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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3> 안철수-박영선, 박근혜-이명박의 공통점 : 자유주의세번째 이야기

시장이 더 공정해질수록 즉 보다 완전 경쟁 시장 모델에 가까울수록경쟁 승자와 경쟁 패자 사이의 빈부격차 심화가 불가피해요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에서는 필연적으로 불평등한 사회불공정한 사회가 나타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겁니다"

 

아래 인터뷰는 2013년 초중반에 진행되었으며 본래 2013년 12월에 발간된 <굿바이 근혜노믹스 정승일의 단도직입 경제민주화론>(지은이 정승일엮은이 공은비)에 포함될 예정이었으나 책으로 묶을 수 있는 분량 기준에 넘쳐 책의 출판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제외되었다앞으로 <미디어리퍼블릭지상에서 그 인터뷰를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누어 연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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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두번째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반칙과 특권 – 껍데기만 말하지 말라
 
공은비: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이라는 말 그 자체는 매우 소중하지만 단지 자유주의가 말하는 내용의 반칙과 특권 그리고 그것이 제거된 공정하고 공평한 세상이라는 문장의 의미가 상당히 협소하다는 뜻으로 이해하겠습니다그렇다면 자유주의의 정의관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정승일 존 로크나 아담 스미스볼테르 같은 자유주의자들은 자본주의 경제의 두 축인 사유재산권과 시장 경제를 자연 상태(자연법)으로 보면서 긍정합니다자유주의는 프랑스 대혁명과 영국의 청교도 혁명명예혁명 등에서 자신의 뜻을 펼쳤어요그리고 자유와 평등에 대해 이야기했죠
 
그런데 자유주의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법 앞에서의 평등이에요즉 법형식적절차적 평등(절차상의 공정·공평)을 말할 뿐이지 실제적인 삶에 있어서의 평등 즉 실질적 평등(실질적인 공평·공정)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어요
 
영화 <레미제라블>에 묘사되듯이가난한 이들이 세상에 넘쳐나고 돈 많이 번 부자들이 엄청난 부와 특권을 차지했는데도 자유주의자들은 마치 전근대적인 신분제적법률적 특권은 폐지되었으므로 자유와 평등정의가 넘치는 세상이 달성된 양 말했어요
 
   
 
예를 들어 자유주의자들은 출판과 언론의 자유를 자유주의의 위대한 성과라고 말합니다사실 자신의 원하는 책과 신문을 누구나(즉 평등하게정부의 간섭과 통제 없이 자유롭게 발간할 수 있다는 것은 프랑스 대혁명 등 근대 혁명의 위대한 성과입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법률적 자유형식적·절차적 자유와 평등이 있다고 해서 정말로 누구나가 출판과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것은 아니에요왜냐하면 상업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 책상업적 광고를 잘 따올 수 있는 신문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냉혹한 경제 현실이거든요
 
공은비그런 의미에서 법형식적절차적 정의·공평과 실질적 정의·공평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군요흔히 절차적 민주주의로는 부족하며 반드시 실질적 민주주의사회경제적 민주주의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하는데그런 뜻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정승일 그렇죠제아무리 헌법과 법률에 모든 국민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적어놓아 봐야 가난한 집 부모들은 돈이 없어 아이들을 학교에 못 보내는 일이 비일비재할 수 있어요그렇다면 가난한 집 아이들도 무료로 양질의 공교육 혜택과 공립도서관 혜택을 받을 수 있게끔 해야죠무상급식과 무상 학습교재도 제공해야 하고요이런 일을 하는 것이 바로 복지국가인 겁니다
 
법률적 절차의 평등과 정의를 최우선시하면서 중시하는 자유주의자들은 흔히 복지보다 우선적인 것은 공정·공평이며, ‘복지국가보다 더 우선적인 것은 특권과 특혜의 철폐라고 말해요
 
