 질서에 대한 기능적 대안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p35) 

 존 메이너드 케인스 - 자본주의 관리 

 

   
▲ 존 메이너드 케인스

 

 

 1929년 발생한 세계경제위기 당시 케인스는 ‘그 자체로 조정할 수 있는 시장의 능력’ 소위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해야만 한다는 케인스의 분석과 권고는 스미스와 마르크스 두 학자에 대한 케인스의 반대가 종종 ‘케인스주의 혁명’으로 묘사되었던 그의 시대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경제적)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케인스주의를 은밀한 사회주의로 묘사했으며, 반면에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케인스가 시장을 너무 많이 신뢰한다고 비난했다. 확실한 것은 케인스가 독일만이 아니라 독재의 출현에 대항하기 위한 노력 속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추구했다는 것이다.” (p38)

 이 대목을 보면 오늘날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처한 상황과 참으로 맞아 떨어진다. 케인스주의가 스미스, 마르크스주의 양측에서 비난받듯, 사회민주주의 역시 우파, 좌파 협공을 받는 현실과 말이다.

 미국에서는 1933년부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체제에서 실행되어, 사회 기반시설과 공공투자 증가, 사회보장제도 확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무렵 케인스주의의 위기가 찾아왔다. 이때부터 또다시 스미스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신고전학파경제학자 및 신자유주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발생한 후 다시 케인스주의는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무제한으로 세계화된 통제 불능의 자본주의가 시장자유주의의 실패이며, 국가의 개입과 자본주의의 관리가 필요한 것임을 의미한다. 

 위 세 가지 경제학 이념은 각각 다른 경제적 세계관을 대표하고 있는데, 이 책에 잘 설명되어 있다.

1) 스미스 이론을 따르는 자유주의 관점

국가는 경제 과정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 재산을 위한 노력은 경제활동의 원동력이며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

2) 마르크스 이론을 따르는 공산주의 관점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경쟁에 기초한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대중에 대한 착취와 빈곤 야기. 자본주의는 철폐되어야 한다.

3) 케인스 이론을 따르는 사회민주주의

경제 질서는 재산과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지만, 국가는 규제, 재분배, 거시경제관리, 즉 수요에 대한 계획적인 관리를 통해 경제에 관여해야 한다. 재산은 보호받아야 하지만 사회 속에 위치 지어진 것이며, 사회에 대한 의무가 있다. (p42)

 사회민주주의 경제 방향 

서로 다른 경제적 세계관을 가진 개인 혹은 집단이 합일점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불변의 친시장에 대한 이데올로기 고수하는 한국의 친기업가, 재벌기업가, 그리고 경제적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보수주의자들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다. 자본주의 철폐만이 해답이라는 마르크스 이론을 따르는 공산주의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사회민주주의자는 어떤 경제적 세계관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명료한 답변을 이 책을 내놓았다. 사회민주주의는 이 세 가지의 이론에 전체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일반적인 규범 구조로 구성되어 있고, 사회민주주의는 케인스가 설명한 조정 자본주의를 명백하게 선호하지만 세 이론 모두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민주주의자로서의 경제 철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경제문제에 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양한 이론적 토대에 정통해야 하며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 사회민주주의는 하나의 이론이 아니라 다양한 이론적 접근을 사용한다.

 ■ 그 중심에는 케인스가 주장한 것과 같은 조정 자본주의가 놓여 있다.

 ■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스미스가 기술한 시장의 효율성과 생산성 이외에도 마르크스 자본주의 비판을 받아들인다.

 ■ 경제 시스템은 경쟁과 사유재산을 기초로 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은 규제되어야 하며, 경제 위기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막아야 하며, 노사공동결정과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p55)

 이것만 보더라도 서유럽과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사회민주주의 정치체제 성공이 일구어낸 정치, 경제, 복지, 노동, 생태 정책은 매우 실용적이고 이는 성장과 사회정의 그리고 지속가능성의 조화로움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경제와 사회민주주의> 3장에서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과 양자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역사적으로 민주주의의 출현과 자본주의의 출현은 서로 밀접하게 상호 긴장하며 협력하는 관계이다.

2. 민주주의는 자유 시장의 발전으로 확립되었으며, 민주주의 국가는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한다.

3. 그러나 중국처럼 민주화가 되지 않았으나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여 높은 경제성장을 보인 나라도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평등 ‘1인 1표’ 평등에 기초하지만,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불평등하다.

 이외에도 <경제와 사회민주주의>는 ‘조정 자본주의’와 ‘비 조정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설명과 국가별 경제 질서와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다 소개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이 책에 대한 리뷰가 너무 길어지므로 이쯤에서 마무리 하고자 한다.

이상으로 <사회민주주의 총서ⅠⅡⅢ>을 읽고 3권에 대한 리뷰를 모두 마친다. 리뷰를 꼭 써야만 한다는 의무감도 있었다. 사회민주주의 가치를 지향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이론적 토대는 매우 중요하며, 어디에서든 사회민주주의에 관한 설명을 자신 있게 하려면 책을 읽고 리뷰를 씀으로써 더 깊이 학습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리뷰 3편으로는 이 책에 담긴 수준과 내용을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또 리뷰를 쓰면서 잘못 이해하여 전달하는 부분은 없겠느냐는 염려가 있었다. 그만큼<사회민주주의 총서ⅠⅡⅢ>는 탁월한 저서이다. 세계 100개국에서 정치교육 교재로 사용되고 있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글/이영희 (사회민주주의센터 집행위원장)

이소연기자  luxjin@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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