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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사회민주주의를 위하여 (3)사회민주주의 정치가 한국 정치의 대도약을 이끌 것

<21세기 사회민주주의를 위하여 (3)>에 이어서

사회민주주의 정치가 한국 정치의 대도약을 이끌 것

지금까지 한국에서, 그리고 한반도와 아시아 대륙 전체에서 한 번도 이론적, 실천적으로 제대로 시도된 적이 없는 이념이 있다면 바로 사회민주주의와 수정자유주의(진보적 자유주의)이다. 고전적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공산주의와 민족주의는 이미 한국과 한반도에서 이론적, 실천적으로 충분히 시도되었고, 이제는 그 역사적 유용성이 소실됐다. 이제부터는 사회민주주의와 수정자유주의라는 두 이념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정당이 출현하여 국회와 국회 밖에서 경쟁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각각이 시민사회와 노동세력으로부터 자원을 끌어들여 의회 정치와 함께 참여 정치를 활성화하는 것이 해법이다. 

이미 수정자유주의와 사회민주주의로의 대전환은 시작됐다. 2007년 박근혜 후보의 ‘줄푸세’ 공약은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였으며 한국판 대처리즘이었다. 그렇지만 2012년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들고 나온 복지와 경제민주화의 공약은 서구의 수정자유주의를 일정하게 수용한 흐름 속에 있다. 

박근혜 후보가 화급하게 수정자유주의로 노선을 선회한 데에는 세계사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의 파탄도 기여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보편적 복지를 내건 진보 정치의 약진도 큰 역할을 했다. 보편적 복지는 세계사적으로 사회민주주의, 특히 북유럽 사회민주주의가 달성한 위대한 성과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진보 정치는 한편에선 보편적 복지를 내걸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여전히 그 보편적 복지국가의 이념적 뿌리인 사회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은 거부하고 있다. 

개혁적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은 여전히 고전적 자유주의 또는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구시대적 프레임에 갇힌 채 수정자유주의로의 완전한 노선 전환을 주저하고 있다. 2012년 선거에서 친노 민주당과 안철수 등 개혁적 자유주의자들은 박근혜 후보를 정치적으로 능가하는 것에 실패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수정 자유주의로의 노선 전환을 주저하는 사이에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 같은 수정자유주의 이슈를 가져가버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집권 이후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우왕좌왕과 갈‘지’자 행보에 나타나듯이, 보수 정권의 이념과 정책은 급조한 것 또는 반대편으로부터 표절한 것일 뿐이며, 진정으로 자기 신념의 결과물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그리고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한국의 수준 낮은 여전히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역시 한국판 수정자유주의, 21세기형 수정자유주의 노선으로 전환하리라는 전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단언컨대 한국 정치에서 제대로 된 진보정치, 제대로 된 사회민주주의 정치의 출현과 성장, 그리고 그 강력한 도전이 없다면 앞으로 제대로 된 수정자유주의 정치의 출현과 성장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이 점은 서구에서 사회민주주의의 헤게모니 정치의 업적이었던 무상급식과 복지국가 열풍이 강하게 불었던 2010~2012년의 기간에야 비로소 민주당과 한나라당(새누리당) 공히 고전적 자유주의 또는 신자유주의의 이념을 일정하게 포기하고 수정자유주의의 노선으로 일부 전환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따라서 이 나라를 선진 복지국가, 아시아의 문명국가로 우뚝 세우고자 한다면 제대로 된 진보 정치, 제대로 된 사회민주주의 정치가 성장하고 집권하여 수십 년간 통치하여야 한다. 사회민주주의 정치의 성장과 집권 같은 강력한 도전이 있지 않는 한 한국의 자유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은 진심으로 수정자유주의로 전환하는 ‘대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대공황과 전쟁, 그리고 그 이후 번영기에 서구의 정치사가 보여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한국 정치의 미래 대도약을 출발점은 제대로 된 사회민주주의 정치의 출현이다.  

사회민주주의의 뿌리로 돌아가자

수준 높은 사회민주주의 정치의 탄생과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경제와 철학, 윤리·도덕에서 견고한 정신적 토대와 자기정체성(identity)를 세워나가야 한다. 서구 사회민주주의의 역사와 정신을 배우고 익히면서, 동시에 그것을 우리 현실에 적용하여 창조적으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세계사적 위기와 한반도적 위기, 그리고 한국의 위기라는 3중의 위기에 직면하여 이러한 현실적 위기를 타개해나가는 사상과 정신, 미래비전을 구상하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전략과 정책, 노선을 세워나가야 한다. 

세계사의 현 국면에서 그 어떤 새로운 정치경제 이념도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두 가지 이념과 그 뿌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두 기본 이념을 기반으로, 그것을 21세기의 세계적 상황과 각국(우리나라)의 특수한 조건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고 새롭게 창조하면서 구체화하는 정치적 전략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오늘날 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의 대실패에서 교훈을 얻으려 다시금 수정 자유주의의 일부 요소들을 논의하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역시 제3의 길 사회민주주의의 대실패에서 교훈을 얻으려 그 뿌리인 고전적 사회주의의 뿌리로 돌아가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고 있다. 21세기 사회민주주의는 20세기 사회민주주의에서 배워야 하고, 제3의 길 노선을 넘어서야 하며, 그러려면 그 뿌리인 19세기 사회주의의 기본 철학과 정치경제학, 세계관을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현재의 국제 사회민주주의, 특히 제3의 길 사회민주주의로는 사회민주주의의 미래가 없다.  

 

글/조원희

국민대 경상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 경제학 박사를 거쳐 (사)복지국가소사이어티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대표적 저서로 <한국경제의 위기와 개혁과제>(공저·1997), <사회민주주의선언>(공저·2012) 등이 있다.

조원희  sdjournal.korea@gmail.com

이소연 기자  luxjin@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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