그렇지만 저와 같은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론자들은 복지국가야말로 우리들의 일상생활 즉 경제사회적 생활에서의 정의와 공평(평등)을 달성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말하죠더군다나 재벌의 특권과 특혜를 철폐(완전경쟁 시장 창출을 위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부자들이 누리는 소득과 부의 집중그 경제적 특권과 특혜를 복지국가를 통해 실질적으로 철폐하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정의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전무죄무전유죄
 
공은비흔히 유전무죄무전유죄라는 말을 하면서우리나라에서는 정의가 무너졌다는 말을 합니다수백억 원을 훔친 재벌총수들은 휠체어 타고 풀려나는데 반해 불과 몇 만 원짜리 물건 훔친 좀도둑은 1년간 감옥살이를 해요복지국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런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이런 맥락에서 복지보다 공정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거고요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정승일 한 사회에는 여러 종류의 상벌 체계가 있어요대표적인 상벌 체계가 법률인데 법이 공평공정하게 적용된다는 것은 곧 법으로 표현된 정의가 관철된다는 것을 의미해요재벌 범죄의 경우 재벌 총수들 역시 법 앞에서의 평등·공평’ 원칙에 따라 다른 범죄자들과 마찬가지로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일이에요
 
저는 재벌 총수들의 범죄를 법원이 엄단하는 것이 맞고 이건희 회장이건 정몽구 회장이건 수년 또는 십년간 감옥에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그렇지만 반드시 범법자인 재벌총수들을 먼저 감옥에 보내야 비로소 그 다음 단계에서 복지국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억지 논리 아니에요이건희 회장을 감옥에 보내기 이전이라도’ 복지예산 크게 늘릴 수 있고 부자증세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자유 시장도 일종의 상벌 체계에요정상적인 자유 시장에서는 좋은 상품을 값싸게 생산하는 기업이 매출이 늘고 돈을 버는 반면저질 상품을 비싸게 생산하는 기업은 망해요시장에서 돈 많이 번다는 것은 자유 시장이 상을 준다는 뜻이고망한다는 것은 처벌한다는 뜻이에요.
 
이렇듯 자유 시장 즉 완전 경쟁 시장은 명백한 책임 추궁을 바탕으로 하는 공정한 보상·처벌 시스템이에요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자유 시장 그 자체가 훌륭한 상벌 체제라고 말하는 하이에크와 프리드먼복거일과 공병호 같은 시장 자유주의자들은 그래서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매우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보는 겁니다. 이명박 정권이 신념을 갖고 시장 자유주의를 추진했고, 박근혜 대통령 정부 역시 자기 아버지 박정희와 달리 시장 자유주의(신자유주의)를 '규제 완화'라는 명목으로 밀어붙이고 있어요. 
 
그에 반해 개혁적 자유주의자임을 자임하는 민주 세력 내의 공정시장론자들은 경쟁적 시장을 회복하는 것이 공정과 정의를 회복하는 핵심적인 방법이라고 보고경쟁적 시장질서 회복을 위해서는 재벌그룹처럼 기업 간 시장 경쟁을 왜곡하는 특권·특혜 세력을 약화 또는 해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요
 
공은비 일부 민주 인사들예를 들어 송영길이나 안희정 같은 민주당 정치인들그리고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같은 경우에는 공정한 완전경쟁 시장 창출을 위해서라면 한미FTA도 반대할 일이 아니고민주노총 같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운동 역시 크게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던데요
 
정승일 그렇죠그런 사람들이 민주당에 많아요안철수 신당에도 많고요그리고 박영선과 박선숙처럼 재벌개혁에 앞장서면서 (실은 그 재벌개혁의 방향이 주주자본주의인데마치 골리앗인 재벌에 맞서는 다윗과 같은 투사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실은 그들과 비슷합니다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유주의 경제 사상의 실체에요보수적 자유주의(신자유주의)가 됐건개혁적 자유주의(구자유주의)가 됐건양자 모두 원리적으로 반노동-친자본이고동시에 친자유무역친자유시장이에요
 
따라서 신자유주의의 자유시장론과 개혁적 자유주의의 공정시장론이 갈라지는 거의 유일한 분기점은 경제력 집중 즉 재벌에 대한 태도에서 뿐이에요즉 신자유주의자들이 독점과 경제력 집중(즉 재벌그룹의 계열사 확대)을 효율적인 자유 시장 경쟁의 자연스런 결과이므로 용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반해민주적 공정시장론자들은 재벌그룹을 완전 경쟁 시장의 작동을 저해하는 시장 왜곡 요인으로 보면서 제거 또는 축소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재벌그룹을 축소 또는 해체해야만 합리적 시장즉 합리적 완전 경쟁 시장이 만들어지고 그래야만 정의와 공정·공평이 넘치는 공정국가가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공은비그렇다고 하더라도대중소기업간의 동반성장과 같은 공정한 시장질서가 만들어지게 되면 우리의 삶이 상당히 좋아지지 않겠어요
 
정승일 맞습니다거래하는 중소기업의 특허 기술을 탈취한 대기업에게 그 피해액의 10배가 넘는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가혹한 처벌을 가하는 것과 같은 동반성장 정책은 분명 중소기업들에게 더 공정한 환경을 조성해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겁니다대리점 주들을 가혹하게 수탈한 남양유업 같은 대기업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제하고 처벌하는 것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고요그것만 해도 서민들의 숨통이 트이는 경우가 많겠죠따라서 공정한 시장질서 구축이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면이 많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반드시 그런 경우만 있는 건 아니에요. ‘공정한 시장질서란 시장에서의 경쟁 절차를 공정하게 만들겠다는 거예요즉 나에게도 경쟁할 권리경쟁할 기회를 달라고 말하는 격이고따라서 그것은 기회의 평등’(기회 균등)을 의미할 뿐이에요
 
예를 들어서과거 박정히 경제체제 하에서처럼 자동차 산업에 정부가 4개의 업체들만 허가하고 여타 업체들에게는 불허했다면허가를 받지 못한 업체들은 불만이 많겠지요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할 기회 그 자체를 봉쇄당한 격이니까요기회의 평등에 어긋난 겁니다
 
이 경우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보하기 위한 최고의 방안은 완전 경쟁 시장즉 정부의 인허가권 같은 간섭이 없는 자유로운 시장 경제에요그래서 1990대 초반에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박정희 경제체제를 해체하면서 정부의 인허가권 같은 것부터 없애버렸죠그걸 규제완화’ (즉 탈규제)라고 합니다
 
노무현 정부 하에서 자유주의적 재벌개혁에 가장 앞장섰던 이가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었어요그런데 이 분은 동시에 정부의 인허가권이 없는 경제 즉 자유 시장 경제의 신봉자였고따라서 신용카드 회사의 영업과 진입에 대해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그 분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규제개혁위원장으로서 신용카드사 규제 완화를 주도했고그것이 그 후 2003년에 신용카드발 금융대란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이 되었어요
 
원리적으로 공정한 시장질서 그 자체는 소득 분배의 공정성즉 결과의 평등과는 거리가 멀어요예를 들어 누군가가 공부를 엄청나게 열심히 해서 치열한 대기업 입사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칩시다그리고 그 입사 경쟁 그 자체는 매우 공정하게 진행되었다고 치자고요이 경우 공정한 시장질서라는 원칙은 지켜진 겁니다기회균등(기회의 평등원칙이 지켜진 거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연 대다수 청년 구직자들의 인생이 행복해졌을까요전혀 그렇지 않죠왜냐하면 월급(소득)이 높은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은 수백만 명인데 반해 대기업의 신규 일자리는 수만 개에 불과하니까요즉 나머지 대다수는 자신의 인생이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느끼지 않는 겁니다내 말 뜻은기회의 평등 원칙이 지켜진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 삶의 문제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겁니다
 
게다가 과연 제 아무리 대기업의 신입사원 절차가 제대로 공정하게 지켜진다고 해도 과연 그것이 과연 공정할까요즉 기회 균등 원칙이 과연 더 큰 의미에서 지켜지고 있기나 한 걸까요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사교육 잘 받아 좋은 대학 들어가서 해외유학 등을 통해 좋은 스펙을 쌓은 부유층 자제들은 대기업의 소득 높은 일자리를 차지하기가 더 쉽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질 낮은 공교육 혜택만 받고 자라고 그 결과 좋은 대학 들어가기도 힘들고 해외 유학은 꿈도 못꾸는 젊은이들은 따라서 월급 많이 주는 대기업 정규직 직원으로 입사하는 것이 더 어렵고요이들은 대기업 일자리를 독점하는 이들에 대하여 불만을 터뜨리면서,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욕할 겁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부잣집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이미 유치원 시절부터 특권적인 경제적 지위를 누리면서 대다수 서민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인생 전체를 살아가요법률적신분제적 특권은 아니지만경제적 특권과 특혜를 누리면서 다른 이들보다 인생 출발점부터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하니이게 반칙이 아니고 뭐겠어요
 
이렇듯 공정 경쟁 원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삶의 문제들 산적해 있어요그리고 그 모든 문제의 핵심에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규정한 법정신과는 달리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실질적경제적으로 유린하고 있는 냉혹한 시장 자본주의의 경제 현실이 있어요
 
자유주의 사상은 결과의 평등(소득의 평등)보다는 기회의 평등(기회 균등)을 더 강조하고 소중하게 여깁니다그런데과연 모든 사람들이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면 문제가 해결되나요우리가 살고 있는 시장 경제는 그냥 시장 경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 경제이거든요그리고 다들 알다시피부모로부터 부를 물려받은 사람들은 출발점부터 달라요공평하지가 않아요그리고 이게 바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이거든요이런 의미에서 저는 자본주의는 그 자체 근본적으로 공정·공평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회균등은 결과의 불평등을 낳는다?
 
공은비 그렇다면 공정한 시장질서를 세우려는 노력 그 자체가 우리의 삶을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정승일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아담 스미스나 하이에크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수요와 공급이 완전 경쟁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하는데자유주의자들은 그래서완전 경쟁이 되어야만 공정·공평하다고 말합니다이들이 말하는 공정·공평은 주로 경쟁적 시장질서에 관한 거예요
 
그렇지만 이 세상 모든 것이 경쟁은 아니고 더구나 모든 경쟁이 시장 경쟁은 아니잖아요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하여야 할 경우와 사안이 아주 많고 또한 경쟁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수익 목적의 시장 경쟁이 아니라 시장 밖에서의 비영리 목적을 위한 선의의 경쟁도 많거든요
 
시장이 더 공정해질수록 즉 보다 완전 경쟁 시장 모델에 가까울수록경쟁 승자와 경쟁 패자 사이의 빈부격차 심화가 불가피해요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에서는 필연적으로 불평등한 사회불공정한 사회가 나타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겁니다
 
제아무리 공정한 경쟁적 시장질서가 관철되더라도 그 경제는 자본주의적 착취도노자 대립 심화도 막을 수 없어요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1998년 이래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경제민주화의 이름하에 시장주도 개혁재벌개혁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도입되어 확산된 것이 기업들에서의 미국식 성과주의개인주의 문화였어요그리고 그것은 기업들에서 살벌한 비인간적 경쟁 문화를 낳았어요과거에는 회사들에 온정적 가부장주의 문화가 있었는데그것을 냉혹한 경쟁과 성과주의가 대체한 거예요
 
미국식 성과주의와 능력주의는 인간이 이기적이며 경쟁심과 금전적 보상이 인간을 움직이는 주된 동인이라는 전제 아래 경제적 생산성을 최대한 높이는데 주안점을 주는 원칙이에요그리고 완전경쟁 시장을 전제하면서 성과주의와 능력주의에 가장 부합하는 경제이론이 바로 미국에서 발전한 주류 신고전파 경제학의 한계 생산성 원리에요
 
공정한 시장질서의 이름으로 시행된 1998년 이래의 경제민주화 또는 시장주도형 경제로의 개혁 즉 시장개혁 과정에서 한국 경제에서 임금격차가 크게 벌어졌어요투입 노동 대비 낮은 한계생산성을 보이는 중하층 노동자들에게는 과거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고높은 한계생산성을 보이는 고급 관리자와 경영자들특히 금융권 직원들과 펀드 매니저들에게는 높은 봉급을 주는 것이 정당하고 정의로운 일이 되었어요
 
그 결과 저소득 노동자(워킹 푸어)와 고소득 임직원간의 소득격차는 과거 박정희 경제 체제에 비해 크게 벌어졌어요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차이와 차별도 더 커졌고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차이도 더 벌어졌어요
 
공은비 재벌개혁 등 시장개혁을 통한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분들은 그렇게 비정규직과 정규직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벌어지는 원인이 과거 박정희 경제체제의 유산 즉 재벌그룹과 모피아 같은 중상주의 경제체제의 유산 때문이라고 하는데정승일 박사님은 그게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거네요
 
정승일 시장개혁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분들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통계 증거들이 있는데거기를 보면 빈부격차 심화와 같은 양극화는 박정희 체제의 전성기인 1970년대와 80년대에 시작된 게 아니에요오히려 그 시기에는 빈부격차가 꾸준히 줄고 있었어요
 
빈부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하는 것은 오히려 신자유주의와 함께 사다리 걷어차기가 시작된 1990년대 초반부터에요그러다가 민주정부가 들어서 시장주의 개혁을 시행한 1998년 초부터는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벌어지고요그 때부터 비정규직 채용이 크게 늘고 중소기업과 영세기업들의 처지가 크게 힘들어졌어요
 
공은비 김대중·노무현 민주 정부들은 기회의 평등’, 공정한 경쟁 질서를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자유주의적 시장개혁을 추진했고 그 결과 필연적으로 시장이 더 경쟁적으로 되고 더 무한경쟁 양상을 띠게 되었어요그리고 그 결과로서 다양한 형태로 결과의 불평등’ 양상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정승일 분명 그렇다고 말할 수 있어요앞서 말한 대로자유주의는 기회의 평등 즉 공정한 경쟁 질서를 1차적인 것으로 중시하면서 결과의 평등 즉 소득재분배 등 복지정책은 2차적인 것으로 간주하여 경시합니다말이 좋아 공정 경쟁이지, ‘누구도 특권이 없는 경쟁이라는 걸 조금만 뒤집어 말하면 이른바 무한 경쟁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1998년부터 김대중·노무현 민주 정부가 추진한 시장개혁과 그 결과인 시장주도형 경제는 분명 과거에 비해 더 경쟁적인 시장질서를 구축했어요무한 경쟁이 된 거죠이명박 정부는 그걸 더 극단적으로 밀어붙였고요그렇기 때문에 결과의 불평등소득분배의 불평등이 심해진 겁니다빈곤층과 부유층간에정규직-비정규직간에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등등 온갖 경제적 관계의 소득분배에 있어즉 결과(성과)의 배분에 있어불평등의 정도가 극심해진 겁니다
 
시장이 더 경쟁적으로 변한 결과 시장의 공정성은 높아졌지만 사회의 공정성은 더 낮아졌어요달리 말해서시장 정의(market justice)는 더 고취되었을지 몰라도 사회정의(social justice)는 더 추락한 겁니다
 

(다음에 계속 됩니다).

이소연 기자  luxjin@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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